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와 경남 양산시에 걸쳐있는 금정산에는 멸종위기종 13종을 포함한 1782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기암·습지 등 자연경관 60곳이 분포한다. 사진은 고당봉. 기후부 제공 |
정부가 올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예방을 위해 멧돼지 백신을 개발하고, 거짓·부실 지적을 받아온 환경영향평가 제도를 손보는 등의 ‘자연보전’ 정책들을 추진한다.
22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한반도 생물다양성 회복 및 가치 증진’을 위한 올해 자연보전 분야 주요 업무계획을 공개했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기후위기와 지역문제의 해법을 자연에서 찾겠다’는 것으로, 4대 핵심과제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자연 △사람과 야생생물의 공존 △지역을 살리는 자연 혜택 △환경평가의 신뢰성 회복 및 선진화 등을 꼽고 있다.
각 분야 주요 정책을 살펴보면, 정부는 그간 생태계 보전 중심으로 추진되던 자연보전 정책 시야를 기후위기 대응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탄소흡수원 확충을 위해 올해 하반기까지 옛 장항제련소 일원(충남 서천군)을 생태습지와 탄소흡수 숲으로 복원하고, 전북 익산 왕궁 지역도 1월부터 생태복원사업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한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육상 및 해상의 보호지역을 30%까지 늘리자는 유엔 협약(‘30X30 목표’)에 가입해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보호지역 및 자연공존지역(OECM, Other Effective area-based Conservation Measures)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오는 3월 그간 보호지역이 아니었던 금정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데 이어 생태적 가치가 높은 습지와 무인도에 대해 신규 보호지역 지정을 검토한다. 또 보호지역은 아니지만, 생태 가치가 우수한 지역을 자연공존지역으로 지정하는 법적 근거를 올해 연말까지 마련한다.
‘사람과 야생동물의 공존’ 분야에서는 동물원 전시동물의 스트레스를 줄일 관리방안을 마련하고, 청주(청주동물원)·광주(우치동물원)에 이은 제3호 거점동물원을 지정한다. 먹황새, 사향노루 등 국내에서 절멸하거나 절멸 위기에 놓인 종의 복원사업도 새롭게 추진한다. 지난해 대발생으로 문제가 됐던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등 도심 대발생 곤충에 대해서는 ‘법정 관리종’으로 지정하는 등의 제도 정비도 추진한다.
아울러 지정관리 야생동물(멸종위기종, 생태계교란종 등)과 백색목록 제도로 안정성이 확인된 야생동물만 수입·유통되도록 관리하고, 국내에 들어올 경우 생태계 교란이 우려되는 ‘유입주의 생물’ 지정도 확대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대응을 위해 탐지견과 열화상 무인기(드론)를 활용하는 한편, 멧돼지 백신 개발도 추진한다. 이외에도 자연 생태계 서비스 확대와 규제지역 상생 발전을 위해 올 상반기에 ‘국립휴양공원’ 제도를 신설하고, 국립공원 안에 주민이 거주하는 20개 마을에 에너지자립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2025년 7월6일 인천 계양구 계양산 등산로에 설치된 끈끈이롤트랩. 이 트랩엔 러브버그 외 다른 다양한 곤충까지 붙어 피해를 입었다. 새 깃털이 뽑힌 흔적도 확인됐다. 봉산생태조사단 제공 |
또한 그동안 거짓·부실 지적이 빈번했던 환경영향평가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환경 영향이 큰 국가사업의 경우 자연·생태 조사 때 사업수행 기관이 아닌 제3기관이 대행업체를 선정하는 ‘공탁제’를 시범 도입한다. 그간 일부만 공개되던 환경영향평가도 전 과정을 공개해 투명성을 강화한다.
이채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생물다양성 손실은 기후위기와 함께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핵심 위험요소(리스크)”라며 “자연환경보전 정책의 관점을 전환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면서도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계획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대표는 “도시 대발생 곤충을 법정관리종으로 지정한다는 계획은 유해생물 제도를 다른 방식으로 강화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된다”며 “대발생 현상 자체에 대한 생태학적·포괄적 접근이 필요할 때 한 종에 낙인을 찍는 식의 정책만 고수되는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또 숲과 습지를 지나치게 ‘탄소 저장고’로만 여기는 접근도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다솜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팀장은 “국가 주도의 생태복원, 민간기업의 생태복원 참여 확대를 명시했는데 복원의 방향성이 중요하다”며 “기존 생태계 복원을 목표로 해야 하며, 탄소 흡수를 위한 특정 종 중심 복원은 진정한 의미의 복원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존 국립공원도 탐방을 우선으로 관리되고 있는데 ‘국립휴양공원’은 어디에 어떤 조건으로 지정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톺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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