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앞에서 임금체불 근절 한국노총 전국캠페인 선포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9.08. hwang@newsis.com /사진=뉴시스 |
"일터에서 다치는 일이 없고, 일하고도 대가를 받지 못하는 일이 없고, 비슷한 일을 하고 차별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22일 "일터 민주주의 실현은 사업장 감독을 어떻게 추진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근로·산업안전감독의 강화를 통해 매년 반복되는 산재 사고, 임금체불, 장시간 노동 등의 후진적 노동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의미다.
안전하게 일할 권리와 정당한 임금을 받을 권리 등은 노동자들의 기본권에 해당한다. 하지만 노동현장에서는 임금체불이 수시로 일어나고 산재 사고도 매년 반복된다.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권리 조차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임금체불 금액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21년 1조3505억원이던 체불액은 2024년 2조448억원으로 늘어나며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체불 피해 근로자 역시 이 기간 24만7000명에서 28만300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체불 발생액은 1조8851억원을 기록했으며 피해 근로자도 24만1000명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매년 임금체불 방지를 위한 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있지만 상황은 오히려 악화하는 중이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도 체불 금액은 높은 편이다. 2024년 기준 일본의 임금체불액은 907억원(98억엔), 미국은 2980억원(2억267만달러)으로 한국의 각각 22분의 1, 7분의 1 수준이다. 일본과 미국의 경제 규모가 한국보다 크다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임금체불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장시간·공짜근로를 당연시하는 사회문화도 여전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4년 우리나라 근로자 1인당 연평균 노동시간은 1865시간으로 OECD 38개국 중 7번째로 많다. OECD 평균(1736시간)보다 129시간 더 일한다.
소규모 영세 사업장에서는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장시간 근로가 만연해 있다. 최근에는 한 유명 제빵체인에서 일하던 청년이 과로로 인해 사망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장시간 근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기도 했다.
산재도 마찬가지다. 2022년1월부터 중대재해 처벌법이 시행됐지만 중대재해로 인한 사망자수는 △2022년 644명 △2023년 598명 △2024년 589명으로 눈에 띄는 감소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누적 457명 사망하며 전년 대비 오히려 17명 늘었다.
사회 전체적인 경제 수준은 높아졌지만 노동 현장에서는 여전히 후진국형 사건·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터에서 다치거나 일을 하고도 제대로 임금을 받지 못하는 일 등은 선진국에서는 보기 드물다. 단순히 사업주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개선이 어렵다. 제도 개선과 정부의 적극적인 감독 의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노동부는 올해 근로·산업안전감독 물량을 대폭 확대해 노동 현장에서 근로자 보호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감독 물량은 지난해 5만2000개소에서 올해 9만개소로 2배 가량 확대하고 법 위반 사업장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할 예정이다.
특시 상습적이거나 악의적으로 법을 위반한 사업장에는 즉각적인 제재를 통해 감독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영세·소규모 사업장에는 컨설팅 실시와 기술·재정 지원 등으로 기초적인 노동·안전 관리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제재와 예방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노동부는 "감독 방식은 수시·특별 감독 방식으로 강화할 것"이라며 "감독 수요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으로 국민 체감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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