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카드사들의 중금리 대출 취급액이 전년 동기 대비 43% 수준으로 증가했다 |
[뉴스웨이 이은서 기자]
카드사들이 지난해 4분기 중금리대출 취급액을 전년 동기 대비 43% 늘리며 다시 2조원을 넘어섰다.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와 카드론 규제로 이보다 금리가 낮은 중금리대출 공급을 확대한 점이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조달금리가 높고 대손비용 부담이 큰 상황에서 이를 통한 수익성 보전이 쉽지 않아 중금리대출 확대 기조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업 카드사 7곳의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2조28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7% 급증했다. 이는 직전 분기 2조1482억원에 이어 2조원대를 넘는 수치다.
삼성카드는 취급액이 5852억원으로 카드사 가운데 가장 많았으며 전년 동기 대비 73.6% 늘었다. 이어 신한카드 4509억원, KB국민카드 4414억원으로 각각 31.5%, 38.3% 증가했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롯데카드로,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2528억원으로 집계됐으며 243% 급증했다. 반면 현대카드는 3353억원으로 8.2% 줄었고, 하나카드는 755억원으로 4.1% 감소했지만 감소 폭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감소세를 보였지만 하반기 들어 취급액이 다시 증가하며 2조원 대로 올라섰다. 실제 지난해 2분기 카드사의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1조89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줄었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포용금융을 강조하면서 카드사들이 이 기조에 맞춰 중금리대출 취급을 확대한 점이 가장 주효했다.
지난해 정부의 6·27 가계대출 관리 방안으로 카드론에는 연소득 100% 한도와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며 확대에 제약이 생겼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수익 확보가 어려워진 카드사들은 카드론을 통한 수익 보전마저 제한돼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을 확대해 수익성을 일부 방어한 점도 증가 요인으로 풀이된다. 중금리대출 잔액의 10%는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제외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외에 은행권 역시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중·저신용자의 대출이 어려워지자 차주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 카드사 대출로 이동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카드론 규제로 인해 지난해 12월 말 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의 카드론 이용금액은 40조8520억원으로 전년 동기 42조7849억 원 대비 4.5% 감소했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중금리대출 확대는 연체율과 대손비용 증가를 일부 완화하는 등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카드론보다 차주의 이자 부담을 낮춰 상환 여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드사의 민간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선은 12.33%로 카드론 평균 금리(17% 이상)보다 낮고, 상한선마저 하락하고 있다. 결국 카드사들은 중금리대출로 수익성 보전은 어려워 확대 지속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조달 금리 자체가 높고 다른 업권에 비해 대손비용이 큰 편"이라며 "이런 상황에 중금리대출은 이익이 많이 남는 편은 아니다 보니 무작정 중금리 대출을 많이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수익성과 건전성 측면에서 중금리 대출 규모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의 중금리 대출 확대를 원한다면 현재 카드사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인센티브 외에도 추가적인 인센티브 조건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2025년 4분기 카드사 7곳의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전년 대비 43% 급증한 것은 정부 포용금융 정책에 따른 인센티브가 크다"라며 "동시에 스트레스 DSR 적용으로 카드론 한도가 대폭 축소되면서 고금리 카드론 수요가 중금리대출로 이전된 불가피한 측면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서 교수는 "카드사들은 본업 수익 부진을 대출로 보완하려 했으나 카드론 규제 후폭풍으로 중금리대출에 의존도가 높아졌고 이는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 속에서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은서 기자 eun96@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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