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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뷔의 서른·블랙핑크 제니의 스물다섯…K-팝 두 아이콘이 쓴 ‘어제와 오늘’

헤럴드경제 고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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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뷔, 블랙핑크 제니 나란히 사진전
뷔는 2월 1일까지 프리즈하우스 서울
제니는 오는 29일까지 유스퀘이크
뷔 사진전 [하이브 제공]

뷔 사진전 [하이브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1. 영하 17도의 한파도 무색했다. 갤러리에선 “날씨가 추우니 예약 시간 10분 전에 와달라”고 안내했다지만, 팬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보통 미리와 기다리는 아미들이 다수였다. 지난 20일 서울 신당동 프리즈하우스 서울에서 열린 그룹 방탄소년단 뷔의 ‘V 타입 비(V TYPE 非) 현장. 전시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대기 중인 김아미(37) 씨는 “팬이다 보니 뷔가 나온다는 것 자체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뷔의 얼굴이 다 하겠지만 새로운 콘셉트로 찍은 사진이 많아 어떻게 소화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2. 같은 날 오후 서울 종로, 고즈넉한 겨울의 경복궁을 마주한 유스퀘이크에선 제니의 첫 사진전 ‘제니 포토 엑시비전 J2NNI5(JENNIE PHOTO EXHIBITION J2NNI)’이 한창이다. 건물 앞을 가득 메운 제니의 앳된 얼굴 사진 덕에 길을 가던 사람들조차 잠시 멈춰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았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가장 빛나는 찰나를 붙잡아 둔 제니의 사진전은 그에겐 ‘성장의 일기’였고, 팬들에겐 영원히 늙지 않는 ‘추억 저장소’였다.

K-팝을 넘어 글로벌 아이콘으로 자리한 두 슈퍼스타 덕에 서울은 거대한 갤러리로 변모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뷔와 블랙핑크의 제니 이야기다.

제니의 첫 사진전 ‘제니 포토 엑시비션 J2NNI5(JENNIE PHOTO EXHIBITION ’J2NNI)’/고승희 기자

제니의 첫 사진전 ‘제니 포토 엑시비션 J2NNI5(JENNIE PHOTO EXHIBITION ’J2NNI)’/고승희 기자



과거 아이돌 사진전이 미공개 사진 방출전이었다면, 두 사람의 사진전은 걸출한 두 아티스트의 철학과 메시지를 담는 그릇으로 달라졌다. K-팝 업계 관계자는 “제니와 뷔처럼 글로벌 영향력을 가진 아티스트들은 그룹이나 음악만으로 자신을 표현하지 않는다. 사진, 공간, 텍스트가 결합된 전시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팬들과 공유하는 세련된 방식 중 하나”라고 봤다.

시작 날짜는 다르지만 맞물려 열리는 탓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K-팝 스타들의 사진을 찍어온 국내 톱 포토그래퍼 홍장현이 나란히 참여한 사진전이라는 점에선 닮았지만, 두 전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간다. 제니는 가장 꾸밈없는 과거의 ‘민낯’을 향해, 뷔는 규정할 수 없는 미지의 ‘예술’을 향한다. K-팝 스타, 아이콘을 넘어 지금 이 시대의 피사체가 된 두 사람이 쓴 시간을 따라갔다.

‘스물다섯 제니’의 조각들

“처음엔 민망하고 부끄럽고, 내가 이랬다고? 말도 안 돼 이런 순간이 너무 많아 사진을 다 뺐어요. 정말 예쁘다고 느껴지는 사진들만 골라 넣기도 했죠. 그러다 스스로에게 ‘네가 이걸 남긴 이유가 뭐야?’라며 질문하게 됐어요. 부끄러운 모습도 결국 나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됐죠.”

시계를 돌려 2021년으로 가자. 스물다섯의 제니는 자신의 기록을 남겼다. 직전 해에 정규 앨범 ‘본 핑크’와 타이틀곡 ‘하우 유 라이크 댓’이 글로벌 무대에서 사랑받으며 다시 한번 K-팝 위상을 공고히 한 때다. 그 무렵 제니의 조각들이 퍼즐처럼 다시 떠올랐다.

제니의 첫 사진전 ‘제니 포토 엑시비션 J2NNI5(JENNIE PHOTO EXHIBITION ’J2NNI)’/고승희 기자

제니의 첫 사진전 ‘제니 포토 엑시비션 J2NNI5(JENNIE PHOTO EXHIBITION ’J2NNI)’/고승희 기자



전시장 입구의 문을 열면 일종의 ‘인트로’부터 제니와의 만남이 시작된다. 중앙에 놓인 기다란 테이블은 관람객들이 직접 퍼즐을 맞출 수 있도록 해둔 장치. 조각 하나를 들어 딱 맞는 곳에 넣으면 대형 스크린으로 제니의 어떤 날들이 떠오른다.


전시를 찾은 팬들은 제니와 함께 그날의 기억을 맞추며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된다.

서른이 된 제니가 다시 꺼내든 순간은 5년 전. 스물다섯 살 제니의 기록은 따뜻하고 해사하다. 이곳엔 ‘인간 샤넬’로 불리는 톱스타는 없다. 가장 찬란했지만, 가장 평범하고 싶었던 시절의 기록으로, 철저한 해체와 복원의 공간이었다.

홍장현, 신선혜, 목정욱 등 사진작가 세 사람이 포착한 피사체 제니는 뜨거운 조명 아래 완벽한 아이돌의 모습을 옮기지 않았다. 다소 헝클어진 머리, 화장기 없는 얼굴, 장난스럽게 일그러뜨린 표정 등 흠결 없는 K-팝 스타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일상의 기록이었다.


제니는 전시 마지막 코스에서 보여주는 인터뷰 영상을 통해 “처음 해보는 촬영과 의상도 많았고, 과감한 선택도 있었지만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고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했다.

제니의 첫 사진전 ‘제니 포토 엑시비션 J2NNI5(JENNIE PHOTO EXHIBITION ’J2NNI)’/고승희 기자

제니의 첫 사진전 ‘제니 포토 엑시비션 J2NNI5(JENNIE PHOTO EXHIBITION ’J2NNI)’/고승희 기자



전시는 마치 스물다섯의 제니가 적어둔 일기장을 엿보는 기분이다. 화려한 무대에서 내려와 혼자 남겨진 시간의 제니, 훌쩍 떠난 여행길에서 자연인으로 돌아간 제니, 주체할 수 없는 감정들에 온전히 자신을 맡긴 제니, 끊임없이 자유를 갈망하는 제니의 모습이 한 컷 한 컷의 사진 안에 살아있었다. 경복궁이 내려다보이는 통창, 시린 겨울 햇빛이 찬란했던 제니의 스물다섯과 만나면 또 하나의 B컷 사진이 된다.

이 전시가 흥미로운 것은 3층의 공간을 온전히 활용한 스토리텔링에 있다. 좁다란 동선을 천천히 이동하다 보면 일체의 텍스트를 배제한 이미지들이 관객에게 말을 건다.

제니의 스물다섯은 늘 ‘나’를 찾아 헤매는 여행 같았다. 그는 “나 자신이 누구인지 묻는 말이 늘 내 안에 존재했다”며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을 남겨두고 시간이 흘러 이것들을 보며 나를 떠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계속 너답게 살라고, 스물다섯의 제니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다”고 했다. 제니가 팬들에게 건네는 메시지는 포토북에 담겼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도, 가장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도 결국 나”라는 것.

전시는 오는 29일까지이나, 예매 시작 40분 만에 전 회차가 매진됐다. 692페이지에 달하는 제니의 한정판 포토북은 무게만 2kg에 육박하지만 ‘소장용’과 ‘감상용’으로 두 권씩 구매하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벌써 3000부가 동이 났다. 티켓 수익금은 전액 기부된다.

뷔의 두 번째 사진전 뷔 타입 비 : 온-사이트 인 서울(V TYPE 非 : ON-SITE IN SEOUL)은 모든 정의를 부정하고 다시 쓰는 뷔라는 예술을 담아낸다. [하이브 제공]

뷔의 두 번째 사진전 뷔 타입 비 : 온-사이트 인 서울(V TYPE 非 : ON-SITE IN SEOUL)은 모든 정의를 부정하고 다시 쓰는 뷔라는 예술을 담아낸다. [하이브 제공]



뷔의 V TYPE 非: 정의를 거부하는 얼굴, 뷔라는 장르
얼굴이 곧 장르였다. 하지만 무엇으로도 정의할 수 없는 피사체였다. ‘뷔’는 그 자체로 “하나의 범주로 규정할 수 없는 장르”였다.

뷔의 두 번째 사진전 뷔 타입 비 : 온-사이트 인 서울(V TYPE 非 : ON-SITE IN SEOUL)은 모든 정의를 부정하고 다시 쓰는 뷔라는 예술을 담아낸다.

지난 2024년 발매된 포토북 ‘타입 1(TYPE 1)’이 뷔의 온전한 휴식과 나른함을 담아냈다면, 이번 ‘타입 비(非)’는 완전체 컴백을 앞두고 K-팝을 넘어 글로벌 스타로 자리한 뷔의 아티스트로의 면모를 끄집어냈다.

총 20개의 콘셉트로 담아낸 사진들이 걸린 전시장은 햇살이 잘 들어서는 소담한 공간이나, 미디어 아트 갤러리를 보는 것처럼 역동성이 풍긴다. 뷔 자체가 이 전시에서 피사체를 넘어 공간을 장악하는 퍼포머로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진 속 뷔는 성별의 경계가 모호한 스타일링을 하거나, 초점을 흐린 몽환적인 연출 속에 숨어버리기도 한다. 때론 스타의 모습 그대로 존재하면서도 때론 경계를 허물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뷔가 직접 구성, 총 278페이지 분량으로 담아낸 포토북의 일부를 내건 전시에서 뷔는 한 장 한 장 독자적인 아티스트로 존재하면서도 하나의 큰 흐름으로 유연하게 이어진다. 모든 사진에서 가장 강렬하게 존재하는 것은 뷔의 눈빛이다. 몽환적인 콘셉트, 장난스러운 미디어 영상에서도 ‘눈빛이 서사’라는 점을 증명한다.

방탄소년단 뷔의 사진전 ‘V 타입 비(V TYPE 非) [하이브 제공]

방탄소년단 뷔의 사진전 ‘V 타입 비(V TYPE 非) [하이브 제공]



뷔의 전시는 무대와 일상을 오가는 다수의 사진, 특정 콘셉트의 미공개 사진을 늘어놓는 아이돌 사진전의 전형을 깬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송출되는 미디어 아트 영상과 결합한 사진들은 정적인 이미지를 동적인 체험으로 확장한다.

이번 사진전은 전역 후 뷔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전시는 한층 성숙해진 뷔의 모습을 담아냈다는 표면적 의미 외에도 세계 최고의 아이돌로 보내온 1막을 지나 다시 완전체로 돌아와 아티스트로 오래 활동하기 위한 리브랜딩이라는 의미도 있다. 무엇으로도 규정할 수 없는 아티스트 뷔의 2막은 어디로든 뻗어갈 수 있는 아티스트라는 정의를 담고 있다.

개막 당일 현장엔 다양한 국적의 아미들을 만날 수 있었다. 폴란드에서 온 조리안(29) 씨는 “뷔의 끊임없는 변신이 나에게 영감을 준다”며 “선공개된 사진을 보고 직접 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는데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다음 달 1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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