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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코인 깨고 빚투까지…"불장 올라타자" 5000피 불 지폈다

머니투데이 김세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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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시대]

[편집자주] 코스피가 46년만에 5000 시대를 열었다. 1여년 전만해도 불가능해 보였던 수치다.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안정적인 경기 흐름 속에 동반 상승 중인 전세계 증시 가운데서도 독보적인 랠리다. 물론 '이번에는 다를까'의 우려는 남아있다.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번번히 제자리 걸음을 했던 코스피가 장기 우상향의 신뢰를 얻어 6000, 1만 시대로 향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를 살펴본다.

신한은행 관계자들이 22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코스피 5000포인트 돌파를 축하하는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1956년 한국거래소 개장 당시 '상장 번호 1번'은 신한은행의 전신이었던 조흥은행이라고 신한금융그룹은 설명했다. /사진제공=신한금융그룹

신한은행 관계자들이 22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코스피 5000포인트 돌파를 축하하는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1956년 한국거래소 개장 당시 '상장 번호 1번'은 신한은행의 전신이었던 조흥은행이라고 신한금융그룹은 설명했다. /사진제공=신한금융그룹


역사적인 코스피 5000 달성에는 자본시장으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는 흐름도 영향을 미쳤다. 은행 예금 뿐아니라 가상자산 자금 등도 '머니무브'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95조526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 매매를 위해 증권사 계좌로 이체했거나 주식 매도 뒤 그대로 두고 있는 대기성 자금이다. 6개월전인 지난해 7월만 해도 60조원대 중반 수준이었다. 반년만에 자금이 증시로 몰렸단 의미로 해석된다.

투자자들의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인 신용공여잔고도 같은 기간 29조586억원이었다. 사상 최초 29조원을 넘어 30조원을 눈앞에 뒀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증시 상승 이전의 신용잔고 최고 액수는 2021년 9월13일 25조6540억원이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 등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상황과 저금리 기조 지속, 국내시장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는 해외시장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자본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이 더욱 심화되는 양상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말 기준 674조원이었던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 예금은 지난 15일 보름여 만에 30조원 넘게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예금에서 돈을 빼 증시에 뛰어든 투자자들이 그만큼 늘고 있는 시그널로 본다.


이 같은 머니무브 흐름은 증시뿐 아니라 퇴직연금 적립금 영역에서도 나타난다. 안그래도 최근 수익률이 좋은 증권사 퇴직연금으로 계좌 변경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증시가 상승곡선을 그리자 수익률 극대화를 노린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포털에 올라온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현황을 보면 총 475억원으로 2024년 대비 10%가 증가했다.

같은 시기 은행 퇴직연금 적립금이 약 15% 늘어나는 동안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은 27% 가량 증가했다. 총적립금에서 증권사 퇴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24%에서 약 28%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은행 예금에서 자본시장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가속화하면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은행권 위기감을 드러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함 회장은 "IRP(개인형퇴직연금) 계좌의 증권사로의 이탈은 이미 일상화됐고 IMA(종합투자계좌)를 비롯한 새로운 상품의 등장도 더 이상 은행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며 "머니무브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자산관리 역량의 확보와 생산적금융 추진을 위한 최적의 전문 조직으로의 전환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역시 거래금액도 꾸준히 감소세다. 업비트와 빗썸 두 곳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지난 7월과 8월 각각 4조원 가량에서 최근 절반가량으로 내려온 상황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의 자금 성격이 장기적 추세로 변하고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시장 변동성 완화와 안정적 유동성 공급이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시각을 바꿔볼 때"라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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