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심에서 교제했던 여성을 살해하고 달아났다 검거된 20대 남성이 지난해 8월 조사를 받기 위해 대전서부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해 대전 도심에서 과거 교제했던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재원(27)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박우근)는 22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된 장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0년과 신상정보 공개 및 취업 제한 10년을 명령했다.
장씨는 지난해 7월 29일 오전 6시58분쯤 경북 구미에 있는 모텔에서 과거 교제했던 30대 여성 A씨를 성폭행하고, 같은 날 낮 12시10분쯤 대전 서구 괴정동 주택가 골목에서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경찰 조사에서 장씨는 사전에 범행 방법을 검색하고 흉기를 구입하는 등 A씨를 살해하기 위해 범행을 미리 계획하고 준비한 정황들이 확인됐다. 경찰은 범행 직후 도주했던 장씨를 검거한 이후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그의 이름과 나이, 얼굴 사진 등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재판 과정에서 장씨 측은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죄 적용의 적절성 문제를 놓고 다퉈왔다. 당초 경찰은 강간과 살인, 감금 혐의를 각각 적용해 장씨를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기소 단계에서 그에게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지난 8일 결심 공판에서 장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성폭행 당시 피해자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점과 이후 살해하기까지 차량에 감금한 점 등을 고려하면 두 범행 사이 시간과 공간적 간극이 있더라도 성폭행 당시 이미 살인의 고의가 존재한 것으로 보인다”며 “살인 행위는 강간 범행 직후 피해자의 저항 곤란 상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져 독립된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를 가늠하기 어렵고, 다수의 범행 전력에도 이 사건 범행으로 나아간 피고인의 준법의식이 현저히 결여돼 있어 보인다”며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격리시켜 재범 가능성을 차단하고, 피해자와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죄할 시간을 부여하는 게 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장씨는 이날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고하자 주문을 읽는 도중 자리를 뜨려고 하는 등 소란을 피우다 교도관의 제지를 받았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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