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아시아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드론 앞에 숨을 곳 없다, 러·우 전쟁 4년, 전쟁의 문법이 바뀌었다

아시아투데이 구필현
원문보기


- 러·우 전쟁 4년....드론 중심 전장의 진화
- 전차보다 드론이 무서웠다...전쟁을 바꾼 작은 기계
- 손실된 전차 차량 70% 이상이 저가의 드론에 의해 파괴...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디지털전환부 장관은 인공지능 기반의 美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와 함께 '브레이브1 데이터룸'을 출범하며 "실전 전쟁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으로 적 드론 요격과 영공 방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2026.01.20. 사진=미하일로 페도로프의 X계정 캡쳐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디지털전환부 장관은 인공지능 기반의 美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와 함께 '브레이브1 데이터룸'을 출범하며 "실전 전쟁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으로 적 드론 요격과 영공 방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2026.01.20. 사진=미하일로 페도로프의 X계정 캡쳐



아시아투데이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 전쟁은 늘 강자의 무기로 설명돼 왔다. 더 많은 전차, 더 강력한 포병, 더 비싼 전투기가 전황을 좌우했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4년이 남긴 결론은 다르다. 전장을 바꾼 주인공은 거대 무기가 아니라 작고 값싼 드론이었다. 전차는 더 이상 전장의 왕이 아니고, 참호는 더 이상 은신처가 아니다. 전쟁의 문법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드론 앞에 숨을 곳 없다
러·우 전쟁 초반, 양측은 20세기식 참호전을 재현했다. 깊게 판 참호와 위장망, 분산 배치가 생존의 조건이었다. 하지만 소형 정찰드론이 전장을 촘촘히 덮으면서 이 전술은 빠르게 무력화됐다. 상공 수십 미터를 떠다니는 드론은 병력 이동, 보급로, 포병 진지를 실시간으로 포착했다.
전장에서 통용되는 새로운 규칙은 단순하다. "움직이면 보인다." 참호 안에 숨어 있어도, 보급 차량이 잠깐 이동해도 드론의 카메라는 이를 놓치지 않는다. 은폐와 엄폐를 전제로 설계된 기존 전술은 드론 앞에서 의미를 잃었다.

전차보다 드론이 무서웠다
이 전쟁의 상징은 불타는 전차였다. 수억 달러짜리 전차가 수백만 원대 드론 한 대에 무력화되는 장면이 반복됐다. FPV 자폭드론은 전차 포탑의 약점, 상부 장갑, 해치 주변을 정확히 노렸다.
전차 승무원들에게 가장 큰 공포는 더 이상 대전차 미사일이 아니었다.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소형 드론이었다. 이 작은 기계는 값싸지만 치명적이었다. 정밀타격의 독점이 깨지면서, 전차의 전장 지위는 근본적으로 흔들렸다.

FPV 자폭드론은 FPV(First Person View, 1인칭 시점) 카메라를 장착해 조종자가 드론의 눈으로 실시간 조종하며 표적에 직접 돌입해 폭발하는 '자폭형 드론'이다. 2025.03.05. 사진=우크라이나 국방부 홈페이지 캡쳐

FPV 자폭드론은 FPV(First Person View, 1인칭 시점) 카메라를 장착해 조종자가 드론의 눈으로 실시간 조종하며 표적에 직접 돌입해 폭발하는 '자폭형 드론'이다. 2025.03.05. 사진=우크라이나 국방부 홈페이지 캡쳐




"손실 전차의 다수는 드론 때문"
러·우 전쟁을 분석한 서방 군사 전문가들과 오픈소스 전황 분석에 따르면, 전차·장갑차 손실의 상당 부분이 드론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평가된다. 구체적인 수치는 분석 기관과 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저가의 드론이 전차 손실의 핵심 요인으로 부상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이는 전쟁의 경제학을 바꾼다. 수십억 원짜리 전차를 파괴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수백만 원대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전력의 우위는 더 이상 '비싼 무기'에서 나오지 않는다. 비용 대비 효과, 즉 가성비가 전투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열렸다.

방공은 소모전으로 변했다
드론은 공격만 바꾼 것이 아니다. 방공의 논리도 뒤집었다. 수백만 원짜리 드론을 막기 위해 수억 원짜리 요격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요격에 성공해도 방공 자산과 예산은 빠르게 소진됐다.
이 전쟁에서 방공은 '막느냐 못 막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의 문제가 됐다. 드론의 물량 공세 앞에서 기존 방공 체계는 비용 비대칭이라는 함정에 빠졌다.


전장은 데이터가 됐다
드론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다. 드론 영상은 곧 표적 좌표가 되고, 포병 사격과 미사일 타격으로 직결된다. 탐지-결심-타격의 시간이 분 단위에서 초 단위로 줄었다. 전장은 하나의 거대한 데이터 네트워크로 변모했다.
이제 전쟁은 화력 경쟁이 아니라 데이터 처리 속도의 경쟁이다. 더 빨리 보고, 더 빨리 공유하고, 더 빨리 쏘는 쪽이 이긴다. 드론은 전장을 촬영하는 카메라가 아니라, 전투 체계를 움직이는 센서가 됐다.

대량소모의 시대, 공장이 전투력을 만든다
러·우 전쟁이 남긴 마지막 교훈은 냉정하다. 드론은 소모품이다. 하루에도 수백 대가 격추되고 파괴된다. 따라서 전투력의 핵심은 최첨단 성능이 아니라 얼마나 많이, 얼마나 빨리 생산하고 보급할 수 있느냐다. 이 전쟁에서 강한 군대란 비싼 무기를 가진 군대가 아니라, 공장을 멈추지 않는 군대였다. 산업 기반이 곧 전투력이 됐다.


전쟁의 문법은 이미 바뀌었다
러·우 전쟁 4년은 드론이 전쟁의 보조 수단이 아니라 전장의 중심으로 올라섰음을 증명했다. 참호는 무력화됐고, 전차는 취약해졌으며, 방공은 소모전이 됐다. 전장은 데이터화됐고, 전투력의 기준은 생산 능력으로 이동했다. 이 전쟁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다음 전쟁은 더 많은 전차를 가진 쪽이 아니라, 더 많은 드론을 더 빠르게 운용하는 쪽이 이긴다.

전쟁의 문법은 이미 바뀌었다. 문제는, 우리는 그 문법을 이해하고 있는가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차은우 탈세 의혹
    차은우 탈세 의혹
  2. 2장동혁 단식 중단
    장동혁 단식 중단
  3. 3씨엘 미등록 기획사 운영
    씨엘 미등록 기획사 운영
  4. 4트럼프 가자 평화위
    트럼프 가자 평화위
  5. 5푸틴 그린란드 매입가
    푸틴 그린란드 매입가

아시아투데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