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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자증 남편의 변심…이혼 앞두고 "내 자식 아냐, 양육비 못 줘"

머니투데이 윤혜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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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사진=구글 제미나이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사진=구글 제미나이


무정자증 남편과 합의해 정자 기증으로 아이를 낳았지만, 이혼을 앞두고 아버지가 아니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남편 때문에 고민이라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2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한 지 10년 만에 합의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와 남편 B씨 사이에는 정자를 기증 받고 시험관 시술을 통해 태어난 아이가 있다.

A씨는 "아이가 생기지 않아 2020년쯤 병원 검진을 받았는데 남편이 무정자증이었다"며 "긴 상의 끝에 제 3자의 정자를 기증받아 시험관 시술을 하기로 결정했고 간절한 기다림 끝에 소중한 아이를 품에 안았다"고 했다.

하지만 행복은 짧았다. 두 사람 사이 갈등이 깊어지면서 결국 지난해 협의 이혼 절차를 밟게 됐다. 당시만 해도 B씨는 아이의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하는 대신 매달 양육비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썼다고 한다. 각서에 대한 공증도 마친 상태였다.

A씨는 "그런데 이혼 과정에서 다툼이 격해지자 남편은 아이에게 차마 해서는 안 될 말을 내뱉고 말았다"며 "그날 아이는 아빠의 입을 통해서 자신이 친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고 큰 충격을 받았다. 남편은 기다렸다는 듯 저와 아이를 상대로 '친생자 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고 했다.

유전자 분석 결과 B씨와 아이 사이의 생물학적 친자 관계는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A씨는 "하지만 부부가 합의해서 정자 기증으로 낳은 아이다. 남편은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이혼을 고민하던 시점까지 줄곧 한 집에서 아이를 친자식처럼 키웠다"며 "그런 남편이 인공수정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 이제 와서 유전적 친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아빠의 책임을 모두 부정할 수 있느냐"고 토로했다.


답변에 나선 신고운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혼인 중 출생한 자녀와 '부자 관계'라는 것은 민법 규정에 따라 일률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라며 "혈연 관계를 개별적, 구체적으로 심사해서 유전자 검사 결과에 따라 정해지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민법 제 844조에 따르면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된다. 친생 추정 규정의 문헌과 입법 취지, 혼인과 가족 생활에 대한 헌법적 보장 등에 비춰서 혼인 중 인공 수정돼 태어난 자녀도 '혼인 중 출생한 자녀'에 포함된다"며 "만약 인공 수정된 자녀에 대해 친생자 관계가 생기지 않는다고 본다면 이를 바탕으로 가족관계를 형성해온 자녀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충격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또 "남편이 정상적인 혼인 생활을 하는 중 자녀가 인공 수정돼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럼에도 출생 신고를 했고, 이후에도 자녀를 자신의 친자로 공시하는 행위들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러한 정황상 '남편 동의가 추정된다'고 볼 수 있다. 남편은 이 자녀에 대해 아버지로서 이 자녀가 성년에 이르기 전까지 양육비를 지급할 의무가 존재한다"고도 했다.

윤혜주 기자 heyjud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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