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증권업종본부가 22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앞에서 '증권 거래시간 연장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류소현 기자] |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증권업종본부가 한국거래소(KRX)의 거래시간 연장 추진에 대해 '졸속'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무리한 거래시간 확대가 한정된 유동성을 분산시키고 증권 노동자의 노동 강도를 높여 결과적으로 금융투자 시스템의 안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증권업종본부는 22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앞에서 '증권 거래시간 연장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거래소에서 추진 중인 증권 거래시간 연장안에 강력히 반대하며 심각한 우려와 함께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6월 말까지 오전 7~8시 프리마켓과 오후 4~8시 애프터마켓을 도입해 하루 12시간 거래 체제를 구축한 뒤 내년 12월까지는 24시간 거래 체제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런던거래소(LSE) 등 해외 거래소의 거래시간 연장 흐름에 맞춰 ‘글로벌 스탠다드’를 추구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노조는 거래시간이 6시간30분에 불과했던 기존 정규시장(오전 9시~오후 3시30분)에 비해 거래시간이 사실상 두 배로 늘어나는데도 인력·시스템·노무 부담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거래소에서 대안이라고 제시한 오프라인 주문 거부는 거래시간 연장 방안을 준비한 거래소가 얼마나 졸속으로 고민하고 대처하는지를 볼 수 있는 단면"이라며 "온라인 응대 영업직원뿐 아니라 IT직무, 결제, 자금, 리스크관리, 준법감시 등 본사 필수 인력은 거래시간 확대와 함께 당연히 빠른 업무 개시를 강요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실질적 노동의 질을 악화해 금융투자 시스템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거래시간 연장 사례도 언급했다. 노조는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거래시간 마감을 오후 3시에서 3시30분으로 확대했으나 실질적 유동성은 확대되지 않았다"며 "거래소의 거래시간 연장 계획은 한정된 유동성을 무리하게 새벽 시간으로 분산시켜 호가 공백을 초래하고 시세 조정의 위험을 키우고 개인 투자자들을 변동성의 늪으로 내몰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거래소가 거래시간 연장의 취지로 내세운 '글로벌 스탠다드'와 '투자자 편의'에 대해서도 "허울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미국시장의 24시간 거래는 선진금융시스템이라기보다 미국 동부와 서부 간 3~4시간 시차 문제 해결이 중점"이라며 "(한국거래소의 진짜 목적은)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인한 거래소의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임기 1년을 남긴 시점에서 개인 치적을 쌓기 위해 거래시간 연장을 밀어붙이는 것은 증권 노동자들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노동자와 투자자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정책에 맞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회원사 부담 전가와 준비 부족 문제도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이정훈 사무금융노조 KB증권지부 부위원장은 "대체거래소 도입 이후 한국거래소는 수수료 한시 인하 등 주요 정책을 회원사와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해 왔다"며 "거래시간 연장 역시 회원사를 ‘테스트 대상’처럼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부위원장은 "거래시간이 연장되면 시스템 개편, 인력 충원, 고객센터 운영 확대 등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지만, 대부분의 증권사는 올해 예산에 이를 반영하지 못한 상태"라며 "근무시간 변경은 명백한 노동조건 변경으로 노조와의 합의, 고용노동부와 금융당국의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향후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증권사 사장단을 상대로 공개적인 논의를 요구하는 한편 거래시간 연장 계획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강경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증권업종본부는 "누구를 위한 거래시간 연장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안정성과 신뢰가 무너진 시장은 결코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류소현 기자 sohy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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