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소 나스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해외주식 투자로 양도차익을 얻어 세금을 신고한 개인투자자가 사상 처음으로 5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 증시 강세와 국내 증시 부진이 겹치며 ‘서학개미’의 투자 성과와 세금 신고 규모가 동시에 급증한 결과다.
2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귀속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신고 인원은 52만3709명으로 집계됐다. 전년(20만7231명) 대비 152.7% 증가하며 역대 처음으로 50만명을 돌파했다.
해외주식 양도소득은 매년 250만원까지 기본공제가 적용되며, 이를 초과한 차익에 대해 22%의 세율이 부과된다. 이번 통계는 해외주식을 매도해 공제 한도를 넘는 차익을 실현한 투자자만 집계한 수치다.
신고 인원 급증의 배경으로는 당해 미국 증시 활황이 꼽힌다. 2024년 한 해 동안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3.3%, 나스닥 지수는 28.6%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는 9.6%, 코스닥은 21.7% 하락하며 국내외 증시 간 수익률 격차가 뚜렷해졌다.
해외주식 투자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인투자자의 보편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신고자는 2020년 13만9909명에서 2021년 24만2862명으로 늘었으나, 2022년 증시 침체로 10만374명까지 감소했다. 이후 2023년 20만7231명으로 회복한 데 이어 지난해 급증했다. 4년 새 약 3.7배 늘어난 셈이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2024년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신고자들이 신고한 총 양도차익은 14조4212억원으로 전년(3조5772억원) 대비 303.1% 증가했다. 이를 신고 인원으로 나눈 1인당 평균 양도차익은 약 2800만원 수준이다.
서학개미들의 해외 투자 규모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국 주식 보관액은 2022년 442억 달러에서 2023년 680억 달러로 늘었고, 2024년에는 1121억 달러로 급증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1636억 달러까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해외 투자 자금을 국내 증시로 되돌리기 위한 유인책 마련에 나섰다. 재정경제부는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국내시장 복귀 계좌(RIA)’ 도입을 추진한다. 해외주식을 매도한 자금을 원화로 환전해 국내 주식에 투자할 경우, 일정 한도 내에서 해외주식 양도소득을 공제하는 제도다.
1인당 매도 금액 5000만원을 한도로, 복귀 시점에 따라 1분기 100%, 2분기 80%, 하반기 50%의 공제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박성훈 의원은 “정부가 환율 방어 차원에서 서학개미의 국내 유턴을 유도하고 있지만 근본 대책이라기보다는 임시 처방에 가깝다”며 “환율 급등의 원인을 개인 투자자에게 돌릴 것이 아니라 규제를 정비하고 기업 성장 기반을 키우는 방향으로 경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박기락 기자 kirock@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