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후 KT 광화문 웨스트(WEST) 사옥 2층에 위치한 ‘KT 온마루(온마루)’ 전시장에서 해설가는 방문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중년의 방문객들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반면 20대 내지 30대 방문객들은 얼굴에 물음표를 띄우며 고개를 갸웃댔다. 당시 역사적 배경을 모르는 입장에서는 마치 수수께끼 같은 질문 아니었을까.
1970년대 백색전화는 가입자가 설비비를 부담해 소유권을 보유할 수 있었던 전화기다. 반면 청색전화는 체신부(정부)에 가입비를 내고 사용권만 임대받는 형식이어서 소유권이 인정되지 않아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매매할 수 없었다. 전화 회선 개통 자체가 어려웠던 당시 백색전화는 가정의 경제적 여유를 나타내는 상징물이었다.
온마루에는 이처럼 한국 통신의 역사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1885년 조선 한성전보총국에서 시작된 대한민국 정보통신의 역사와 KT 과거-현재-미래 비전을 담은 상설 전시관이다.
이어 한국 최초의 전화기 ‘덕률풍’을 비롯해 189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실제 사용됐던 초기 전화기 실물이 전시돼 눈길을 끈다. 전화교환원을 거쳐 통신이 이뤄지던 시절을 다룬 공간에서는 교환원이 어떻게 전화기와 전화기 사이를 연결했는지를 체험해볼 수 있는 장치도 마련됐다.
전시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1990년대 PC통신 시대로 이어진다. 이 공간에 들어서자 40~50대 방문객들 사이에서 향수 어린 탄성이 터져 나왔다. 영화 ‘접속’ 포스터부터 전화선을 통해 접속하던 PC통신 하이텔 서비스까지 당시 환경이 그대로 재현됐다. 특히 접속 시 울리던 ‘삐―’ 하는 고음 효과음까지 구현돼 요금 폭탄의 기억과 함께 학창 시절 PC통신 문화의 풍경을 떠올리게 했다.
전시의 마지막은 KT의 미래 기술 전략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이 구역은 3~4개월 단위로 콘텐츠를 교체하는 팝업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현재는 KT의 AI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AI 라이브 드로잉존’이 마련돼 있다. 방문객은 AI와 함께 완성한 작품을 에코백으로 제작해 굿즈로 가져갈 수 있다. 인접 공간에는 가로 11미터 규모의 대형 LED 미디어월 방명록이 설치돼 방문 소감을 남기고 재방문 시 검색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랜 통신 역사를 지닌 기업이 준비한 전시답게, 관람 내내 통신 기술의 변천사가 비교적 생생하게 전달됐다. 단순한 패널 전시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배치한 점도 인상적이다. 특히 공중전화 부스 전시 공간에서 진행되는 ‘전화카드 키링’ 제작 프로그램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가장 오래 머무는 코너였다. 1990년대 삐삐 유행 당시 숫자 암호를 주제로 한 스티커 제작 체험 등도 세대별 기억을 자극했다.
온마루는 일요일을 제외한 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시 무료로 개방된다. 사전 예약 시 국·영문 도슨트 투어도 이용할 수 있다.
윤태식 KT 브랜드전략실장(상무)은 “온마루는 대한민국 정보통신 140여년 역사와 함께 KT 문화유산과 시각을 직접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브랜드 경험 공간”이라며 “광화문을 찾는 국내외 방문객에게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KT만의 고유한 가치와 정체성을 담은 새로운 전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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