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홍동희 선임기자) 2012년 700만 관객을 동원하며 대한민국을 울렸던 판타지 로맨스 영화 '늑대소년'이 10여 년의 세월과 국경을 넘어 필리핀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단순한 리메이크를 넘어, K-콘텐츠 IP(지식재산권)의 현지화 성공 사례로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필리핀판 '늑대소년(A Werewolf Boy)'의 초반 흥행 돌풍은 철저한 '현지화 캐스팅 전략'에서 기인한다. 제작사인 비바 커뮤니케이션(Viva Communications)은 필리핀 엔터테인먼트의 독특한 문화인 '러브팀(Love Team)' 공식을 적극 활용했다.
'러브팀'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로맨스 호흡을 맞추는 남녀 배우 조합을 뜻하는데, 실제 연인으로 발전하거나 대중적인 지지를 받는 커플을 캐스팅하는 것이 필리핀 흥행의 불문율이다. 이번 작품의 주연을 맡은 라빈 안헬레스(Rabin Angeles)와 안젤라 무지(Angela Muji)는 현지 젊은 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국민 커플'이다.
원작에서 송중기와 박보영이 보여준 순수한 케미스트리를 현지 관객에게 가장 익숙하고 사랑받는 스타들로 치환함으로써, 진입 장벽을 낮추고 몰입도를 극대화한 전략이 적중한 셈이다. 여기에 로르나 톨렌티노 같은 현지 베테랑 배우의 합류는 극의 무게감을 더했다는 평이다.
현지 비평가들은 이번 리메이크의 성공 요인으로 '균형 감각'을 꼽는다. 크리산토 B. 아키노 감독은 원작이 지닌 서정적인 감동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정서는 유지하되, 배경과 대사 톤은 필리핀의 정서에 맞게 각색했다.
개봉 후 현지 관객들은 "가슴을 울리는 아름다운 로맨스", "원작 팬과 신규 관객 모두를 만족시키는 여운"이라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이는 한국형 신파나 멜로가 동남아시아 특유의 감성 코드와도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결과다.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 이면에는 한국의 밀라그로와 필리핀 최대 엔터 그룹 비바 커뮤니케이션의 견고한 파트너십이 있다. 지난해 여름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한 양사는 이번 '늑대소년'을 통해 합작 시너지의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웠다.
단순히 판권을 팔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CJ ENM, 스튜디오 비바 등과 협업하여 제작 전반에 관여하며 퀄리티를 관리한 것이 주효했다. 이 기세는 필리핀을 넘어 중동으로 이어진다. '늑대소년'은 아랍에미리트(UAE) 등 타 국가에서의 순차적 개봉도 확정 지으며 글로벌 콘텐츠로서의 확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필리핀판 '늑대소년'의 성공은 잘 만든 K-스토리가 현지의 제작 노하우, 스타 시스템과 결합했을 때 얼마나 파괴력 있는 콘텐츠로 재탄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밀라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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