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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가 ‘기본·필수상품’이 될 때 [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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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6년 1월 22일자 경향신문 ‘[여적]무상생리대’를 재가공하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가격이 저렴한 생리대를 위탁 생산해 무상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2023년 여성환경연대 조사 결과 국내 생리대 1개의 평균 가격은 196원으로 해외 제품보다 40% 더 비쌌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가격이 저렴한 생리대를 위탁 생산해 무상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2023년 여성환경연대 조사 결과 국내 생리대 1개의 평균 가격은 196원으로 해외 제품보다 40% 더 비쌌다. 연합뉴스


여성들에게 초경부터 완경까지의 40년은 자신의 몸과 사회가 어떻게 만나고 있는지 알게 되는 시간이다. 변화한 신체를 불안해하는 10대, 힘들 땐 학업·노동 중단까지 고심하는 청년기, 임신·출산기, 공백·상실로 취급되는 완경기까지 여성의 전 생애를 걸쳐 몸의 질문은 계속된다. 여성에게 월경이란 단순한 생물학적 현상이 아닌 교육, 노동, 인권 문제라는 뜻이다. 2000년대 등장한 월경권 운동은 월경하는 사람이 차별과 낙인 없이 일상에 참여할 권리를 말한다. 당시만 해도 월경은 사적인 일, 개인이 통제해야 할 문제로 치부됐다. 월경 관련 얘기는 친밀한 사이에서만 나누고, “너 생리하냐”는 말은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여성을 상징하는 여성 편견 용어였다. 이처럼 월경을 ‘재생산의 도구’ ‘여성의 시간’으로만 본 사회의 시선을 뒤집은 것이 월경권 운동이었다.

월경권을 공적 의제로 자리 잡게 한 것이 생리대다. 2016~2018년 잇달아 터진 깔창 생리대, 여성 노숙인 생리대 사건 이후 정부·지자체를 중심으로 공공 생리대 정책이 확대됐다. 여성이 감당해야 할 필수 생존 비용을 개인의 책임으로 넘기면 안 된다는 사회적 자각이었다. 특히 2017년 유해물질이 검출된 생리대 사태는 “안전한 생리대는 공공재이고 여성인권 문제”라는 인식이 자리 잡는 계기가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가격이 저렴한 생리대를 위탁 생산해 무상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생존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생리대 제조기업에도 “고급이라는 이유로 바가지 씌우는 것을 그만하고 가격 낮은 표준 생리대도 살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2023년 여성환경연대 조사 결과 국내 생리대 1개의 평균 가격은 196원으로 해외 제품보다 40% 더 비쌌다. 여성의 몸을 담보로 많은 돈을 벌어온 기업들도 ‘공공 생리대’라는 말과 정책에 이의를 달기 힘든 이유다.

생리대는 여성의 삶을 바꾼 역사적 발명품이다. 오늘도 판매대 앞에서 “생리대 주세요”라고 하는 여성의 말엔 “나의 건강·노동·존엄을 존중해달라”는 뜻이 담겨 있다. 생리대가 ‘기본·필수 상품’이라는 국가적 공론의 물꼬가 열린 의미가 크고 반갑다.

▼ 구혜영 논설위원 koohy@khan.kr

플랫팀 기자 fl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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