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PEF 직접 소집…감독 방향 첫 공식 설명
MBK·홈플러스 사태 이후 PEF 전반으로 논쟁 번져
국내 GP만 보고·규제…형평성 논란, 투자 위축 우려도
사모펀드(PEF)는 지난 10여년간 국내 자본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인 자금 공급자이자 구조조정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 잡아왔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대규모 자금 집행을 바탕으로 구조조정 시장은 물론 중견·중소기업 경영권 거래 전반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그러나 최근 PEF를 둘러싼 환경에는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 여건 변화가 아니라 제도적 압박 가능성이 투자 행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규제 강화를 예고하면서 PEF 업계는 공격적인 투자 전략보다 ‘어디까지 허용되는가’를 먼저 따져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금감원, PEF 운용 전반 감독 방향 제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기관전용 PEF 운용사 CEO 간담회’를 개최했다. PEF를 둘러싼 규제 강화 논의가 본격화된 이후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국내 주요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들에게 직접 감독 방향을 설명하고 현장의 의견을 청취한 첫 공식 자리다.
형식상으로는 의견 수렴을 위한 간담회였지만, 업계 해석은 다르다. 감독당국이 PEF를 기존 자율 영역이 아닌 관리·감독 대상 산업으로 재정의하겠다는 메시지를 공식화한 자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그간 정책 검토 수준에 머물던 규제 논의가 입법 단계로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간담회는 단순한 소통을 넘어 제도 변화의 전초전으로 인식되고 있다.
MBK·홈플러스 사태 이후 PEF 전반으로 논쟁 번져
국내 GP만 보고·규제…형평성 논란, 투자 위축 우려도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중회의실에서 열린 'PEF 운용사 CEO(최고경영자)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사모펀드(PEF)는 지난 10여년간 국내 자본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인 자금 공급자이자 구조조정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 잡아왔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대규모 자금 집행을 바탕으로 구조조정 시장은 물론 중견·중소기업 경영권 거래 전반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그러나 최근 PEF를 둘러싼 환경에는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 여건 변화가 아니라 제도적 압박 가능성이 투자 행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규제 강화를 예고하면서 PEF 업계는 공격적인 투자 전략보다 ‘어디까지 허용되는가’를 먼저 따져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금감원, PEF 운용 전반 감독 방향 제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기관전용 PEF 운용사 CEO 간담회’를 개최했다. PEF를 둘러싼 규제 강화 논의가 본격화된 이후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국내 주요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들에게 직접 감독 방향을 설명하고 현장의 의견을 청취한 첫 공식 자리다.
형식상으로는 의견 수렴을 위한 간담회였지만, 업계 해석은 다르다. 감독당국이 PEF를 기존 자율 영역이 아닌 관리·감독 대상 산업으로 재정의하겠다는 메시지를 공식화한 자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그간 정책 검토 수준에 머물던 규제 논의가 입법 단계로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간담회는 단순한 소통을 넘어 제도 변화의 전초전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같은 기류 변화의 배경에는 PEF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누적되어온 점을 무시할 수 없다.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는 것이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사태다. 대규모 차입을 동반한 인수(LBO), 이후의 재무 전략과 점포 매각, 회생 신청 과정에서 제기된 이슈는 사회적 논쟁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최근 국회에 발의된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이런 감독 기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내용들로 채워졌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과 유동수 의원이 각각 발의한 개정안은 PEF 운용의 투명성 강화와 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업계에서는 규제의 방향과 강도에 더 주목하고 있다. 기존에 비교적 자율에 맡겨졌던 PEF 운용 전반을 금융회사에 준하는 규율 체계 안으로 편입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경쟁자 국내PEF와 규제 형평성 우려
하지만 PEF 업계서는 규제 적용의 형평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개정안이 현실화될 경우 실질적인 규제 부담은 국내에 등록한 운용사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블랙스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해외 대형 운용사들은 국내 업무집행사원(GP) 등록 없이도 거래에 참여할 수 있어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같은 인수합병(M&A) 거래를 두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한쪽은 운용 현황과 보수 구조를 세부적으로 보고해야 하는 반면, 다른 한쪽은 그렇지 않다면 부담의 차이는 불가피하다. 국내 운용사 입장에서는 규제 비용과 행정 부담을 안은 채 글로벌 플레이어와 경쟁해야 하는 셈이다.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규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규제가 적용되는 범위가 이렇게 비대칭적이면 결국 국내 운용사만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해외 LP들이 굳이 규제 리스크가 있는 한국 GP를 선택할 이유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일부 조항은 규제의 방향성 자체에 대한 의문도 낳고 있다. GP 전체 보수와 주요 임직원 보수 합계액을 정기적으로 금융당국에 보고하도록 한 내용이 대표적이다. PEF 운용의 건전성과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보수 구조가 문제라면 불공정 행위나 이해상충을 겨냥해 규제해야지 급여 총액을 들여다보는 것이 무슨 실효성이 있느냐”고 언급했다. 운용사를 잠재적 위험 집단으로 전제한 채 통제 가능한 모든 항목을 규제 대상으로 삼으려는 접근이라는 비판이다.
이 같은 규제 기조의 연장선에서 개정안에 포함된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역시 업계의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불공정거래 등 중대한 법령 위반이 발생할 경우 단 한 차례의 위반만으로도 업무집행사원(GP) 등록을 직권 취소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금융위원회가 그간 제도 개선 방향으로 제시해 온 내용을 입법으로 구체화한 것이지만, 제재 수위와 적용 방식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특히 문제로 거론되는 부분은 이 제도가 운용사의 의도나 구조적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결과 중심으로 판단될 여지를 남긴다는 점이다. M&A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이나 해석의 영역까지 ‘한 번이면 끝’이라는 잣대로 재단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지에 대한 지적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지금 논의는 사모펀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운용 과정에서 어느 수준의 리스크까지 제도적으로 허용할 것인지를 정하는 단계로 보인다”며 “고의적 불공정거래와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이나 해석의 영역까지 동일하게 제재할 경우 국내 시장에서 위험을 감내하며 거래에 나설 주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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