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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위로부터 친위 쿠데타”… ‘경고성 계엄’ 尹 주장 배척 [한덕수 1심 징역 23년]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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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부 판결 내용 분석

국헌 문란 목적으로 한 폭동 행위 규정
‘서부지법 난동’사태 등 양산 원인 지적
尹측, 인명 피해 발생 없었다는 주장에
“국회 지킨 국민의 용기에 의한 것” 반박

2월 19일 1심 尹에 사형 선고 가능성
김용현·이상민·박성재 중형 못 피할 듯
28일 김건희 1심 판결도 영향 불가피
법원이 21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재판 1심에서 징역 23년의 중형을 선고한 것은 ‘12·3 비상계엄은 경고성 계엄에 불과해 형법상 내란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전 대통령 주장을 배척한 데 따른 결과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친위 쿠데타’이자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처음으로 내놨다. 다음 달 19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선고공판에서도 이번 판결과 유사한 결론이 나온다면 내란 특별검사팀(특검 조은석) 구형대로 법정최고형인 사형이 선고될 가능성마저 점쳐진다.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이진관 부장판사가 발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이진관 부장판사가 발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尹 ‘경고성 계엄’ 주장 안 받아들여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는 이날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12·3 비상계엄을 ‘위로부터의 내란인 친위 쿠데타’로 규정했다. 형법 87조는 ‘대한민국의 영토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행위’로 내란을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이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사건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면서 12·3 비상계엄이 사회에 끼친 해악을 조목조목 짚었다. 지난해 1월9일 벌어진 ‘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언급하며 “12·3 내란은 이런 잘못된 주장과 생각을 양산하고 상태를 심각하게 만들었다”고 질책했다.

재판부는 1997년 전두환 신군부의 내란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에 등장하는 법리도 언급했다. 형법 87조에 나오는 ‘폭동’이 “다수인이 결합해 폭행 또는 협박하는 것”이라며 “여기서 폭행 또는 협박은 일체의 유형력 행사나 외포심(두려움)을 생기게 하는 해악의 고지를 의미하는 최광의(가장 넒은 범위)의 것”이라고 규정한 판례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그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과 법원의 내란 재판 과정에서 수차례 ‘몇 시간짜리 경고성, 메시지용 계엄이었다’는 주장을 폈다. 계엄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12·3 내란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지는 않고 몇 시간 만에 종료됐지만, 이는 무엇보다 무장한 계엄군에 맨몸으로 맞서 국회를 지킨 국민의 용기에 의한 것”이라며 “결코 12·3 내란 가담자에 의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사형 구형’ 尹 재판 영향은

법원이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한 이날 판결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의 다음 달 19일 선고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통상 중요 사건 하급심의 경우 서울중앙지법이 선례를 만드는 선도적인 판결을 많이 해왔고, 재판부별 흐름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경향을 보여온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미 1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 사건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비상계엄에 가담한 의혹을 받는 다른 국무위원들 재판 경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일에 ‘계엄 2인자’로 불리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사건 선고도 같은 재판부에서 이뤄진다. 내란 특검팀은 김 전 장관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1심 선고는 다음 달 12일 이뤄진다. 내란 특검팀은 이 전 장관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은 한 전 총리 사건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가 26일 첫 공판기일을 연다.


선고 순간… 미동 없던 한덕수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사건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를 응시한 채 선고를 듣고 있다. 생중계 화면 갈무리

선고 순간… 미동 없던 한덕수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사건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를 응시한 채 선고를 듣고 있다. 생중계 화면 갈무리


◆김건희 1심 선고도… 재판 ‘줄줄이’

이른바 ‘3대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태균 공천개입·건진법사 청탁) 기소 건 재판에서 한 전 총리와 같은 구형량(징역 15년)을 받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1심 선고도 임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는 28일 오후 2시10분 자본시장법 위반과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의 1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두 사람의 혐의가 달라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내란의 위험성과 국민의 상실감을 지적하며 구형량을 넘어선 형량이 선고돼 법정구속된 한 전 총리와 달리 내란과 직접 연관되지 않은 김씨의 경우에는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더라도 구형량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대통령 배우자 지위를 남용해 여러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는 중형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다.

김씨는 해당 재판 외에도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교인들의 집단 당원 가입을 요구한 혐의(정당법 위반),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김상민 전 부장검사 등으로부터 총 2억9000여만원의 금품을 수수하고 공직 임명에 영향을 미쳤다는 일명 ‘매관매직’ 의혹(특가법상 알선수재)으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김주영·최경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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