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피아'(정치인과 마피아를 합성해 만든 신조어)의 낙하산 공습(空襲)이 본격화할 태세다.
이재명 정부 출범 7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 현재 80여곳의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장이 공석인 상태다. 이 가운데 절반은 기관장이 아예 공석이고, 나머지 절반 정도도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아 임기를 다 채운 기관장이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정권 교체기마다 보은 인사 논란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인사 지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현 정부에서 유독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장 인선 절차가 늦어지는 이유로는 이 대통령이 조기 대선을 통해 취임하는 바람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라는 준비 기간이 없었다는 점이 지적된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주요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장의 경우엔 청와대의 추가적인 검증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문성뿐만 아니라 현 정부 국정 운영 철학과의 궁합까지 따지다 보니 속도가 늦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오는 6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있는 것도 인사 지연 이유로 추정되고 있다. 낙천하거나 낙선을 하는 정치권 인사들을 챙겨야 하기 때문에 가급적 6월까지 미루는 것도 인사 지연 원인이라는 것이다. 아무튼 정부 일각이나 관련 업계에서는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장관 인사나 공공기관장 등 정부 요직에 사시 동기 9명을 포함 중앙대 출신들을 중용한 것을 비쳐볼 때 공석인 기관장 자리의 절반 이상이 이 대통령 측근이거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로 채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피아 공습의 예고편은 이미 금융권에서 시작된 느낌이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비롯해 김성식 예금보험공사 사장,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이 연초 들어 새로 취임했다. 김성주 이사장은 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으로 국민연금공단 역사상 처음으로 두 차례 이사장에 올랐다. 김성식 사장은 이 대통령과 사시 28회 동기이며, 이 대통령의 경기지사 재임 시절 직권남용 혐의 관련 재판에서 변호인단으로 활동했다. 신임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에 임명된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20∼2023년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처장을 지냈으며 이번 정부에서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지난 2023년 7월 민주당 혁신위원장 시절 '노인 폄훼' 발언이 논란이 돼 혁신위가 조기 해산되는 사태도 있었다.
이들 기관장 임명 후 그간 정체 국면에 있던 금융 공공기관 수장 인선도 재개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 금융결제원, 한국신용정보원, 한국예탁결제원, 보험개발원 등이 새로운 기관장 수요가 있는 곳들이다.
낙하산 인사는 비효율과 불공정의 대명사다. 정권을 잡기까지 모두들 낙하산 인사를 비판했고 정권을 잡으면 바로 뜯어고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막상 정권을 잡고 나면 '내로남불'식으로 낙하산 인사를 자행하고 있다. 분명 비판을 받을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논공행상의 방법으로 낙하산 인사를 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낙하산 인사는 사라져야 한다. 하지만 사실 낙하산 인사는 대통령의 통치 행위로 볼 수 밖에 없다. 미국과 일본도 낙하산 인사를 어쩔 수 없는 통치 행위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꼭 필요한 친(親)정부 성향의 '코드 인사', '보은 인사' 의 경우 관련 분야의 경험이나 전문성과 함께 최소한의 '품격과 상식'을 갖춘 인물을 발탁하는 것이 오히려 시장의 반감을 줄이는 방법일 수 있다. '함량 미달'의 낙하산 인사는 해당 분야에서 경험과 지식을 쌓는 것보다 권력에 줄대는 것이 낫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부작용만 양산할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