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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A 파이널] "우린 서로를 믿었다"... 'V2' 하나카드, 눈물과 환희의 우승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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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주 기자] (고양=국제뉴스) 이정주 기자 = "우리는 서로를 믿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꿈꿔왔던 순간이 이뤄져서 기쁩니다." (무라트 나지 초클루)

기적 같은 역전승, 그리고 2년 만의 패권 탈환. PBA 팀리그 사상 최초로 'V2(통산 2회 우승)'를 달성한 하나카드 선수들의 눈가에는 환희의 눈물이 맺혀 있었다.

21일 밤,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이널 6차전에서 SK렌터카를 꺾고 우승을 확정한 직후, 하나카드 선수단(김병호, 김가영, 김진아, 신정주, Q.응우옌, 초클루, 사카이 아야코)은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의 마음고생과 우승의 기쁨을 털어놓았다.

이들의 우승 소감에는 공통된 키워드가 있었다. 바로 '믿음'과 '감사'였다.

# "지옥 같았던 일정... 서로가 있었기에 버텼다"

파이널 6차전에서 SK렌터카를 꺾고 우승을 확정한 직후, 하나카드 선수단(사진 좌측위부터 시계방향 김병호, 신정주, Q.응우옌, 김가영, 김진아, 초클루, 사카이 아야코)/@PBA

파이널 6차전에서 SK렌터카를 꺾고 우승을 확정한 직후, 하나카드 선수단(사진 좌측위부터 시계방향 김병호, 신정주, Q.응우옌, 김가영, 김진아, 초클루, 사카이 아야코)/@PBA


팀을 이끈 '캡틴' 김병호는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정말 힘들었다. 지난해 12월 31일부터 모여 20일이 넘는 시간 동안 5라운드와 포스트시즌까지 쉴 새 없이 달려왔다"며 험난했던 여정을 회상했다. 이어 "그래도 결국 우승을 하며 값진 메달을 받아낼 수 있었다. 묵묵히 따라와 준 팀원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공을 돌렸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미친 활약'을 펼치며 MVP를 차지한 '여제' 김가영 역시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김가영은 "우승해서 너무 좋은데, 저와 김진아 선수가 우는 건 (떠나는) 사카이 선수 때문"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사실 5라운드 때부터 컨디션 난조로 힘든 상황이 있었다. 하지만 옆에서 버텨주고 지켜준 팀원들이 없었다면 회복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다려준 팀원들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정주 또한 "1라운드 우승 후 5라운드에서 부침을 겪었는데, (농담조로) 김가영 선수의 부진 탓도 있었던 것 같다"고 웃으며 분위기를 띄운 뒤, "김가영 선수도 사람이기에 당연히 그럴 수 있다. 포스트시즌부터 팀원들이 똘똘 뭉쳐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줬기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 '굿바이' 사카이 아야코... "하나카드, 평생 잊지 못할 것"

이번 시즌을 끝으로 LPBA활동을 마치고 고국 일본으로 돌아가는 하나카드 사카이 아야코(일본, 49) LPBA 주요기록.  참가대회 45회, 누적 상금 88,495,000원, 우승 2회(2023-2024하이원리조트 LPBA 챔피언십, 20232023-2024에스와이 LPBA 챔피언십)/@PBA

이번 시즌을 끝으로 LPBA활동을 마치고 고국 일본으로 돌아가는 하나카드 사카이 아야코(일본, 49) LPBA 주요기록.  참가대회 45회, 누적 상금 88,495,000원, 우승 2회(2023-2024하이원리조트 LPBA 챔피언십, 20232023-2024에스와이 LPBA 챔피언십)/@PBA 


이날 우승 현장은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가정(아들 뒷바라지)을 위해 일본으로 돌아가는 사카이 아야코에게는 마지막 팀리그 무대였기 때문이다.

우승이 확정되자 동료들과 부둥켜안고 오열한 사카이는 "우승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하나카드 팀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내 당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며 작별 인사를 대신했다.


3년간 팀의 기둥으로 활약한 초클루는 "이렇게 큰 무대에서 우승해 기쁘다. 3년 동안 같은 팀원들과 두 번이나 챔피언에 올랐다. 성공적인 3년을 보냈다"고 자평하며 "기회가 된다면 또 이런 팀을 만들어 팀원들과 같은 순간을 느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서로를 향한 굳건한 믿음으로 '원팀(One Team)'이 되어 가장 높은 곳에 오른 하나카드. 그들의 뜨거운 눈물은 2026년 겨울, 당구 팬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드라마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 <우승팀 하나카드 기자회견 전문>

◆ (선수 전원) 우승 소감

= 김병호: 힘들었다. 지난해 12월31일에 모여 20일이 넘는 시간 동안 5라운드와 포스트시즌까지 험난한 일정이었다. 그래도 우승을 하면서 값진 메달을 받아낼 수 있었다. 팀원들에게 너무 고맙다.

사카이 아야코: 우승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 하나카드 팀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초클루: 이렇게 큰 무대에서 우승해 기쁘다. 3년 동안 같은 팀원들과 2회 챔피언에 올랐다. 성공적인 3년을 보냈다. 하나카드의 선수들과 이런 성과를 이뤄내 기분이 좋다. 우리는 서로를 믿고 최선을 다했다. 꿈꿔왔던 순간이 이뤄져서 기쁘다. 기회가 된다면 또 이런 기회를 만들어 팀원들과 같은 순간을 느껴보고 싶다.

김가영: 우승해서 너무 좋은데, 이렇게 저와 김진아 선수가 우는 건 사카이 선수 때문이다. 그래도 우승을 해서 너무 좋다. 5라운드 때부터 제가 컨디션 난조가 있었고 어려운 상황이 있었지만, 옆에서 버텨주고 지켜준 팀원들이 없었으면 내가 회복하지 못했을 것이다. 기다려준 팀원들에게 감사하다. 덕분에 우리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사랑한다고 팀원들에게 전한다.

신정주: 우리가 1라운드를 우승하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다가 5라운드 때 다소 부침을 겪었는데, 조금은 김가영 선수 때문인 것 같다(웃음). 사실 김가영 선수도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포스트시즌부터 팀원들이 뭉쳐서 우승할 수 있었다. 팀원들이 자랑스럽다.

김진아: 선수들이 1라운드에 너무 잘해줘서 우승을 한 덕분에 제가 기용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파이널까지 나름 반타작은 한 것 같다(웃음). 5라운드 때부터 다들 마음 고생을 많이 했을텐데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다음 시즌에도 같은 멤버로 뛰고 싶다.

Q.응우옌: 굉장히 행복하다. 팀원들과 함께 이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이 순간이 오기까지 모두 힘든 시간을 거쳐왔다. 초클루 선수가 포스트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손을 다치면서 위기도 있었지만, 모두가 합심하고 서로를 믿어가며 힘든 순간들을 이겨냈다. 모두 100%가 넘는 전력을 다해서 좋은 결과를 이뤄냈다.

김병호: 초클루 선수가 포스트시즌 시작 전날 손을 다쳤다. 횡단보도를 뛰어가다가 길에서 미끄러져서 손바닥이 패였다. 진물이 날 정도였다. 포스트시즌이 끝나니깐 다 나았다(웃음). 그래도 Q.응우옌 선수가 3세트를 맡아서 잘해줬고, 신정주 선수도 제 역할을 해냈다.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5-2026 포스트시즌 파이널’ 챔피언 하나카드 선수들. 초클루, 김가영, 신정주 주장 김병호, Q.응우옌, 김진아, 사카이(사진 위 좌측부터 S자 방향)/PBA 편집 이정주 기자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5-2026 포스트시즌 파이널’ 챔피언 하나카드 선수들. 초클루, 김가영, 신정주 주장 김병호, Q.응우옌, 김진아, 사카이(사진 위 좌측부터 S자 방향)/PBA 편집 이정주 기자


◆ (김가영, 사카이) 사카이 선수 때문에 울었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사카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당분간 PBA를 떠날 것 같다. 일본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김가영: 나는 사카이 선수의 결정을 모르고 있었다. 경기가 끝나고 김진아 선수가 펑펑 울었다. 지난 파이널에는 김진아 선수가 출전을 하지 못해서 이번에 마음 고생을 털어낸 줄 알았는데, 사카이 선수도 울고 있었다. 나중에 사카이 선수가 다음 시즌부터 팀을 떠나는 걸 알게 됐다.
사카이: 팀원들에게 얘기하지 못했던 것은 포스트시즌에 팀원들이 나로 인해서 흔들릴 것 같기 때문이었다. 팀이 최고의 플레이를 하기 위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김병호: 사카이 선수가 가족들하고 보내고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엄마로써 제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 (사카이)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만큼 우승이 간절했을 것 같다.
사카이: 하나카드 팀원들과 함께 우승하고 싶은 의지가 정말 강했다.
김가영: 사카이 선수가 5라운드부터 정말 열심히 경기를 했다. 내가 부진해서 사카이 선수가 더 열심히 하는 건 줄 알았다(웃음).

◆ (사카이) 차후 복귀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 아들이 한국의 수능과 같은 대학입시센터시험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엄마로써 아들을 서포트하고 싶은 생각이 크다. LPBA 복귀는 아들의 시험이 끝난 이후에 생각할 계획이다. 일단 이번 시즌 남은 대회는 정상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 (김병호)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힘든 순간은 언제였나.
= 5라운드에서 3승 6패를 하고,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크라운해태에게 패배했다. 그때가 가장 어려웠다. 2차전을 내주면 탈락하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선수들이 두 시즌 전에 우승했던 DNA가 남아있었다. 준플레이오프 2~3차전을 이기고 나서 파이널을 간다면 SK렌터카와 7차전까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원들과 오더에 대한 계획도 여러 가지 짜면서 위기를 넘어섰다.

하나카드 선수단이 6차전 승리로 우승이 확정된 후 함께 껴안고 기쁨을 누리고 있다/@PBA

하나카드 선수단이 6차전 승리로 우승이 확정된 후 함께 껴안고 기쁨을 누리고 있다/@PBA  


◆ (김병호) 파이널 5차전에서 세트스코어 1:4로 패배한 이후 6차전에 오더를 대거 변경했다.
= 3승1패로 앞서나가면서 모두가 4승1패라고 이길거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5차전에 SK렌터카가 오더를 완전히 바꿨고, 우리가 허무하게 졌다. 5차전 종료 후 바로 6차전 오더를 내야 했다. 남자 선수들끼리 모여서 20분 가까이 회의를 했다. 서로의 생각을 얘기하다가 결론을 내렸다. 또 6차전 오더가 우리가 두 시즌 전 SK렌터카와 파이널 7차전 오더와 동일했다. 김진아 선수가 빠지는 상황이라 미안하기도 했다. 내가 김진아 선수와 함께 4세트에 출전해서 3승2패를 거뒀지만, 6차전에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다. 그래서 6차전에만 오더를 바꿔서 냈다.

◆ (김진아) 2시즌 전 우승 당시에는 파이널에 출전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파이널 6차전을 제외하고 포스트시즌 전 경기에 출전했다.
= 내가 큰 무대 경험이 적다. 그래도 팀이 1라운드에 우승을 한 덕분에 내가 2라운드부터 5라운드까지 전 경기를 출전할 수 있었다. 덕분에 경험을 많이 쌓았다. 사실 파이널 3차전까지는 그렇게 떨리지 않았는데 우승이 코앞으로 다가오니 5차전과 6차전에는 정말 떨렸다. 또 6차전에 출전하지 못한 건 서운하지 않다. 우리팀이 우승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할 뿐이다. 나의 출전 기회는 다음 시즌에도 있다고 생각한다.

◆ (김진아) 본인의 이번 포스트시즌 활약을 점수로 매긴다면?
= 6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정규리그에서 저와 김병호 선수의 혼합복식 승률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경기력이 좋지 않아서 패배한 경기는 많지 않았다. 또 이번 시즌을 치르면서 팀리그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다.

◆ (초클루) 6차전 4세트와 5세트를 연달아 출전을 했는데, 체력적인 부담은 없었나.
= 전혀 없었다. 2년 전에도 같은 상황을 경험했다. 4세트에 함께한 사카이 선수는 서로를 잘 알고 믿는 만큼 쉽게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 또한 5세트에는 큐 끝에 내 자신을 맡기고 경기를 했다. 파이널 같은 큰 무대에서 많은 팀이 압박감을 많이 느끼지만, 우리팀은 압박감 속에서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 같다.

◆ (Q.응우옌) 포스트시즌 기간 내에 초클루 선수를 대신해서 3세트를 전담해 좋은 활약을 펼쳤다.
= 초클루 선수가 손 부상을 당하고 나서 내 모든 걸 쏟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섰다.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또 나만 초클루 선수를 대신해 좋은 활약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팀원들 모두가 힘을 합쳐서 경기를 풀어갔다. 아까도 말했듯이, 우리는 힘들거나 어려울 때 더 서로 단결해서 이겨내는 능력이 있다.

◆ (김가영) 파이널 MVP를 수상했다.
= 제가 불쌍해서 준 것 같다(웃음). MVP 수상 때 내 이름이 호명돼서 '나라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팀원들이 꾸준히 잘해줬는데, 나는 정규리그 때부터 이어온 여자단식 9연패를 끝내고 잘 헤쳐 나갔다는 의미로 준 것 같다.

◆ (김가영) 단식 9연패가 흔한 경우는 아닌 것 같은데.
= 9연패를 두고 큰 생각은 하지 않았다. 출전하는 경기 수가 많아서 언제든지 연승이나 연패를 할 수 있다. 이왕 넘어질 때 아프게 넘어지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야 더 확실하게 일어날 수 있다. 그러면서 성숙해질 수 있다. 넘어지거나 다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편이다.

◆ (김병호) 김가영 선수가 9연패를 할 때 어떤 심경으로 지켜봤나.
= 사실 본인이 제일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 팀의 여자에이스는 김가영인 만큼 끝까지 믿고 지켜봤다. 제 실력이 돌아올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김가영: 사실 불안했던 순간은 준플레이오프 크라운해태전이었다. 물러날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지면 안되는데'라는 생각도 있었다. 정규리그는 순위 싸움이지만, 포스트시즌은 패배하면 끝이다. 내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연패를 했지만 팀원들이 정말 잘 버텨줬다. 그리고 사카이 선수가 저런 마음으로 경기를 치르는 지 정말 몰랐다. 덕분에 파이널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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