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코스피가 장중 5,000을 넘어서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권이 교체되면 내년에 증시가 3000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 제대로 되면 임기 중 5000까지 가는 게 정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얘기가 아니다. 무려 19년 전인 2007년 12월14일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시절 한 발언이다. 이처럼 ‘코스피 5000’은 오랫동안 고질적인 저평가에 눌려온 한국 증시를 부양해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역대 대통령들의 목표였다.
이 전 대통령의 발언 당시 코스피 종가는 1895.05였다. 이 전 대통령은 이른바 ‘747 공약’으로 경제 부흥을 꾀했지만 2008년 10~11월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으로 코스피가 1000이 깨져 983.32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다만 퇴임 무렵엔 다시 2000선을 회복했다.
2013년 취임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좀 더 ‘현실적인’ 목표인 ‘임기 내 코스피 3000’을 내걸었다. 하지만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해 막대한 돈을 풀던 양적 완화를 종료하고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전환하면서 국내 증시도 얼어붙었다. 박 전 대통령 임기 내내 코스피는 1000~2000대 ‘박스피’에 머물렀다.
트위터 갈무리 |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 뒤에도 2000대에 머무르는 박스피는 계속 됐다. 그러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세계 경제가 직격탄을 맞아 코스피가 1500선까지 떨어졌다가, 각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시중에 자금이 대거 풀리면서 반등하기 시작해 2021년 1월 사상 처음 3000을 돌파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때 풀린 돈이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일으켜 2022년부터 다시 통화 긴축 정책으로 전환되고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터져 다시 2100선으로 내려갔다.
그해 5월 취임한 윤석열 정부도 코리아 증시 밸류업을 목표로 주가 부양 의지를 밝혔으나 2024년 12·3 내란 사태가 터지면서 주가는 2300선에서 머물렀다.
지난해 4월4일 내란을 일으킨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나오고 조기대선 국면으로 넘어가면서 증시 분위기는 빠르게 바뀌었다.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코스피 5000’ 달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상법 개정 등 적극적인 증시 부양 정책을 폈고, 하반기부터 인공지능 붐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기 시작하면서 반도체 장기호황(슈퍼사이클) 국면에 진입했다. 그해 4월9일 저점(2293.70)부터 코스피는 상승 추세를 지속해 지난해 10월27일 4000을 달성했고, 불과 석 달 만인 22일 장중에 사상 첫 5000을 터치했다. 이로써 지난 1980년 1월4일 지수 100에서 시작한 코스피는 46년 만에 ‘코스피 5000’ 시대를 열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겨울밤 밝히는 민주주의 불빛 ▶스토리 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