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재 등으로 사실상 폐쇄됐던 베네수엘라 원유 시장이 해외에 다시 열리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지 약 3주 만에, 미국의 승인을 받은 유조선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싣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2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폴리에고스호(Poliegos)’가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선적해 이탈리아의 한 항구로 운송하기 위해 이동 중이다. 미국의 요청에 따라 베네수엘라산 원유 판매를 맡게 된 글로벌 에너지 무역 기업인 네덜란드의 비톨과 싱가포르의 트라피구라가 해당 화물의 소유주로 등재돼 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비톨과 트라피구라가 미국 정부로부터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운송·판매 사업을 수주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두 회사는 베네수엘라 원유 수급 협상과 수출과 관련해 미국으로부터 임시 특별 라이선스를 취득했으며, 이를 통해 최대 5000만 배럴의 원유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베네수엘라 푸에르토 라 크루스에 위치한 국영 석유회사 PDVSA의 푸에르토 라 크루스 정유시설 / 로이터=연합 |
2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폴리에고스호(Poliegos)’가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선적해 이탈리아의 한 항구로 운송하기 위해 이동 중이다. 미국의 요청에 따라 베네수엘라산 원유 판매를 맡게 된 글로벌 에너지 무역 기업인 네덜란드의 비톨과 싱가포르의 트라피구라가 해당 화물의 소유주로 등재돼 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비톨과 트라피구라가 미국 정부로부터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운송·판매 사업을 수주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두 회사는 베네수엘라 원유 수급 협상과 수출과 관련해 미국으로부터 임시 특별 라이선스를 취득했으며, 이를 통해 최대 5000만 배럴의 원유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출을 위해 이동 중인 폴리에고스호는 이달 말까지 원유 100만 배럴을 선적한 뒤, 이탈리아 아우구스타 항구로 향할 예정이다. 아우구스타는 지중해 지역의 물류 허브로, 이탈리아 ISAB 정유공장과 알제리 국영 에너지 기업 소나트라크가 운영하는 정유공장 등으로 원유를 공급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폴레간드로스(Folegandros)라는 또 다른 유조선도 수일 내에 베네수엘라를 출발해 지중해로 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는 2월 유럽에 도착할 예정인 유조선들의 운항은 30년에 걸친 잘못된 관리와 투자 부족, 부패로 어려움을 겪어온 베네수엘라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의 일환”이라고 보도했다.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베네수엘라는 하루 약 35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며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우고 차베스 집권 이후 석유 산업이 국유화됐고, 여기에 미국의 경제 제재까지 겹치면서 원유 생산량은 급감했다. 주요 수출 통로 역시 반미 전선을 형성한 중국 등 일부 국가로 제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를 축출한 이후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의 부흥을 추진하고 있지만, 미국 기업들이 참여를 주저하면서 제3국 기업인 비톨과 트라피구라가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선점하게 됐다. 베네수엘라의 국가 부채가 1500억 달러(약 220조원)를 넘는 상황에서, 채권자들이 초기 원유 판매 대금을 압류할 수 있다는 법적 위험이 크다는 점이 미국 기업들의 참여를 가로막고 있다.
베네수엘라 원유 판매 대금은 미국 당국이 관리하는 은행 계좌로 입금되며, 델시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이 이끄는 베네수엘라 과도 정부가 당장 필요한 국정 운영 자금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AFP 통신에 따르면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미국으로부터 받은 원유 판매금을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한편 미국은 지난해 12월부터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송을 통제하고 있으며, 전날에는 카리브해에서 유조선 ‘사기타(Sagitta)호’를 나포했다. 중남미 지역을 관할하는 미군 남부사령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베네수엘라에서의 원유 반출은 오직 적법하고 사전에 조율된 경우에만 허용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승인 없이는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출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김송이 기자(grap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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