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은값이 30% 넘게 올랐다. 태양광과 인공지능(AI) 산업의 실물 수요에 중국·인도의 투자 수요까지 가세하며 ‘금보다 귀한 은’ 대접을 받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지난해 말부터 네 차례에 걸쳐 증거금을 인상하며 투기 세력 억제에 나섰지만, 견고한 수요 앞에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은값 랠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은 선물은 20일(현지 시각) 전 거래일 대비 6.10달러(6.89%) 오른 94.64달러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95.78달러까지 뛰었다. 은값은 2025년 연초대비 210% 뛰었으며 올해 들어서만 30% 넘는 수직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가격 급등과 함께 투자자 자금도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KODEX 은선물(H)’에는 3353억원이 순유입되며 국내 ETF 가운데 자금 유입 규모 10위에 올랐다. 이 기간 수익률은 42.76%에 달해 금 등 다른 투자자산의 수익률을 압도했다.
안전자산 수요로 금·은 시세가 급등하는 가운데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귀금속 매장에 실버바가 진열돼 있다. /뉴스1 |
2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은 선물은 20일(현지 시각) 전 거래일 대비 6.10달러(6.89%) 오른 94.64달러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95.78달러까지 뛰었다. 은값은 2025년 연초대비 210% 뛰었으며 올해 들어서만 30% 넘는 수직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가격 급등과 함께 투자자 자금도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KODEX 은선물(H)’에는 3353억원이 순유입되며 국내 ETF 가운데 자금 유입 규모 10위에 올랐다. 이 기간 수익률은 42.76%에 달해 금 등 다른 투자자산의 수익률을 압도했다.
◇만성적 공급 부족 은(銀)… 수요 급등하며 가격 ‘고공행진’
은값 급등의 근본 배경으로는 구조적인 공급 제약이 먼저 꼽힌다. 은은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서 단기간에 생산을 늘리기 어려운 대표적인 비탄력적 금속이다. 전체 생산량의 절반이 동·아연·납 광산의 부산물로 나오기 때문이다.
실버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은 공급량은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연간 약 10억온스 수준에서 큰 변동 없이 정체된 반면, 수요는 꾸준히 증가해 최근 5년 연속 공급 부족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공급이 묶인 상황에서 수요가 동시에 팽창하며 가격 상승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은 수요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 현장에서 태양광 패널(70%)과 AI 데이터센터(30%)가 은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은은 태양광 패널과 전력 제어 장치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돼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수요를 줄이기 어려운 특성을 지닌다.
여기에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이란 시위, 그린란드 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 심화로 투자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지정학적 불안은 역사적으로 안전 자산인 금과 은에 대한 수요를 늘려왔다. 특히 이번에는 금값 급등세 속에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은으로 투자 수요가 이동했다. 특히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두드러진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중국의 은 수출 통제와 11월 미국의 ‘중요 광물’ 지정이 맞붙으며 선제적 물량 확보를 위한 ‘패닉 바잉’까지 가세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손민균 |
◇CME, 4차례 증거금 인상 ‘카드’ 꺼냈지만…꺾이지 않는 ‘은’ 수요
은값이 폭발적 랠리를 이어가자 CME는 증거금 장벽을 높여 대응에 나섰다. CME는 지난해 12월 12일, 29일, 31일 세 차례에 걸쳐 은 선물 증거금을 전격 인상했다. 이에 따라 계약당 증거금은 2만달러선에서 3만250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어 지난 13일부터는 고정 금액 방식 대신 계약 가치의 약 9%를 적용하는 비례 증거금 제도를 도입했다. 가격이 오를수록 내야 할 증거금도 자동으로 늘어나는 구조다. 선물 거래는 적은 자금으로 큰 규모를 굴리는 레버리지 효과가 핵심이지만, 증거금 인상은 투자자에게 자금 압박으로 작용한다. 증거금을 채우지 못한 투자자들이 포지션 청산에 나서며 단기적으로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역사적으로 은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상승에 베팅하는 ‘롱 포지션’을, 바클레이스, 스탠다드차타드, BNP파리바, 도이치은행 등 글로벌 레거시 은행들이 하락에 베팅하는 ‘숏 포지션’을 주로 담당해 왔다. 개인 투자자들은 은행권에 비해 현금 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증거금 인상은 이들의 추가 자금 부담을 키워 롱 포지션 축소를 유도해 왔다. 그 결과 증거금 인상은 은 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제어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증거금 인상 이후에도 은값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실물 수급을 중심으로 한 상승 논리가 견고하다는 점에서 투자 심리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5년 12월 기준 주요 거래자들이 보유한 은 매도 포지션 규모는 전 세계 은 생산량 약 90일 치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일부 금융 기관이 기존 숏 포지션을 정리하기 시작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문가들 “단기 변동성 커질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수요에 집중"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증거금 인상과 비례 증거금 제도 도입이 숏커버링(매도 포지션 청산)을 일시에 촉발할 경우 가격이 널뛰는 장세가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은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삼성선물에서는 최근 은이 2026년 말 기준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시티그룹은 향후 3개월 은 가격을 온스당 100달러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투자 시 실물 자산에 대한 수요가 견고한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산업적 관점에서는 태양광 산업의 판가 대비 은 가격 상승 속도를, 투자 수요의 관점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안전 자산 수요 지속 여부와 글로벌 금리 인하 사이클의 종료 시점 등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정은 기자(xbookleader@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