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정권 때인 1985년 국가안전기획부가 간첩 누명을 씌워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6년간 옥살이를 한 문영석씨가 22일 재심에서 무죄를 받은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
전두환 정권 때 일본으로 유학 갔다가 간첩으로 몰려 고초를 당한 피해자가 40년 만에 ‘국가보안법’ 위반 누명을 벗었다.
광주고법 형사1부(재판장 김진환)는 22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7년과 자격정지 7년을 선고받았던 문영석(65)씨의 재심 선고공판을 열어 무죄를 선고했다.
문씨는 1983년 12월 일본으로 출국해 북한 공작원을 만나 국내 기밀 수집 등의 지령과 공작금을 받았다며 1985년 8월14일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에 검거됐다. 문씨 아버지도 같은 혐의로 붙잡혔다. 수사관들은 사전 구속영장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들은 안기부 광주분실에 불법 감금된 뒤 수사관들에게 혐의 인정을 강요받으며 폭행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씨 아버지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문씨는 1991년 5월 형기 종료 1년을 앞두고 가석방 출소했고 문씨 아버지는 징역 20년으로 특별 감형돼 1998년 출소한 뒤 평생 고문 후유증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씨는 2022년 7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에 자신이 당했던 인권 침해를 규명해달라고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진화위는 2024년 2월 문씨의 불법 구금, 가혹행위 피해를 인정하는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문씨는 이날 오전 열린 결심공판에서 “일본 유학에서 돌아오자마자 알 수 없는 이유로 붙잡혀 고문 수사를 당했다. 수사관들이 ‘아버지를 죽이겠다’며 ‘없는 혐의를 말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관련 증거들이 모두 폐기돼 검찰에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며 진화위 결정 등을 토대로 무죄를 구형했다.
재판부는 “문씨의 유죄 인정을 위한 증거가 없고 자백 또한 불법체포, 가혹 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유죄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문씨는 재판이 끝난 뒤 “아직도 국가 공권력의 피해를 받고 숨어서 사는 분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그분들도 저처럼 사필귀정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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