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3 |
우주 사업을 하는 보령 이사회에 우주·항공 전문가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22일 나타났다.
보령은 우주의 미세한 중력을 이용해 신약을 개발하거나 연구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우주 사업과 투자 전략 등을 결정해야 하는 이사회에서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최근 공군 참모총장 출신 박인호 사외이사가 주(駐)이스라엘 대사에 임명되면서 회사를 떠났다. 그는 국방부 정책기획관, 대북정책관, 공군사관학교장,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지냈다. 보령에 2024년 3월 합류해 2027년 3월까지 임기가 예정됐다.
우주 사업을 위해서는 국방, 항공 업계 등과 관계가 필요하다. 그는 보령에서 항공·우주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활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령 관계자는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고 했다.
보령 이사회는 이로써 우주·항공 전문가가 한 명도 남지 않게 됐다. 현재 김정균 대표를 제외하고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1명이 있다. 이들은 제약과 경영 전문가다. 이사회 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에도 항공·우주 관련 학력이나 경력을 갖고 있는 전문가는 없다는 게 보령 설명이다.
보령 관계자는 “이사회에 우주·항공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은 없다”면서도 “준비하는 사업 단계에 맞춰 외부 전문가, 기업, 기관과 협업을 진행한다”고 했다. 보령은 현재 사외이사를 추가 선임할 계획은 없지만 적임자가 있으면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보령은 우주 사업이 장차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주는 중력이 거의 없어 신약을 빠르게 개발하고 순도 높은 약물을 얻을 수 있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단백질 결정(結晶)이 바닥에 가라앉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우주 의학 시장 규모가 2023년 7억7000만달러(1조1000억원)에서 2030년 16억달러(2조4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령은 미국 우주 기업 액시엄 스페이스에 2022년 총 6000만달러(882억원)를 투자했다. 액시엄 스페이스와 국내 합작 법인 브랙스 스페이스를 2024년 1월 설립했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 연구원이 설립했다. 기존 국제 우주 정거장을 대체할 민간 우주 정거장을 건설한다.
보령은 액시엄 스페이스를 통해 민간 우주 정거장을 활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브랙스 스페이스는 우주 정거장에 모듈(독립 구조물)을 개발할 계획이다. 우주에서 머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보령은 우주에서 암·노화·정신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거나 신약 개발 공간을 다른 기업에 제공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브랙스 스페이스는 보령에서 우주 사업을 담당하던 임동주 대표가 맡고 있다. 그는 미국 조지아대공대에서 정보 기술을 공부하고 투자·컨설팅 업계를 거쳐 보령에 합류했다.
보령 관계자는 “임 대표 등 5년째 전담 조직이 우주 사업 전략을 수립·실행하고 있다”면서 “이사회는 투자와 거버넌스 등을 감독하고 있다”고 했다.
해외 제약사도 우주에 관심 갖고 있다. 미국 머크는 면역 항암제 키트루다 성분을 2017년 국제 우주 정거장으로 보냈다. 무중력 환경에서 균일하고 점도 높은 단백질 결정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당 실험을 바탕으로 지구에서도 키트루다를 작고 균일한 입자로 만드는 연구를 했고 이는 피하(皮下) 주사 제형 개발로 이어졌다. 미국 일라이 릴리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도 우주에서 신약과 약물 전달 기법 등을 연구했다.
홍다영 기자(hdy@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