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꿈의 지수 '5000'을 돌파한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기뻐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2026.1.22 조용준 기자 |
외신들은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 5000선을 넘어섰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랠리에서 소외됐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코스피 상승세를 주도한 기관투자자들이 향후 차익 실현에 나설 경우 증시 변동성이 단기간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 등은 이날 코스피지수 5000선 돌파와 관련해 이같이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랠리가 비교적 소수인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기대는 구조라, 차익 실현 압박에 따른 급매도로 판도가 바뀔 위험이 존재한다고 봤다.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는 지난 2021년 호황 때와 비교하면 훨씬 더 가라앉아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지금도 미국 주식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FT도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이번 상승 랠리에서 소외됐다는 점에 주목하며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세를 보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해 개인 투자자 상당수가 이른바 '서학개미'라 불리며 해외주식 투자 행렬에 참여한 바 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2025년 1월 2일~12월 30일) 한 해 동안 기관투자자들은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 20조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 26조원, 5조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 강세가 실물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왔다. 프리랜서 사진작가 김금희 씨는 FT에 "코스피 5000선 돌파가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보지 않는다"며 "이것이 한국 경제가 호황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짚었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3% 역성장했다고 근거를 들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1.0%였다.
외신들은 증시 급등 배경으로,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반도체 랠리와 자본시장 개혁 노력을 꼽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며, 이번 랠리는 한국 증시가 경기 변동에 민감한 수출 주도 시장에서 글로벌 AI 붐의 핵심 수혜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명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불려온 국내 증시 저평가 문제가 점진적으로 해소되고 있다고 봤다.
FT는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조치가 코스피 5000선 돌파의 또 다른 배경이라고 주목했다. 이 대통령과 여당은 주주 권익 강화와 불투명한 거버넌스(지배구조) 개선을 목표로 지난해 7월과 9월 두 차례 상법 개정을 단행했으며, 현재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포함한 3차 상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계 자산운용사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조나단 파인즈 아시아 주식 총괄은 FT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을 해결하고 있다"며 "이번 주가 상승은 타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고, 시장에 유입되는 뉴스 흐름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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