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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강원 고성군 'DMZ 평화의 길'을 방문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가운데 파란조끼)./사진제공=통일부 |
'DMZ(비무장지대) 평화의 길' 재개방을 놓고 통일부와 유엔사령부 간의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전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강원 고성군에 위치한 군 전방부대 위문 방문과 함께 DMZ 평화의 길을 찾아 '재개방' 추진 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같은 날 유엔사에서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보안 등의 고려 사항으로 일반에 개방을 제한하고 있는 3개의 도보 경로가 유엔사의 관할권에 있으며 기존의 DMZ 출입 정책과 절차는 변경 없이 유지된다는 원론적 입장을 견지했다. 이는 현 정부와 여권에서 추진되고 있는 DMZ 일반 개방안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지난 21일 DMZ 평화의 길 고성 A 코스를 찾아 "이 길은 한반도 평화와 공존으로 나아가는 진정한 평화의 길"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선제적 신뢰 회복 조치 차원에서 DMZ 내부 구간을 다시 열어 평화의 길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정 장관이 찾은 DMZ 평화의 길은 2019년 4월 일반에 개방됐지만, 전체 11개 코스 중 DMZ 내에 있는 파주·철원·고성 등 3개 구간은 지난해 4월 안보 상황을 이유로 일반인의 출입이 중단됐다.
통일부는 지난해 12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운영이 중단된 DMZ 평화의 길 3개 코스의 재개방을 올해 안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파주=뉴스1) 이재명 기자 = 사진은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측 초소. 2025.11.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정 장관이 DMZ 평화의 길 방문 이후 유엔사는 언론공지를 통해 입장을 발표했다. 유엔사는 일반인의 출입이 중단된 경로를 거론하며 "DMZ 내부의 3개의 도보 경로는 지속적인 보안 고려 사항으로 인해 여전히 제한 구역으로 남아 있으며 유엔사의 관할권에 속한다"며 "기존의 DMZ 출입 정책과 절차는 변경 없이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엔사는 70년 넘게 한반도의 정세 악화를 방지하고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정전협정에 따라 비무장지대를 관리해 왔다"며 "비무장지대에 대한 모든 출입은 안전, 보안 및 정전협정 준수를 최우선 순위로 두며 사안별로 신중하게 검토된다"고 밝혔다.
유엔사의 이같은 입장은 본인들이 DMZ에 대한 관리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며 현재 통일부에서 추진하려는 DMZ 평화의 길 개방안에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유엔사는 이전에도 통일부와 같은 사안을 놓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정 장관은 지난해 말 김현종 국가안보실 1차장의 백마고지 유해 발굴 현장 방문을 유엔사가 불허한 사실을 공개하고, DMZ 접근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그러자 유엔사는 성명을 통해 "군사분계선 남쪽 DMZ 구역의 민사 행정 및 구제사업은 유엔군사령관의 책임"이라며 "정전협정 제1조 9항은 유엔사에 DMZ 출입 통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유엔사가 이례적으로 우리 정부 인사에 반박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DMZ 권한을 정부가 가져가려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정 장관의 '평화의 길' 재개방 추진 의사와 관련해 "현재 유엔사와의 협의는 초기 단계로, 공식적인 입장을 받은 것은 없으며 앞으로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관이 고성에 다녀간 뒤 유엔사가 밝힌 입장은 원론적인 것"이라며 "정전협정은 군사적 성질이기 때문에 DMZ의 평화적 이용까지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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