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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신분증 사본까지 털렸다”...대동USA, 美 보안 사고·정책 변화 ‘이중고’

조선비즈 홍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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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농기계’의 북미 시장 성장을 주도해 온 대동의 미국 법인(대동USA)이 현지에서 잇단 암초를 만났다.

예기치 못한 사이버 보안 사고로 법적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미국 정치권의 ‘수리할 권리(Right to Repair)’ 입법화 움직임까지 겹치며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개인정보 유출로 소송전 비화… 보안 시스템 재정비 ‘발등의 불’

22일 농기계업계에 따르면 대동USA는 해킹 사고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회사는 이달 초 “지난해 10월 승인되지 않은 외부 침입으로 일부 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식 밝혔다.

유출된 정보에는 트랙터 구매 고객과 전·현직 직원의 이름, 연락처를 비롯해 신분증 사본과 금융 정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직 직원 A씨는 사측의 보안 관리 소홀을 문제 삼으며 집단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현재 미 연방법원은 해당 사건을 조정 절차로 분류했다.

대동USA 측은 “외부 포렌식 전문 업체를 선임해 조사를 진행 중이며 보안 시스템을 강화했다”고 밝혔으나, 현지 브랜드 신뢰도 유지와 법적 리스크 해소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내부적인 보안 이슈와 더불어, 급변하는 외부 정책 환경도 예의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농기계 업계의 ‘수리할 권리’가 주요 정치 쟁점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일러스트=Chat GPT

일러스트=Chat GPT



◇ 美 덮친 ‘수리할 권리’ 이슈… 수익 모델 영향 미치나

‘수리할 권리’는 농민들이 제조사의 독점적인 수리 서비스에 의존하지 않고, 자가 수리를 할 수 있도록 부품과 매뉴얼, 소프트웨어 접근 권한을 보장하라는 요구다.

이는 농민들의 비용 부담을 줄여준다는 명분이 있지만, 제조사 입장에서는 부품 매출 감소와 핵심 기술 공개라는 부담을 안게 된다. 이미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업계 1위 존 디어를 상대로 관련 조사를 진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대동의 전체 매출 중 북미 시장 비중은 절반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18%나 성장할 만큼 북미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현지 규제 변화는 대동의 향후 실적에 직접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대동을 비롯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 TYM 등 국내 농기계 회사도 정책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TYM은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241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TYM은 북미 시장에서의 성장세와 중대형 트랙터 판매 확대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사이버 보안 사고에 이어 미국 현지에서 농기계 업계를 둘러싼 ‘수리할 권리(Right to Repair)’ 논의가 맞물리며 보안과 서비스 정책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동 북미 브랜드 카이오티(KIOTI)의 다목적운반차(UTV) 'K9 2400 캡(Cab)' 모델. /대동 제공

대동 북미 브랜드 카이오티(KIOTI)의 다목적운반차(UTV) 'K9 2400 캡(Cab)' 모델. /대동 제공



업계 관계자는 “2023년 콜로라도주에서 미국 최초로 관련 법이 주 의회를 통과해 현재 연방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안”이라며 “현지 서비스 체계와 기술 지원 방식은 물론 사업 전략도 일부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동 관계자는 “미국 시장 진출 초기부터 수리 권한을 제한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수리할 수 있도록 기술 정보와 부품 공급을 운영했다”며 “부품·매뉴얼 제공 기조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석 기자(mystic@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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