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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올라탄 오천피…‘신용거래 29조’ 과열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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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장중 사상 처음으로 5019.54를 기록한 2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코스피 지수 5000선 돌파를 축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장중 사상 처음으로 5019.54를 기록한 2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코스피 지수 5000선 돌파를 축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오천피’(코스피 5000) 시대를 맞은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29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승 흐름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불안 심리에 추격 매수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9조82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29조58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29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하루 만에 더 늘어났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으로, 개인투자자의 빚투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지표다.



6개월 전인 지난해 8월만 해도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1조원대 수준이었지만, 증시 호황 속에 꾸준히 불어났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을 돌파한 지난해 10월27일 24조8천억원을 기록했고, 12월5일에는 처음 27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1개월여 만인 이달 8일 28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불과 10여일 만에 29조원을 넘긴 것이다. 코스피 5000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빚을 내어 적극적으로 투자에 뛰어든 것이다.



특히 코스피 상승을 이끈 대형주에 빚투가 집중됐다. 이달 20일까지 에스케이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신용잔고는 전월에 견줘 각각 3251억원, 1386억원 순증하며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전체 신용잔액 규모는 삼성전자가 1조8584억원, 에스케이하이닉스가 1조3069억원 수준이다. 최근 강세를 보이며 시가총액 3위로 올라선 현대차도 신용잔고가 4079억원으로, 이달 들어서만 1240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신용매수는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하면 반대매매(강제 청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기간에 지수가 급등한 상황이어서, 코스피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경우 대규모 반대매매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하락 폭을 키우고 투자자 손실을 확대시키는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신용거래 규모가 과도하게 커진 상황에서 주가가 급락할 경우, 신용 물량이 반대매매로 한꺼번에 청산되면서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며 “주가가 단기간에 다시 오르지 않거나 횡보할 경우에도 높은 이자 부담이 발생해 투자자 손실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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