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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지 않고, 끊지 않은' 李 대통령 회견···환율 내리고·코스피 올랐다

서울경제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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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2년차 신년 기자회견
靑"2시간 53분간 25개 질의···역대 최장"
"대전환 통한 대도약···자원·역량 재배치”
“추경 아닌 세원 여유시 문화예술계 지원”
고환율에 "가능 수단 발굴··· 안정화 노력"
“반도체 관세 올리면 미국 물가에 전가돼”
원전 신설 "이념적 닫혀있는 것 옳지 않아"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부동산 가격 억제를 위한 세금 규제 도입 가능성에 대해 “가급적 안 하는 게 바람직하다. 마지막 수단으로 하는 게 제일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세금은 국가 재정 확보를 위해 국민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인데 다른 정책 목표를 위해 전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시중에 보유세 얘기를 자꾸 하는데 정치적으로 옳지 않고 국민들에게 부당한 부담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필요하고 유효한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안 쓸 이유도 없다”며 부동산 가격 급등을 전제로 세금 규제를 배제하지는 않았다. 공급 대책에 대해서는 “곧 국토교통부에서 (착공 기준의) 현실적인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미국의 반도체 100% 관세 부과 계획과 관련해서는 “그러면 미국 반도체 물가가 100% 오를 것이다.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시장 불안을 달랬다. 이날 장 초반 1480원대까지 상승한 고환율 문제에 대해서도 “한두 달 정도 지나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원자력발전소 신설을 두고는 “필요한지, 안전한지, 국민 뜻은 어떤지, 열어 놓고 판단하자”고 답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의 영수회담 가능성에는 “소통과 대화는 중요하다”면서도 “필요하고 유용할 때 만나야겠다”고 거리를 뒀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이 대통령이) 국정 현안을 꿰뚫고 디테일까지 다 알고 있는 게 매우 놀라웠다”고 했고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화려한 말잔치에 불과하다. 야당 대표가 목숨 걸고 단식하는데 통합을 얘기하는 게 맞느냐”고 쏘아붙였다.

한편 이날 회견은 2시간 53분간 총 25개의 질의를 받아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 역대 최장 기자회견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적자 국채로 추경 안해…환율,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대한민국이 ‘성공의 과거 공식’에 매몰된다면 악순환의 굴레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며 “대전환을 통한 대도약”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순위를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재조정하고, 정부가 지닌 자원과 역량을 완전히 재배치해 대한민국의 성장 지도를 다시 그려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함께 이루는 대전환, 모두 누리는 대도약’을 주제로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성장 지도’에 필요한 경제·산업 정책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무엇보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밝힌 문화·예술 분야 추경 편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변동성이 커진 시장을 진정시키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추경에 기회가 있다면 문화·예술 분야 지원을 늘려야겠다고 했더니 추경을 한다고 한다”며 “엄청난 규모로 몇 조 원, 몇십 조 원씩 적자국채 발행해서 추경하는 것은 안 한다”고 일축했다. 가뜩이나 원·달러 환율이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확장재정 기조 재확인에 따른 시장 불안감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세원에 여유가 생기고 추경을 할 기회가 생기면 문화·예술 분야를 집중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당장 추경을 편성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조만간 진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고환율 해소책을 묻자 이 대통령은 “한두 달 정도 지나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부에서는 (고환율이) 뉴노멀이라고 한다”며 “원·달러 환율은 엔·달러 환율에 연동되는 측면이 있어 일본 기준에 그대로 맞추면 1600원 정도가 돼야 하는데 엔·달러 환율 연동에 비하면 그래도 잘 견디고 있는 편”이라고 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가능한 수단을 발굴하고 환율이 안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장 초반1481.3원까지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 대통령 발언 이후 하락반전해 전장 대비 6.8원 내린 1471.3원에 마감했다.



"투기용 집인데 세금 왜 깎아주나"···다주택자에 경고 메시지




이 대통령은 부동산 대책과 관련한 보유세 부과 등 세금 규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최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주택 보유세·양도소득세의 누진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세금 규제에 관심이 쏠렸지만 거리를 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세제 활용은 (부동산 정책의) 마지막 수단으로 하는 게 제일 좋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필요성은 강조했다. 특히 다주택자에게도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하는 제도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이상한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이 대통령은 “살지도 않으면서 투기용, 투자용으로 오랫동안 (집을) 가지고 있다고 왜 세금을 깎아주느냐”며 “어떤 사람은 주거용 집을 5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러면 안 되고 주거는 하나만 하는 것, 하나만, 그러면 보호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부정적 인식을 내보이면서도 1주택자는 보호 대상이라는 견해를 분명히 한 셈이다.




5000선 향하는 코스피 “정상 찾아 가는 중”




5000선을 바라보는 코스피지수에 대해서는 “왜곡돼 있던 것이 정상을 찾아가는 중”이라며 △한반도 평화 리스크 △경영 및 지배구조 리스크 △주가조작 리스크 △정치 리스크 등을 저평가 원인으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선거 전에 ‘정권이 바뀌는 것 만으로 3000을 넘어갈 것’이라고 했다. 왜냐하면 이 중에 정치 리스크가 해결되기 때문”이라며 “주가 조작하면 집안 망한다는 걸 확실히 제가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전날 미국 증시의 큰 하락에도 이날 장중 코스피 지수가 소폭 하락에 그치는 것을 언급한 이 대통령은 “소위 말해서 대기 매수세가 엄청 있다는 것”이라며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하는 게 아니고 정상화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 리스크 문제에 대해서도 “지금 (북한에 침투한 무인기에 대해 군경 합동수사를 하는 것을 두고) ‘저자세’니 이런 소리를 많이 하던데 그럼 고자세로 한판 뜰까요”라며 뼈있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고자세로 한판 붙으면 경제는 망하는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 리스크 해결이 코스피 지수 상승과 직결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소폭 하락 하며 시작한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49% 상승한 4909.93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였다.



"'반도체 100% 관세' 부과하면 美 물가만 오를 것"




미국의 반도체 관세 부과 계획에는 한국과 대만의 미국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거론하며 미국의 100% 관세 부과는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대통령은 “격렬한 대립, 불안정 국면에서는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예상치 못한 요소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하나하나에 너무 일희일비하면 중심을 잡을 수 없다”며 “심각한 사안으로 보지는 않고 있으며 이럴수록 자기중심을 뚜렷하게 가지고 정해진 방침과 원칙에 따라 대응해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두 나라의 시장 점유율이 80∼90% 될 것”이라며 “100% 관세를 올리면 미국 반도체 물가가 100% 오르는 결과가 오지 않을까 싶다. 미국 물가에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 "이런 상황을 대비해 반도체는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게 하지 않는다, 대만보다 불리하게 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미리 해놨다"며 "이럴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이 반도체 공장 유치를 명분으로 관세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협상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 이야기 중 하나"라며 "험난한 파도가 오긴 했지만 배가 파손되거나 손상될 정도의 위험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무엇을 하든 상업적 합리성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며 "유능한 산업부 장관과 협상팀이 있는 만큼 통상 문제는 차분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전 신설···"이념적으로 닫혀 있는 것은 옳지 않아"




원자력발전 신설과 관련해선 “(원전이) 마치 이념 전쟁의 도구로 인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국가 계획도 확정됐는데, 국가 정책의 안정성·지속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정권이 바뀌었다고 (기존 계획을) 뒤집으면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이념적으로 닫혀있는 것은 옳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확정된 원전 2기 신설 계획이 포함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유지에 무게가 실리는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국제적으로 보면 원전 수출도 중요한 과제”라며 “시장도 엄청나게 늘고 있는 점을 객관적으로 고려하자는 취지”라며 “앞으로 최종 결정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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