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이 자체 개발한 '윙세일' 시제품의 해상 실증 모습이다. [사진=HD현대] |
2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가 수주 호황 속 연말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한화오션이 원청과 협력사 근로자에게 동일 기준의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조선업계에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한화오션 사례가 알려지자 다른 조선사 노조들도 이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며 성과급 확대와 지급 방식 개선을 요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대형조선사 하청노동자들은 오는 22일 연말 성과급 관련된 기자회견을 예고하며 "하청 노동자에게 정규직과 동일한 성과급을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같은 분위기에 HD현대중공업은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성과급을 기존 12월 지급에서 오는 2월로 미뤘다. 삼성중공업은 원청 노조와 연말 성과급 지급 규모를 두고 갈등을 지속 중이며, 하청 노동자 성과급 지급과 관련해서는 별도 입장이 없는 상황이다.
철강업계는 고용 문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현대제철 당진공장 하청 노동자 1213명을 원청인 현대제철이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 지시를 내렸다. 현대제철이 협력업체 노동자를 불법파견 형태로 운영한 데 대한 조치다.
이번 조치로 원·하청 구조와 협력사 비중이 높은 철강업계 전반에 하청 노동자의 직고용 요구와 고용 안정 논쟁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 역시 현대제철이 즉각 고용에 나서지 않을 경우 공정 중단 등의 움직임을 예고한 상태다.
석유화학 업계 상황은 더 나쁘다. 장기 불황으로 정부 주도 설비 통폐합과 사업 재편 논의가 병행되며 구조조정과 성과급 축소 등을 둘러싼 갈등이 다른 업종보다 더 첨예하게 나타나고 있어서다.
한국화학산업협회에 따르면 대산·여수·울산 등 3개 석화 산단의 고용 인원은 총 4만7600명이다. 한국은행은 NCC 구조조정이 정부안대로 이뤄질 경우 고용 인원이 최소 2500명에서 최대 5200명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현재 산단 노조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석유화학산업구조 개편 과정에서의 노동자 고용을 보장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조들의 잇단 파업 예고로 산업 현장은 극도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더욱이 오는 3월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이 같은 움직임이 대규모 파업 도미노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노란봉투법의 핵심 골자 중 하나는 사내하청 근로자들에게 원청과 교섭할 권리를 인정한 것이다. 원청이 하청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이 있을 경우 원청은 하청노조와 직접 교섭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후장대 산업은 인건비 비중이 높고,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조선·철강·석유화학 업종 모두 불확실성이 큰 국면에 놓인 만큼, 노사 간 절충점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이나경 기자 nak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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