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뉴스1) = 13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스웨덴 왕립과학원에서 열린 2025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발표 행사에서 수상자 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교수, 필립 아기옹 프랑스 인시아드 및 영국 런던 정치경제대학교 교수, 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 대학 교수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3명의 경제 석학이 입을 모아 중국의 과학기술 개발 여건이 미국을 추월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처럼 지식 엘리트를 불신하는 정권이 장기 집권할 경우 과학기술 영역에서 중국에 대한 패배는 기정 사실이라는 신랄한 비판도 나왔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차이신 등 중국 본토 및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전일 홍콩대학교 강연을 통해 "현재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 미국의 과학 연구를 주도하는 모든 분야가 고통받고 있다"며 "현 행정부는 어떤 형태의 혁신에도 반대하는 듯 보인다"고 주장했다. 때마침 필립 아기옹 프랑스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와 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교수는 세계경제포럼(WEF) 2026년 연차총회에서 중국의 데이터 생태계가 미국보다 우위에 있다고 지적했다.
혁신에 의한 경제성장을 연구해온 세 교수는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모키어 교수는 이스라엘 출신 미국학자다. 히브리대에서 경제학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예일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딴 뒤 노스웨스턴대에 몸담고 있다. 프랑스 태생인 아기옹 교수는 콜레주 드 프랑스 뿐만 아니라 영국 런던정경대에서도 교수직을 맡고 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하윗 교수는 캐나다에서 태어났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경제석학 3명이 현재 전개되는 미중 과학기술 경쟁에 비슷한 시각을 공유한 셈이다.
모키어 교수는 과학 연구 프로그램 지원 중단 및 축소가 미국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 한 해 7800건이 넘는 연구 보조금을 중단하거나 취소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6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예산을 기존의 절반 이상 삭감하는 계획을 의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모키어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을 포퓰리즘 정권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지식 엘리트 불신' 구조에 따른 결과로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태도를 이해하기 위해선 터키와 헝가리, 러시아와 같은 다른 포퓰리즘 체제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과학에 대한 무분별한 태도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국에 대해선 "중국은 지금까지 이 함정(지식 엘리트 불신 구조)에 빠지지 않았다"며 "전략 산업 전반에서 미국을 추월하려는 중국이 유리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첨단 과학에 보다 우호적인 정부를 선출하지 못한다면 중국에 대한 패배는 기정사실"이라며 "나는 중국을 응원하고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아기옹 교수와 하윗 교수는 데이터 생태계에 주목했다. 그들은 "미국과 비교할 때 중국은 보다 광범위한 데이터 공유 메커니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오늘날 기술 환경에서 중국의 독특한 경쟁우위"라고 입을 모았다. 치열한 기업 경쟁 생태계도 중국의 강점으로 거론됐다. 하윗 교수는 "중국에선 새로운 기업들의 도전과 실패가 이어지며 성공한 기업은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된다"며 "이러한 역동적 진입과 퇴출 구조야말로 창조적 파괴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중국식 혁신이 지속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단 지적도 나왔다. 아지옹 교수는 "중국이 강력한 산업정책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전 산업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혁신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아직 학계에서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혁신은 개방적 경쟁과 금융지원, 인적 자본의 유기적 결합에 의존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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