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한 것을 두고 당 안팎의 후폭풍이 거세다. 심지어 당 최고위원들과도 사전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기습 제안이었다는 점에서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대표 측은 청와대와 사전에 공유된 사안이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정 대표는 22일 오전 9시 50분경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당에 제안한다. 우리와 합치자"며 공개적으로 합당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그로부터 약 20분 전인 오전 9시 30분경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으며, 그 과정에서 의견 수렴 과정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언주 수석최고위원은 "당의 진로와 정체성, 당원 주권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임에도 당원과 의원들은 물론 최고위원들조차 사전에 의제 공유나 충분한 논의 절차를 거치지 못했다"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은 이렇게 급작스럽고 일방적으로 추진할 사안이 아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청래 당대표의 일방적이고 절차를 무시한 합당 제안에 분명히 반대한다"며 "당의 중대한 결정은 반드시 당원과 함께, 민주적 절차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조국혁신당에게 합당을 제안했다. 2026.01.22 pangbin@newspim.com |
강득구 최고위원도 "한 대 얻어맞은 듯한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이럴려고 최고위원이 되었나', '최고위원의 역할이 무엇인가', '우리 민주당이 어떻게 이렇게 되었나'라는 깊은 자괴감과 함께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강 최고위원은 "합당에 대한 찬반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절차와 과정, 당 운영의 원칙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이다"며 "저는 당원들께서 뽑아주신 선출직 최고위원이다. 그러나 오늘 9시 30분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합당 제안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당원들의 항의 문자가 빗발치고 있다. 상식이 무너졌다. 당원주권주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참담하다. 저는 이 사안에 대해 침묵하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다른 의원들도 언론 보도를 통해 소식을 접했다고 밝힐 만큼, 이번 합당 제안은 당내 사전 공유나 충분한 논의 없이 정 대표가 독단적으로 추진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합당은 정말로 중대한 사안"이라며 "그런데 이런 중대한 사안을 어떤 사전 논의도 없이 기습적으로 또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많은 국민과 당원들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최고위원들도 기자회견 20분 전에 알았고, 국회의원들도 뉴스를 보고서야 합당 추진을 알았다"며 "당원의 뜻을 묻지 않은 일방적인 합당 추진, 반대한다"고 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당의 운명을 결정할 합당이라는 중대 의사결정을 사전 논의나 공감대 형성도 없이 추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당대표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모경종 민주당 의원도 "합당은 당내 구성원들의 의사를 확인하고 진행돼야 한다"며 "조국혁신당의 대답보다 당 내부의 대답을 먼저 들어 달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코스피 5000포인트 달성 소식이 전해진 이날 갑자기 합당 제안을 발표한 것을 두고도 정 대표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시각도 제기됐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오늘 사상 최초로 코스피 5000을 돌파했다. 경제 회복을 넘어 대도약의 문이 열리고 있는데 정 대표가 초대형 이슈를 여의도 한 가운데 투척했다"며 "이게 벌써 몇 번째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합당은 밀실 합의가 아닌 당내 숙의와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 추진해야 할 중차대한 일"이라며 "사전 절차 전혀 없이 오늘 최고위원회의에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곧바로 발표한 것은 매우 독단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거센 반발이 이어지자 정 대표 측은 진화에 나섰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당원 뜻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합당 제안에 대해 조국혁신당이 응답하더라도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합당 제안은 청와대와 사전 조율된 사안'이라며 사태 수습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정 대표로부터 합당 제안 발표 이전에 관련 내용에 대해 사전에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연락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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