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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77246' 당신도 당할 수 있다...'공포의 숫자' 된 이유

이데일리 홍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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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대량 살포된 구 5000원권 위폐
'일련번호 77246' 동일...8년 후에야 잡혀
범행 20년 흘렀지만 여전히 발견...지난해도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지난해 적발된 위조지폐가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최초 100장 아래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한국은행 직원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2005년 시중에 풀린 기번호 ‘77246’ 위조지폐가 작년에 또 등장했기 때문이다.

김씨가 당시에 만든 위조지폐. 일련번호가 77246으로 모두 동일하다. (사진=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캡처)

김씨가 당시에 만든 위조지폐. 일련번호가 77246으로 모두 동일하다. (사진=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캡처)


22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2025년 중 위조지폐 발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발견된 위조지폐는 총 98장으로 전년(147장) 대비 33.3% 줄었다.

연간 위조지폐 발견 추이는 2017년까지 1000장을 넘는 수준이었다가 2023년 197장, 2024년 147장으로 꾸준히 감소해 왔다. 종류별로 보면 5000 원권 35장, 1만 원권 28장, 5만 원권 24장, 1000 원권 11장이었다.

특히 5000 원권 가운데 33장은 지난 2013년 6월 검거된 대량 위조범이 제작했던 기번호 ‘77246’이 포함된 구권 위조지폐로 확인됐다. 기번호는 지폐(은행권)에 부여되는 ‘제조 일련번호’로, 각 지폐에 유일하게 하나만 존재한다. 동일한 기번호가 두 장 이상이면 한 장은 위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기번호 ‘77246’을 똑같이 단 위조지폐가 처음 발견된 건 무려 20년을 거슬러 올라간 2005년이다. 컴퓨터 디자인을 전공한 범인 김모(48)씨는 당시 지폐 위조 방지 기술이 허술한 점을 이용해 1983년 발행된 구 5000 원권 지폐를 5만장가량 위조해 사용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2억 5000만원에 달한다.

그는 컬러복사기를 이용해 위조지폐를 만들었는데, 지폐와 촉감이 비슷한 특수용지에 5000 원권 앞·뒷면을 복사한 뒤 은색 종이에 복사한 율곡 이이의 초상을 끼워 합치는 방식으로 가짜 돈을 제작했다.


빛에 비치는 초상까지 구현한 이 위조지폐는 일반인의 눈으로 식별하기가 어려웠다. 이 때문에 범행 규모 대비 거의 신고가 이뤄지지 않기도 했다.

2006년 1월2일 5000원권 신권이 서울 한국은행에서 각 은행으로 발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06년 1월2일 5000원권 신권이 서울 한국은행에서 각 은행으로 발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씨는 매년 위조지폐 수천 장을 만들어 전국 각지를 돌며 사용했다. 그는 수사가 시작된 지 8년이 지난 2013년에야 경찰에 체포됐다. 슈퍼마켓에서 위조지폐를 사용하다 해당 일련번호를 적어둔 주인 할머니에게 덜미를 잡힌 것이다.

김씨가 검거되자 그해 구 5000원 권 위조지폐 적발 건수는 800장대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김씨는 감옥에서 8년을 살고 2021년 출소했지만 그가 제작한 위조지폐는 워낙 대량으로 오랜 기간 시중에 유통된 터라 현재까지도 시중에 떠돌고 있다.


그의 범행은 우리나라 지폐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한은은 ‘77246’ 위조지폐 문제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자 본래 2007년 새 5000 원권을 도입하려던 계획을 1년 앞당겨 홀로그램, 색 변환 잉크 등 첨단 위조 방지 장치를 대폭 확대한 5000원 권 신권을 2006년부터 발행했다. 구 5000 원권 지폐는 상태가 좋더라도 재유통하지 않는 방식으로 피해를 최소화했다. 새로운 1만원권과 1000원 권은 계획대로 2007년 발행됐던 것을 보면 당시 한은이 위조지폐 문제에 얼마나 사력을 다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은에 따르면 최근에는 위조지폐 자체를 직접 만들어 유통하려는 시도는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온라인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페이크 머니’를 위조지폐처럼 사용하는 시도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한국의 위조지폐 비중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유통 은행권 1억 장당 위조지폐 발견 장수는 1.4장으로 영국(1977장), 유로(1866장), 캐나다(757장), 일본(16.5장)보다 훨씬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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