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코스트코 양평점. 영하 14도의 한파 속에서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개점과 동시에 문이 열리자 기다리던 사람들이 일제히 매장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일부는 달리기도 했다.
30대 직장인 박모(32)씨도 그중 한 명이었다. 곧장 전자기기 매대로 향했다. 목표는 130만원대 완제품 PC였다. 박씨는 “D램 가격이 너무 올라 부품을 따로 사서 조립하면 200만원이 넘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코스트코에 가성비 PC가 있다고 해서 개점 시간에 맞춰 나왔다”고 했다.
하지만 전자기기 매대 어디에도 완제품 PC는 보이지 않았다. 매장 직원은 “(데스크톱 컴퓨터) 상품이 이미 매진됐고, 추가 입고 계획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안내했다. 빈손으로 나선 박씨는 “컴퓨터 부품 값이 일주일마다 10%씩 오르고 있다”며 “이러다간 중고 거래라도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박모(32)씨도 그중 한 명이었다. 곧장 전자기기 매대로 향했다. 목표는 130만원대 완제품 PC였다. 박씨는 “D램 가격이 너무 올라 부품을 따로 사서 조립하면 200만원이 넘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코스트코에 가성비 PC가 있다고 해서 개점 시간에 맞춰 나왔다”고 했다.
21일 오전 10시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의 한 대형마트 내 전자제품 매장 모습. /이호준 기자 |
하지만 전자기기 매대 어디에도 완제품 PC는 보이지 않았다. 매장 직원은 “(데스크톱 컴퓨터) 상품이 이미 매진됐고, 추가 입고 계획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안내했다. 빈손으로 나선 박씨는 “컴퓨터 부품 값이 일주일마다 10%씩 오르고 있다”며 “이러다간 중고 거래라도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메모리 품귀에 소비자 ‘중고·리퍼’로 이동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데스크톱과 노트북, 스마트폰 등 IT 기기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7일 출시할 예정인 기본형 갤럭시북6 프로의 출고가는 341만원부터다.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북5 프로의 최저가가 약 177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2배 가까이 올랐다. 해당 제품군의 출고가가 300만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의 ‘LG 그램 프로 AI 2026’ 라인업 역시 지난해보다 대체로 50만원 가까이 인상됐다.
지난 21일 삼성전자 DDR5-5600(16GB) 제품이 당근 앱에서 개당 27만원에 거래 중이다(왼쪽). 해당 제품의 시중가는 40만원이다. /당근, 네이버쇼핑 캡처 |
결국 새해·새 학기 수요를 앞두고 전자기기 구매를 계획했던 소비자들은 급등한 가격에 부담을 느끼며 중고나 리퍼비시(재정비), 가격 인상 분이 반영되지 않은 재고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2일 중고 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따르면 ‘노트북·PC’ 분야 주간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첫째 주보다 이달 첫째 주에 22.8% 늘었다. 리퍼 업체를 거친 인증 노트북은 개인 판매자 상품보다 조회 수가 6.7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D램 단품 중고 거래도 증가세다. 삼성 DDR5 16GB 램 제품은 개당 27만원에 거래 중인데, 신제품(40만원) 대비 약 35% 저렴한 수준이다. 직장인 권모(45)씨는 “램은 ‘다다익선’이라는 인식이 강해 용량을 줄이기보다는 중고 램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완제품 PC 재고품을 찾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통산 완제품PC는 조립PC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만, 최근에는 완제품PC 재고품이 가격이 더 저렴해졌다. 조립PC는 부품 가격이 즉각 반영되지만, 완제품PC 재고는 가격 반영에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코스트코는 지난해 11월 말부터 데스크톱 PC 완제품을 130만원대에 팔았다. 이달 현재 같은 사양으로 부품을 사 조립하면 200만원 이상 든다. 이에 ‘CPU(중앙 처리 장치)와 D램만 팔아도 남는 장사’라는 입소문이 돌면서 이례적으로 ‘전자기기 오픈런’ 현상을 빚었고, 전국 매장에서 품절됐다.
지난해 11월부터 판매된 코스트코의 게이밍 데스크탑 제품. 현재 품절된 상태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
◇D램 가격 6개월 새 5배… 환율 부담까지
IT 기기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있다. 반도체 업체들이 인공지능(AI) 수요에 대응해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집중하면서 PC용 D램 공급이 줄었다. 이는 가격 급등이라는 ‘메모리플레이션(메모리 반도체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으로 이어졌다.
네이버쇼핑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PC용 32GB DDR5 램 소비자 가격은 지난해 8월 16만4700원에서 이달 20일 77만원으로, 6개월 만에 약 5배 뛰었다. 여기에 원화 대비 달러 환율이 1470원 안팎을 오르내리며 수입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 맞춰 달러를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한 뒤 환율을 감안해 국내 가격을 책정한다. 미국 소비자의 경우 가격 동결이나 인하가 기대되지만, 한국 소비자의 경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일러스트=제미나이 |
스마트폰을 비롯한 반도체가 들어가는 다른 전자기기 가격도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다음 달 공개될 예정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S26 시리즈 출고가가 10만~15만원가량 오를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고 제품과 구형 완제품 인기가 커지는 만큼 이들 제품 가격도 인상될 것으로 봤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반도체 생산 라인을 단기간에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IT 기기 전반의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생산량 증가 등 변수가 나타나는 2027년 이후에야 가격이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호준 기자(hjoon@chosunbiz.com);김관래 기자(ra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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