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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피 비웃었는데" 코스피 5000 돌파…상투 잡은 '코인 개미' 한숨

뉴스1 최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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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피'라 비웃던 코스피, 최초 5000선 돌파…가상자산 시장 열기 '뚝'

'국장 탈출' 믿고 코인 투자했다가…"지금이라도 포트폴리오 바꿀까" 우려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장중 5000p를 넘으며 개장하자 직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6.1.2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장중 5000p를 넘으며 개장하자 직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6.1.2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국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인식 때문에 작년 코인 시장이 좋을 때 투자했는데, 요즘 한국 증시를 보면 허탈합니다. 지금이라도 포트폴리오를 바꿔야 하나 고민입니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 모 씨(29)는 22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엑스알피(XRP)와 솔라나(SOL)에 투자했다. 당시 미국에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승장을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솔라나와 엑스알피는 각각 지난해 10·11월 미국에서 최초로 현물 ETF 거래가 시작됐으나 가격은 오히려 하락했다. 솔라나의 경우 현물 ETF 출시 기대에 크게 올랐던 지난 9월 대비 47.5% 떨어진 상태다. 가격 상승을 기대해서 매수했다가 고점에서 물린 일명 '상투' 잡은 투자자다.

비트코인(BTC)에만 투자하고 있다는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 중인 김 모 씨(31)도 불안감을 드러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이슈로 코인 시장은 계속 출렁이는데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니 겁난다"며 "반면 한국 증시는 오르니 계속해서 비교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스피'라 비웃던 코스피, 사상 최초 5000선 돌파…코인 투자자 "허탈"

이 같은 허탈감은 최근 국내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9일 49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 오전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넘어섰다. 현 정부의 증시 부양 기대가 맞물리며 이른바 '오천피'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한 것이다.

그동안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선 국내 증시를 두고 "국장 탈출은 지능 순",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같은 자조 섞인 표현이 유행했다. 한국 증시가 저평가돼 미국 주식이나 가상자산 등으로 이동하려는 심리가 반영된 일종의 '밈'이다.


그러나 코스피가 5000선을 돌파하자 지난해 코인 시장이 강세였던 시기에 진입한 투자자들의 허탈감이 더 커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는 '친(親) 가상자산' 기조를 내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기대감과 미국 스테이블코인 법안(지니어스법) 논의 등으로 투자 심리가 크게 달아올랐다.

한 가상자산 커뮤니티 이용자는 "지난해 가장 큰 실수는 삼성전자(005930)와 에스케이하이닉스(000660) 주식을 들고 있다가 너무 빨리 팔아버린 것"이라며 "박스피라며 놀렸는데 세상일은 모른다"고 말했다.

다른 이용자도 "오히려 가상자산 시장이 코스피처럼 장기간 박스권에 갇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한국 증시가 고공 행진하는데 코인보다 코스피로 옮겨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가상자산 시장 열기가 식은 분위기는 거래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22일 코인게코 기준 국내 1위 거래소 업비트의 최근 24시간 거래대금은 전일 대비 16.4% 줄어든 16억 9402만 달러다. 이는 지난해 2월 대비 82% 감소한 수준이다.

고점 매수자뿐 아니라 저점 매수자들도 불안감을 호소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 커뮤니티에서 엑스알피에 투자 중이라는 한 이용자는 "그린란드발 관세 우려로 가격이 내려갔을 때 저점 매수했는데,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철회 의사를 밝혔는데도 눈에 띄는 반등이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22일 오후 12시 54분 코인마켓캡 기준 글로벌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0.51% 상승한 8만 9785달러다. 이더리움과 엑스알피는 같은 기간 각각 1.01%, 2.34% 오른 3008달러, 1.9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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