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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경제’ 선도하는 경기도… 산업·기술·복지 결합 차세대 ‘기후정책’ 본궤도 안착 [지방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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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온실가스 감축 녹색전환 발맞춰
경기RE100 기치로 테스트베드 자처

SK E&S 등 8개 기업 협약 시작으로
산단 내 태양광 발전 130곳으로 증가

지방정부 첫 기후위성 1호 발사 통해
기후데이터 수집 재난 대응역량 키워

시·군 일회용품 줄이기 참여도 활발
폭염·한파 피해 보장 기후보험 눈길
#1 지난해 11월29일 새벽 3시44분. 경기 수원시 광교의 도청 지하 1층 스튜디오에선 탄성이 터져 나왔다. ‘경기기후위성 1호기(GYEONGGISat-1)’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되자 지켜보던 도 관계자들은 박수로 응원했다. 1년여의 준비와 네 차례 연기 끝에 기후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린 것이다. 기후위성은 발사 56분 만에 로켓에서 분리돼 궤도에 안착했다. 잇따라 1단 로켓, 페어링(덮개)과 분리를 마친 팰컨9 로켓은 위성을 사출했고, 우주에 자리를 잡은 기후위성은 송수신 신호를 보내 ‘성공’을 알렸다.

#2 “걷기만 해도 돈이 쌓인다”는 경기도의 ‘기후행동 기회소득’. 지난해 11월 기준 애플리케이션(앱) 가입자가 170만명을 넘어섰다. 2024년 7월 출시 이후 약 1년4개월 만이다. 다회용기나 텀블러 사용, 걷기·자전거·대중교통 이용 같은 환경 보호 활동을 하면 보상(포인트)을 주는 방식이다. 연간 최대 6만원까지 지역화폐로 받을 수 있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의 2682만여건 사용횟수 분석 결과, 누적된 성과액은 1015억원으로 산출됐다. 수원시의 한 대학에 다니는 최모씨는 “평소 지하철을 이용해 학교를 오가는데, 받을 수 있는 혜택을 포기하는 건 손해”라며 “도민으로서 자긍심이 생겼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기후 정책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공유하기 위해 열린 ‘2025 경기도 기후리더십 데이’ 행사.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제공

지난해 11월 경기도 기후 정책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공유하기 위해 열린 ‘2025 경기도 기후리더십 데이’ 행사.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제공


이재명정부의 ‘국정 제1동반자’를 표방하는 경기도가 기후경제를 선도하고 있다. 국가 핵심 정책과 보폭을 맞추며 미래산업과 기술, 복지를 결합해 지방정부의 다양한 역할을 모색 중이다. 탄소중립을 정착시키기 위한 굵직한 정책들이 잇달아 궤도에 안착하면서 전국 확산의 시험대 역할까지 맡았다.

◆산업·기술·복지 결합한 경기도 기후경제

21일 경기도에 따르면 민선 8기 경기도는 지난해 2월 기후경제 비전 선포식을 열어 ‘기후대응을 넘어선 기후경제’를 전략으로 제시했다. 경기 RE100(재생에너지 100% 활용), 3대 기후 프로젝트(기후보험·기후위성·기후펀드), 도민참여형 기후행동을 3대 전략 축으로 정하고,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기후정책 모델을 만들어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산업, 기술, 복지, 국제협력이 결합한 통합형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국내 경제성장률이 매년 0.3%포인트씩 낮아질 것이란 분석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가장 이목을 끄는 건 RE100을 기치로 내건 전방위 에너지 전환이다. 중앙정부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대한민국 녹색전환 청사진을 제시하기에 앞서 민선 8기 동안 재생에너지 확대, 기후테크 육성, 순환경제, 시민참여 등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도맡았다.


도는 전국 처음으로 ‘경기 RE100’을 도입하고 공공·산업·도민·스타트업 등 전 분야에 걸친 에너지 전환을 추진했다. 2022년에는 지방정부 최초의 기후환경에너지국이 신설됐다. 2023년 RE100 비전을 선포한 뒤 분야별 13개 과제를 추진 중이다.

도는 의정부 경기도 북부청사 유휴부지에 ‘공공기관 1호’ RE100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했다. 이어 미활용 국공유지 50곳에 20㎿ 규모의 설비들을 확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3만명 넘는 도민이 협동조합 방식으로 출자에 참여해 수익을 공유한다.


산업 부문에선 SK E&S 등 8개 기업과 4조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교환하고 ‘산업단지 RE100’ 사업을 궤도에 올렸다. 에너지관리 시스템 개선과 산업단지 내 태양광 발전 확대를 통해 RE100 가능 산단은 130곳 넘게 확대될 예정이다. 아울러 도는 지금까지 2만6000여 가구에 주택 태양광 설치를 지원했다.

경기도의 기후도민총회. 경기도 제공

경기도의 기후도민총회. 경기도 제공


◆기회소득·일회용품 제로 등으로 탄소중립

혁신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경기도의 기후테크 RE100 전략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일부 기업은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저금리 특별보증, 국내외 판로 개척, 국제 콘퍼런스 등의 지원 패키지는 향후 정부의 벤치마킹 모델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도내 평화경제특구에 기후테크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국가 기후테크와 연계됐다.


지난해 11월 지방정부 처음으로 쏘아 올린 전자레인지 크기의 초소형 기후위성 1호기는 도시 열섬 현상, 온실가스, 재난 등 기후 데이터를 수집해 정책 설계와 대응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활용된다.

기후위성 1호기 발사 장면. 경기도 제공

기후위성 1호기 발사 장면. 경기도 제공


전자가 거시경제를 표방한다면 도민참여와 보호를 내건 ‘기후행동 기회소득’과 ‘일회용품 제로 실험’, ‘기후보험’은 미시경제에 가깝다. 기후행동 기회소득의 사회적 성과액은 1000억원이 훌쩍 넘었다. 유류 절감 640억원, 환경비용 절감 140억원, 건강 개선에 따른 의료비 절감 103억원, 전력 등 자원 절감 9억원이다.

도청과 산하기관은 물론 음식점, 축제, 장례식장 등에선 일회용품을 줄이는 캠페인이 확산하고 있다. 광명·안산 등 6개 시·군에선 일회용품 없는 특화지구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선 150개 넘는 업소가 다회용기를 사용한다.

도의 기후보험은 도민이면 누구나 자동 가입돼 혜택을 받는다. 취약계층 추가 보장 구조로, 도는 사업 내용을 16개 중앙·지방정부와 공유한 상태다. 기후보험은 폭염·한파로 인한 질환, 감염병, 재난 발생 시에 정액의 위로금을 지급한다. 기후불평등 해소를 위한 복지 모델로도 주목받는다. 도시 침수, 농작물 피해, 재산 손실까지 보장하는 통합형 모델이 검토되면서 풍수해·재해보험과 연계한 복합 설계까지 검토된다. 최근 중앙정부가 기후에너지환경부 주도의 기후보험 협의체를 꾸리면서 더 주목받고 있다. 이런 도의 기후정책은 국제무대에서 이미 평가받았다. 김 지사는 유엔(UN) 기후행동이 선정한 세계 11인의 ‘로컬 리더스’에 국내 인사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세계경제포럼(WEF)도 경기도를 ‘청정에너지 혁신의 허브’로 소개했다.


김동연 경기지사 “위성 데이터 민간에 개방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

“기후위기 대응의 새 길을 차근차근 열어온 경기도가 ‘국정 제1동반자’로서 대한민국이 ‘기후선도국가’로 도약하는 길을 열겠습니다.”

김동연(사진) 경기도지사는 기후격차 없는 사회, 기후위기를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로 가는 길을 열기 위한 기후정책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기후정책은 환경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산업, 기술, 복지, 국제협력이 결합한 통합형 경제전환 전략”이라며 “경기도는 말이 아닌 실행으로 기후경제의 방향성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 도지사’로 불리는 그는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민선 8기 전반을 둘러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로 도민 삶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 온 과정을 꼽았다. 김 지사는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향후 5∼10년간 집중해야 할 핵심 산업으로 ‘뉴에이비시(New ABC)’를 언급했다. 뉴ABC는 우주항공(Aerospace), 바이오(Bio), 기후테크(Climate-tech)의 약자로 인공지능(AI), 배터리(Battery), 반도체(Chips)라는 기존 ‘에이비시(ABC)’ 산업에 이은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일컫는다.

김 지사는 “지난해 11월 경기기후위성 1호기 발사는 우주항공과 기후테크 역량을 동시에 보여준 상징적 성과”라며 “해당 분야 제도 정비와 인프라 투자를 거쳐 체계적으로 키워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위성 개발과 운용에는 AI·데이터·통신·정밀부품 등 다양한 산업이 결합하고 파급효과 역시 크다”며 “향후 위성 데이터를 민간에 개방해 도내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도는 위성에서 내려오는 정보가 농업·에너지·도시관리·재난대응 등 도민 삶 전반에 실질적 변화와 기회를 만드는 데 쓰이도록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기후보험과 관련해선 “기후위기는 모두가 겪지만 모두에게 똑같이 다가오지 않는다”며 “누구에게는 건강을 위협하고 삶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위험으로 또 다른 불평등을 만든다. 건강권만큼은 누구나 평등하게 보장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지사는 지난해 11월 열린 기후도민총회와 관련해 “우리 스스로 기후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직접민주주의의 시작”이라며 “도민들의 숙의로 도출된 탄소 포인트 기부 나눔 등 다양한 제안을 검토해 최대한 도정에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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