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 2025' VIP 프리뷰 데이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5.9.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지난해 미술시장은 팬데믹 이후의 과열을 털어내고 구조적 재편을 단행한 냉정한 조정기를 거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KAAAI)는 21일 발행한 '2025년 미술시장 분석보고서'에서 한국 미술시장이 경기 침체 속에서도 대형 경매사 중심의 고가 거래로 양적 축소·질적 성장의 이중 현상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경매 시장 낙찰총액은 1427억 원으로 전년 대비 5.16%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출품작 수가 감소한 가운데 서울옥션·케이옥션 등 메이저 경매사의 고가 작품 거래가 이끈 '선택적 반등'의 결과다. 글로벌 시장 역시 크리스티·소더비·필립스 3사의 낙찰총액이 11.1% 증가했으나 판매 작품 수는 33.3%나 급감하며, 검증된 블루칩 작가 중심의 자본 쏠림 현상을 극명히 드러냈다.
특히 인상파와 근대미술 분야는 30% 이상 매출이 급증한 반면, 한때 시장을 달궜던 초현대미술은 39.1% 폭락하며 카테고리 간 온도 차를 보였다. 컬렉터들은 이제 단순한 유행보다 미술사적 위상, 완성도, 소장 이력이 명확한 '안전 자산'에만 지갑을 열고 있다.
보고서는 올해 미술시장을 '조용한 회복'의 해로 규정했다. 또한 시장 지표는 플러스 흐름이 예상되지만, 온기가 전반으로 퍼지기보다 특정 지역과 계층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2025년 미술시장 분석보고서'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제공) |
이어서 대규모 문화 프로젝트를 가동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동아시아는 급격한 반등 대신 K-콘텐츠를 기반으로 내실을 다지는 국면을 예상했다.
보고서는 Z세대 컬렉터들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소비와 브랜드 협업을 통해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한다는 점도 예상했다. 또한 AI 미술은 기술적 호기심을 넘어 저작권과 데이터 투명성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KAAAI는 국내 시장의 고질적인 경매사 쏠림 현상과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세컨더리 마켓'(재유통 시장)의 역량 강화를 촉구했다. 전문가가 운영하는 세컨더리 화랑이 작품의 공정한 가치를 제시해야 시장 생태계의 자생력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올해는 베니스 비엔날레 등 주요 국제 행사가 몰린 '슈퍼 시즌'인 만큼, 준비된 참여자들에게는 새로운 블루칩을 발굴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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