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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글로벌 IT축제 CES서도 드러난 中 동북공정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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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옥송이기자] "The content is the Chinese campaign."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 다녀왔다.

예상대로 중국의 위세는 거셌다.

통상 글로벌 전시회는 이미 시장에 안착한 선두 기업보다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후발 주자들의 공세가 더 두드러지기 마련. 그 공식에 따르듯 이번 CES 역시 메인 전시장 곳곳을 중국 기업들이 차지했다.

그중 중국 가전사 TCL은 삼성전자가 오랜 기간 고수해 온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 심장부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TCL 부스에서 뇌리에 남은 건 뛰어난 기술적 성취가 아닌 '동북공정'의 정황이었다.

TCL이 전면에 내세운 163인치 마이크로 LED TV 화면 속에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노파, 산사의 풍경, 한옥 마루에 앉아 콩을 고르는 모습 등 한국 고유의 서정이 담긴 영상이 송출되고 있었다.

한국의 영상미가 분명한 장면들을 가리키며 TCL 관계자에게 물었다.


"이 영상은 중국과 관련한 캠페인이다."

돌아온 답변은 귀를 의심케했다.

재차 'TCL은 중국 기업인데 왜 한국 영상을 트냐'는 물음에도 그는 "외부에서 데모 영상을 사 온 것이라 정확히는 모른다"면서도 "중국의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CES 한복판에서 한국의 문화를 자국 것인 양 둔갑시켜 자사의 기술 시연용 '중국 콘텐츠'로 소개해 온 것이다. 이는 단순한 해프닝이라기보다 타국의 문화를 자국 문화의 일부로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의 일환이 아닌가하는 우려로 이어진다.

중국의 한국 기술 '베끼기' 관행은 여전했다.

로봇청소기 기업 드리미 부스에는 LG전자의 '에어로 캣'과 유사한 디자인의 공기청정기가 전시돼 있었다. 캣타워와 공기청정기를 결합한 독창적인 폼팩터마저 그대로 가져온 모습이었다.


올해 CES에서 중국 기업들은 RGB 미니 LED TV, 마이크로 LED, AI 로보틱스 등 기술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증명했다. 삼성과 LG를 턱밑까지 추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기술적 성취와 별개로, 글로벌 리더가 갖춰야 할 태도는 여전히 미흡해 보였다.

기술적 진보가 '하드웨어' 영역이라면 타 문화에 대한 존중과 지식재산권 보호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갖춰야 할 필수적인 '소프트웨어'다. 남의 문화를 탐하고 제품을 모방하는 행태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중국 기업들은 덩치만 큰 '카피캣'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어렵다.

국제 무대는 단순히 기술력만 뽐내는 자리가 아니다. 그에 걸맞은 '품격'도 수반돼야 한다. 타국의 문화를 존중하고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태도야말로 글로벌 기업이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다.

CES 2026은 중국 기술의 비약적인 성장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그들이 아직 갖추지 못한 '글로벌 스탠더드'가 무엇인지도 적나라하게 비췄다.

기술은 흉내 낼 수 있어도 품격은 베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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