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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드론, 무엇이 부족한가?

아시아투데이 구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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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량·전자전·통합’이 빠진 전력의 민낯과 U2SR 방산기업의 역할
- 저비용 요격 체계 없이는 방공도 무너진다
- 드론-화력-지휘 통합,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KA-21 전투기의 유·무인 복합체계(MUM-T) 편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래픽=AI생성이미지, 구필현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KA-21 전투기의 유·무인 복합체계(MUM-T) 편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래픽=AI생성이미지, 구필현 기자



아시아투데이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 드론 전쟁의 시대는 이미 도래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4년이 보여준 교훈은 분명하다. 드론은 더 이상 정찰 보조 수단이 아니다. 전장의 시야를 지배하고, 타격을 유도하며, 방공을 소모시키고, 전투의 속도를 결정하는 핵심 전력이다. 문제는 한국이다. 기술은 있다. 시범 사업도 많다. 그러나 전쟁을 전제로 한 설계는 여전히 부족하다. 'K-드론'의 민낯을 들여다보면, 빠져 있는 세 가지 키워드가 선명해진다. 물량, 전자전, 그리고 통합이다.

"얼마나 뛰어난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버티는가"
한국 드론 전력의 첫 번째 결핍은 물량 기준의 부재다. 현재 한국의 드론 획득 체계는 여전히 평시 기준에 맞춰져 있다. 성능, 신뢰성, 인증 절차가 우선이고, 전시 소모량과 재보급 속도는 뒷전이다. 그러나 러·우 전쟁에서 드론은 소모품이다. 하루에도 수백 대가 격추되고 추락한다. 전장에서의 질문은 "얼마나 오래 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다시 채울 수 있는가"다.
이 지점에서 드론은 무기체계이자 산업 문제로 전환된다. 전투력은 성능이 아니라 생산능력에서 갈린다. 공장이 멈추는 순간 전력도 멈춘다. 그럼에도 한국의 드론 전력은 아직 '양의 전쟁'을 가정하지 않는다. 대량생산·대량소모를 전제로 한 설계 없이, 드론 전쟁은 시작부터 불리하다.

전자전(EW)을 가정하지 않은 드론은 전장에서 무력하다
두 번째 취약점은 전자전 내성 부족이다. 현대 드론 전장은 GPS 교란과 통신 재밍이 기본값이다. 러·우 전장에서 드론의 상당수는 격추되기보다 길을 잃고 떨어진다. 그럼에도 한국의 드론 개발과 운용 개념은 여전히 '정상적인 통신 환경'을 전제로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끊기지 않는 드론'이 아니라 '끊겨도 임무를 수행하는 드론'이다. 자율비행, 사전 임무 입력, 통신 두절 시 최종 타격 혹은 귀환 논리가 설계 단계에서부터 반영돼야 한다. 전자전을 상정하지 않은 드론은 실전에서 첫 번째로 탈락한다.

저비용 요격 체계 없이는 방공도 무너진다
드론은 방공의 논리도 뒤집었다. 수백만 원짜리 드론을 막기 위해 수억 원짜리 요격미사일을 쓰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이는 군사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 논리의 붕괴다.

한국 역시 드론 대응에서 같은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레이저, 재밍, 기관포 등 저비용 요격 수단을 중심으로 한 다층 방공 체계 없이는 드론의 물량 공세를 감당할 수 없다. 방공의 핵심은 명중률이 아니라 지속성이다. 요격 비용이 공격 비용보다 비싸다면, 방공은 시간이 갈수록 무너진다.

드론-화력-지휘 통합, 아직 갈 길이 멀다
한국 드론 운용의 가장 구조적인 문제는 드론이 여전히 '영상 수집 장비'로 취급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대전에서 드론 영상은 곧 표적 좌표가 되고, 즉각적인 포병·미사일·정밀타격으로 연결된다. 탐지-결심-타격의 시간은 초 단위로 압축된다.
드론-화력-지휘(C2)의 실시간 통합 없이는 드론은 전투력을 증폭시키지 못한다. 드론은 하늘을 나는 카메라가 아니라 타격 체계의 센서다. 이 인식 전환이 없으면, 아무리 많은 드론을 확보해도 전장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상용 드론 의존, 가장 위험한 취약점
마지막이자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상용 드론 의존이다. 값싸고 성능이 좋은 상용 드론은 평시에는 매력적이지만, 전시에는 가장 먼저 끊긴다. 부품 공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보안 취약점까지 외부에 의존하는 구조는 전쟁에서 치명적이다.
한국형 드론전은 기체 국산화에 그쳐서는 안 된다. 통신 모듈, 항법 체계, 소프트웨어까지 포함한 완결형 국산 생태계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드론 전력은 위기 순간 가장 먼저 마비된다.

K-방산기업, U2SR의 역할… 드론전의 '연결자'
이 모든 과제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바로 U2SR(무인·유인, 센서, 로봇의 통합)이다. 드론 전쟁의 본질은 개별 플랫폼이 아니라 연결과 통합에 있다. U2SR 역량을 갖춘 방산기업은 드론을 단일 기체가 아니라, 전장 네트워크의 노드로 설계해야 한다.

드론과 포병, 미사일, 방공, 지휘체계를 하나의 체계로 엮고, 전자전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통합 아키텍처를 제공하는 것. 이것이 U2SR 방산기업의 핵심 역할이다. 드론전의 승패는 더 빠른 기체가 아니라, 더 잘 엮인 체계에서 갈린다.

K-드론의 문제는 기술 부족이 아니다.
전쟁을 전제로 한 설계 부족이다. 물량, 전자전, 저비용 방공, 통합 운용, 그리고 U2SR 중심의 산업 역할. 이 다섯 가지가 빠진 드론 전력은 전장을 바꾸지 못한다.
드론 시대의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이제 남은 선택지는 하나다.
지금 설계하느냐, 아니면 다음 전장에서 따라가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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