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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설비투자에 발목 잡힌 한국경제…“올 성장세는 확대”

헤럴드경제 김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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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제성장률 1% 턱걸이
공사비탓 건설부진, 설비도 예상밖 부진
작년 성장률 내수증가·수출호조가 견인
올해도 반도체 수출호조·내수회복 전망
이현영(왼쪽부터) 지출국민소득팀장, 이동원 경제통계2국장, 박창현 국민소득총괄팀장, 이예지 국민소득총괄팀 과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기자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현영(왼쪽부터) 지출국민소득팀장, 이동원 경제통계2국장, 박창현 국민소득총괄팀장, 이예지 국민소득총괄팀 과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기자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전망치에 부합하는 1%를 기록했다. 하지만 4분기 역성장하면서 ‘턱걸이 달성’이라는 꼬리표를 면치 못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고 민간 소비와 정부 소비가 늘어났지만, 건설과 설비 투자가 예상보다 크게 악화한 여파다. 올해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K자형’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깜짝’ 역성장에는 건설과 설비 투자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4분기 건설투자는 전 분기 대비 3.9% 감소하며 3분기(0.6%) 이후 1개 분기 만에 다시 역성장했다. 지난 2024년 4분기(-4.1%)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지난 3분기 건설투자가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4분기에도 부진 완화 속도가 빨라지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공사비가 높은 수준으로 지속되고 있는 것이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익성이 낮아서 건설 수주는 쌓여있는 상황인데 시공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약해졌다”며 “건설업체로서는 수익성이 담보돼야 하고, 발주자인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증액 협상이 지속되는 영향”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9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입찰계약 시스템이 중단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설비투자 또한 지난 4분기 1.8% 줄면서 3분기(2.6%) 이후 1개 분기 만에 다시 역성장했다. 이 국장은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법인용 자동차 투자가 좋았고 특별히 나빠질 거라 생각 못했는데 4분기에 줄어든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도 반도체 호조에도 자동차와 기계 및 장비 등이 줄면서 2.1% 감소했다. 지난 2022년 4분기(-3.6%) 이후 3년만에 최저치다.

4분기 역성장에 연간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치인 1%를 겨우 달성하게 됐다. 앞서 한은은 4분기 경제성장률이 -0.4%만 넘으면 연간 경제성장률 1%를 달성할 수 있다고 하면서 1.1% 성장 가능성도 시사했다.

산술적으로 4분기 성장률이 0.0% 이상이면 1.1%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직전 한은의 4분기 0.2% 성장률 전망과 맞물리면서 1.1% 호실적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4분기 성장률이 -0.3%를 기록하면서 1% 성장률도 ‘턱걸이’한 것이다.


다만 기존 전망과 비교하면 1% 성장률도 고무적이라고 한은은 강조했다. 한은은 지난해 연간 전망치를 2023년 11월(2.3%) 이후 지난해 5월(2.1%), 11월(1.9%), 올해 2월(1.5%), 5월(0.8%) 등 계속 낮춰왔다. 그러다 지난해 8월 0.9%로 올린 뒤, 11월에는 1%로 재차 높였다.

지난해 경제가 하반기부터 반등한 것은 무엇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와 내수 증가의 영향이 컸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에서 반도체 수출의 기여도를 0.9%포인트로 제시했다. 올해 전체 성장률의 상당 부분을 반도체가 이끈 셈이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도 지난해 각각 1.3%, 2.8%씩 성장했다. 민간소비는 2023년(2%) 이후 2년만에, 정부소비는 2022년(4%) 이후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설비투자와 지식재산생산물투자 또한 각각 2%, 2.9%씩 늘며 2021년(10.2%), 2022년(7.8%)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국장은 “지난해 건설투자 성장이 중립적이었으면 연간 경제성장률은 2.4%가 됐을 것”이라며 “2024년 2분기부터 경제 성장세가 미약했고 작년 1분기에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역성장을 보였지만, 예상보다 빨리 회복되는 모습 보였고 이런 흐름이 연간 성장률 전망치 조금씩 높이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상보다 빨리 회복된 기저효과로 4분기가 마이너스 성장했음에도 연간 성장률이 1%를 나타낸 것은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올해도 반도체 등 IT 업종을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내수 회복세도 이어지면서 지난해보다 더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잠재성장률 수준인 1.8%로 전망했다. 더 나아가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보다 더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기존 1.8%에서 0.1%포인트 높여 잡았다.

이 국장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성장세가 확대될 것”이라며 “우리 경제는 단기적으로 보면 민간 소비와 재화 수출 두 가지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모두 지난해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정부 예산이 지난해 대비 3.4% 늘면서 정부 지출 기여도가 지난해보다 높아질 수 있다”며 “건설업의 성장 제약 정도도 올해는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비IT 부문의 성장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총재는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 성장률이 1.8%로 잠재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반도체 경기에 힘입어 성장을 주도할 IT(정보기술) 부문을 제외하면 성장률은 1.4%에 그치고 부문 간 회복 격차가 커 체감 경기와 괴리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K자형 회복(양극화 양상의 회복)’은 결코 지속 가능하고 완전한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며 “신산업 육성을 통한 성장 기반 다변화 등 구조 전환 노력을 지속함으로써 특정 부문에 편중된 성장·회복 패턴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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