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 카흐리자크 주에서 발생한 시위 진압 이후 방치된 시신들을 담은 영상이 한 시민의 소셜미디어에 게시됐다. /AP 뉴시스 |
이란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던 한 청년이 살아남기 위해 시신 더미에서 한동안 죽은 척까지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란인권기록센터(IHRDC)는 21일 “죽음 속에서 드물게 살아남은 한순간”이라며 이 같은 사례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란 반정부 시위에 나섰던 청년은 당국이 강도 높은 유혈 진압에 나선 지역 중 하나인 카흐리자크에서 총상을 입었다. 이후 보안군의 ‘확인 사살’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죽은 척을 했다. 그가 떠올린 방식은 자진해 시신 더미 속으로 들어가 시신 포대 안에 몸을 숨기는 것이었다. 그렇게 이 청년은 사흘간 시신 포대 속에서 물과 음식을 전혀 먹지 않은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후 이 청년은 자신의 시신이라도 수습하기 위해 카흐리자크까지 찾아온 가족에 의해 구출됐다. 가족은 청년을 발견하고 즉시 병원으로 옮겼고, 청년은 현재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IHRDC는 이란 내 인터넷 차단으로 인해 이 증언을 독립적으로 검증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증언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의 상황, 부상자에 대한 처우, 그리고 치료를 받기 위해 접근하려는 가족들에게 가해진 압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며 “가족들은 사랑하는 이를 찾기 위해 병원, 영안실, 보안 시설 사이를 떠돌며 헤매야 했다”고 했다. 실제로 이란 보안군이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숨진 이들의 시신을 수습해 장례를 치르려는 유족들에게 거액의 돈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유족들은 자체적으로 시신을 찾아 나서고 있다는 증언도 나온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이날 시위 관련 사망자 수를 3117명으로 집계했다. 지난달 28일 시위가 시작된 후 처음 나온 공식 수치다.
외부 기관은 실제 사망자 수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전날 미국 기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시위 24일째인 전날까지 시위 참가자 4251명을 포함해 총 4519명이 숨졌고, 여기에 포함된 군경 등 진압 인원은 197명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HRANA는 추가로 9049건의 사망 사례를 확인 중이다. 노르웨이 단체 이란인권(IHR)은 지난 19일 시위에 가담한 시민 중 3428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훨씬 더 많은 사망자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집계 중단을 선언했다.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사망자를 1만2000명으로 추산했고, 미국 CBS 방송은 최대 2만명이 죽었을 것이라는 소식통 관측을 보도한 바 있다.
이란 당국은 시위에 반체제 구호까지 등장하며 전국적으로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지난 8일 자국 내 인터넷·통신을 전면 차단한 뒤 유혈 진압에 나섰다. 지난 12일 이후로는 이란 각지의 시위가 대체로 잦아든 것으로 분석된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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