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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특별법 빨리 통과되면, 한국의 ‘워싱턴DC’될 것” [민선 8기 혁신 지자체장을 만나다-최민호 세종시장]

헤럴드경제 박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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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집무실·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추진
법적 지위갖춰져야 비로소 행정수도 완성

정부가 발표한 행정구역 개편안은 ‘졸속’
선거 병가지상사…당 강령 지키는게 우선
CTX·48개 기업 투자 유치 최대성과 자부
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세종 비즈니스라운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 시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졸속”이라며 비판했다. 이상섭 기자

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세종 비즈니스라운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 시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졸속”이라며 비판했다. 이상섭 기자




오는 6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다. 1995년 제1회 선거 이후 지방선거는 주민의 삶과 정치가 결합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장으로 자리매김 했다.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지만, 저출산·고령화로 지방소멸 위기가 심화되는 현실에서 지방정부의 중요성은 한층 커졌다. 헤럴드경제와 코리아헤럴드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기초자치단체장 인터뷰를 통해 지방정부의 오늘을 살펴보고 내일을 조망한다. 두 매체가 공동 추진하는 ‘글로벌 싱커스: 지자체 국제 경쟁력 평가 및 인증’ 결과도 반영한다.

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이 정부의 행정구역개편안을 ‘졸속’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전·충남, 광주·전남이 합쳐진 행정통합 특별시에 4년간 최대 20조원의 재정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그렇게 예산을 몰아주면 다른 시도와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종시가 수도권 인구의 분산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행정수도 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6·3 지방선거에 대해서는 “선거는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다”며 “정당의 정신을 먼저세우는 게 먼저”라고 했다.

인터뷰 내내 최 시장은 주저하지도 않았고, 거칠 것도 없었다. 정책 현안이든 당내 상황이든 에두르지 않았다. 헤럴드경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 시장을 만나 세종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세종 비즈니스라운지에서 진행됐다. 최 시장은 김태흠 충남지사, 이장우 대전시장과 함께 국회에서 단식 중이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면담하고 오는 길이었다.


-장 대표를 만났는데.

▶장 대표가 어떤 노선을 갖고 있는지는 정치적인 신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충청권 출신 대표가 저렇게 단식을 한다는데 충청권 시도지사들이 가서 위안도 하고 고향의 선배로서 격려를 해준다는 건 너무나 마땅한 거다. 그게 더불어민주당이라도 찾아 갈 수 있다.

-지방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정당은 정당의 정신과 정당의 전통을 세우는 게 우선이다. 선거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다.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저렇게 했는데 우리가 유리할 수가 있나. 당의 정신과 당의 강령을 꿋꿋이 지켜 나가는게 먼저다. 선거 때문에 당에 여러 가지로 흔들려서는 안 된다. 나도 선거에 연연하지 않으려 한다. 이제까지 쌓아올렸던 가치관과 인격을 선거에 매몰시킬 수는 없다. 비굴하고 자기 신념을 꺾고 살 생각은 없다. 더러운 짓과 배신은 하지 말아야 된다.

-최근 정부가 대전·충남 행정통합 등을 골자로 한 행정구역개편안을 내놨다.

▶너무 졸속이다. 통합안은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흠 지사와 이장우 시장이 이미 추진했던 거다. 당시 민주당은 반대를 했다. 반대한 이유는 주민투표 등의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재명 대통령이 하자고 하니 민주당 의원이 전부 적극 찬성으로 돌아섰다. 이런게 졸속이 아니고 뭐냐. 시간이 지난 뒤에 후세에 역사가들이 볼 때 뭐라고 그러겠나.


-행정통합 특별시에 5조원씩 4년간 20조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인센티브도 내놨다.

▶그 재원은 어디서 나나. 결국은 다른 자치단체에 갈 교부세를 통합특별시로 돌려야 된다. 다른 곳에 갈 예산은 안가도 되는 건가. 그게 균형 발전인가. 특별시에 차관급 부지사를 넷을 둔다고 한다. (인구) 350만 도시에 차관급 부지사를 네 명을 둔다는데, 경기도 같은 데는 1000만이 넘는데 거기는 1급 부지사(3명)다. 그럼 경기도하고 형평은 맞는 건가. 부산도 인구가 350만쯤 된다. 거기도 1급 부시장 둘밖에 없다. 자치단체 간 형평에 맞지 않다.

-교부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건의를 청와대에 하기도 했다.


▶2012년 설계된 제도(2011년말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다. 세종시는 인구 10만명에서 출발했으나, 지금은 약 40만명이다. 행정수도가 완성되면 60만∼70만명까지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가 커졌는데 똑같이 제도를 운영하는것은 맞지 않다. 세종시와 제주도는 동일하게 광역과 기초가 통합된 단층제 특수성이 있는 자치단체다. 제주도는 기초단체분 교부세를 정률제(3%)로 적용받아 올해 1조8000억원에 해당하는 교부세를 받는다. 반면 세종시는 기초분이 거의 반영되지 않아 1159억 원에 불과한 교부세를 받는 차별이 있다.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교부세 제도 개선 관련 ‘일리가 있다’며 관계 부처에 검토를 지시한 것은 고무적이다.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이 이전한다.

▶올해 정부 예산에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956억원), 대통령 세종집무실 건립(240억원)이 반영됐다. 대통령 집무실의 경우 정부가 2029년 8월 조기 완성을 공식화했다. 다만 건축물이 이전했다고 해서 수도가 되는 건 아니다. 여야가 함께 발의한 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주요 헌법기관 및 수도권에 남아 있는 중앙행정기관의 세종시 이전을 명문화 하는 내용 등이 담김)이 빨리 통과돼서 행정수도로서 법적 지위를 가져야 한다. 집무실, 의사당의 하드웨어와 특별법이라는 소프트웨어가 행정수도의 기능에 걸맞게 갖춰져야 한다.

-과거 처럼 위헌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까.

▶그게 지금 최대 난관이다. 그렇다고 개헌해서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만들자라는 것은 너무 어렵기도 하고 그게 통과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여야가 발의한 특별법을 만들어서 행정수도로서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 법이 위헌이다’라는 제소가 들어오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다시 받으면 된다. (2004년 행정수도 이전 위헌 판결이 나온 뒤) 20여 년이 지났다. 위헌 제소가 없으면 그냥 통과가 되는 것이고, ‘그게 위헌이다’라고 헌재 판단이 나오면 헌법 개정 논의를 하면 된다.

-세종시 인구 유입이 최근 둔화세다.

▶수도권 인구 50만명을 이전시키기 위해서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만든 것이다. 수도권 인구가 줄어야 되지만, 오히려 늘고 있다. 세종에 유입되는 인구의 60%가 다 대전권에서 왔다. 그럼 대전이 공동화되는 것이다. 지방분권이나 균형발전에 맞지 않다. 수도권의 인구가 이전해서 늘어야 우리가 행정수도를 만든 목표가 달성이 되는 것이다.

-수도권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인구가 유입됐다는 것은 중앙정부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뜻인가.

▶그렇다. 세종시는 국가 계획에 의해 만들어진 곳이다. 그러니까 행정 수도이전이 빨리 돼야 한다.

-지난 3년 6개월 동안의 시정 얘기를 해보자. 시정 4기(민선 8기)의 주요 성과는.

▶2024년 말 대한민국 문화도시에 최종 선정된 후, 지난해 한글문화도시 원년을 맞이하여 다방면에서 성과를 거뒀다. ‘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에는 5만3000여 명이 다녀갔고, ‘세종한글축제’에는 3일 동안 총 10만7000여 명이 방문했다. 한글상점, 한글런 등 다채로운 한글 특화사업과 함께 최근 국립한글박물관의 체험전시공간인 한글놀이터 세종관을 개관했다. 올해 정부 예산에 한글문화단지 조성 용역비 3억 원이 반영돼 한글 중심 국제문화 경쟁력을 선도해 나갈 기반이 마련됐다. 2024년 9월 도입한 ‘이응패스’는 세종시민의 대중교통 이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교통 분야에서는 CTX 사업이 눈에 띈다.

▶세종시민과 언론인이 뽑은 지난해 성과 중 1위가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의 민자적격성 조사 통과다. 시민들의 염원이 그만큼 큰 사업이다. 행정수도만큼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CTX는 충청권을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연결하는 성장축이자,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기반시설이다. 국회세종의사당, 대통령 세종집무실, 세종지법 건립으로 세종시는 행정·입법·사법의 중추기능을 모두 갖추게 될 것이다. 하지만 행정수도가 완성되더라도 여기에 맞는 광역교통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진정한 국토균형발전은 요원하다. 국회와 대통령 집무실 완성으로 수도권 인구의 세종시로 대규모 이전이 전망된다. CTX를 통해 수도권에 대한 접근성이 강화되어 행정수도 세종이 국토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주요 관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정 4기 투자 유지 성과를 소개해달라.

▶세종시는 2022년 7월 시정 4기 출범 이후 48개 기업으로부터 3조 4088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시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투자 유치 실적이다. 우수한 투자유치실적을 바탕으로, 우리시는 최근 전국 시 단위 지자체 중 유일하게 투자유치 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우리 시가 투자유치 우수 지자체로 선정된 것은 2012년 출범 이후 최초다. 이번 평가에 따라 올해 지방투자 촉진 보조금 국비 보조 비율이 기존 65%에서 70%로 5%포인트 상향될 예정이다. 세종시는 투자유치를 위해 입주기업 임차료를 지원하고 공실상가를 활용해 첨단산업을 육성했다. 우리 시는 올해 나성동에 ‘AI 융합 창업보육센터’를 조성하고자 한다. 구도심에 집중된 창업 인프라 공간을 상가공실률이 높은 나성동에도 조성해 균형 있는 창업생태계를 구축하겠다. 세종시가 한국폴리텍대와 함께 설립한 ‘세종국제기술교육센터’가 지난달 개소했다. 또 한국산업은행 세종지점이 개점식을 갖고 영업을 개시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세종시에만 없던 산업은행 지점이 입지하게 됐다.

-올해 계획은.

▶올해는 시정 4기가 마무리되는 해이자, 지난 3년 6개월간 이뤄온 성과를 확산하는 시기다. 세종시가 미래전략수도로 도약하기 위한 원년으로, 5대 비전을 실현해 가시적 성과로 연결하는데 총력을 다할 것이다. 대통령실과 국회가 완전 이전하고 행정수도 특별법 통과와 개헌에 성공한다면, 대한민국 제2의 수도이자 ‘대한민국의 워싱턴DC’ 같은 행정수도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CTX가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해 세종시 도심을 가르는 철도 건설에 한층 탄력을 받게 된다. 우리 시는 올해 시정을 이끌 사자성어를 ‘월파출해(越波出海)’로 정했다. ‘파도를 넘어 바다로 나아간다’는 뜻으로, 대내외적으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위기를 슬기롭게 넘고, 역량을 키우자는 의미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정치적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우리 세종시 앞에 놓인 과제도 결코 가볍지 않다. 눈앞의 파도를 두려워하며 제 자리에 머무르기보다, 파도 너머의 더 넓은 가능성과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정리=박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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