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인중개사의 책임 범위를 확대하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다가구주택 임차 계약을 중개할 때 공인중개사의 설명 의무를 강화한다는 내용인데, 공인중개사 업계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가구주택 중개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어 주거 취약층의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다가구주택 중개 사건에 관해 임차인 A씨가 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낸 공제금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다가구주택이란 단독 주택 한 채를 여러 칸으로 나눠 다수가 임차해 살 수 있도록 한 형태를 가리킨다. 아파트, 빌라 같은 공동주택과 달리 가구별로 소유하거나 매매할 수 없다. 임차인은 건물 소유주와 임차 계약을 맺고 거주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다가구주택 중개 사건에 관해 임차인 A씨가 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낸 공제금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다가구주택이란 단독 주택 한 채를 여러 칸으로 나눠 다수가 임차해 살 수 있도록 한 형태를 가리킨다. 아파트, 빌라 같은 공동주택과 달리 가구별로 소유하거나 매매할 수 없다. 임차인은 건물 소유주와 임차 계약을 맺고 거주한다.
문제는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 됐을 때다. 이 경우 건물 전체를 매매하거나 경매에 부친 뒤 차액을 임차인끼리 나눠 갖게 된다. 그런데 임차인들이 돌려받아야 할 돈의 총액이 건물의 가치보다 많으면 입주한 순서대로 우선순위가 적용된다.
이번 대법원 판결도 임차인 A씨가 다가구주택을 보증금 1억1000만원에 임차했으나, 다른 호실 세입자들에게 우선순위가 있어 보증금을 하나도 돌려받지 못한 사건에 대한 것이었다. 대법원은 다가구주택을 중개할 때 공인중개사가 임차인에게 ‘선순위 임대차 보증금 채권’이 얼마나 있는지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새로 들어오는 임차인보다 먼저 입주해 있는 다른 세입자들의 임차 보증금 총합을 공인중개사가 설명해줘야 한다고 본 것이다.
공인중개사들이 반발하는 지점은 이 총액을 공인중개사도 파악하기 어렵다는 데에 있다. 아파트나 빌라 같은 공동주택은 각 호실의 등기를 떼어보면 알 수 있지만, 다가구주택은 여러 가구가 함께 살지만 등기가 한 가구로 돼 있어 등기부등본 등 서류를 통해 이를 확인하기가 어렵다.
법원은 “다가구주택의 규모와 전체 세대수, 주변 임대차 보증금 시세에 비춰 공인중개사가 선순위 채권을 확인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현실을 간과했다는 반응이다. 집주인이 다른 호실의 보증금을 알려주지 않거나 기억력 혼동 등으로 액수를 잘못 알려준다면, 공인중개사가 모든 호실을 일일이 방문해 보증금이 얼마인지 물어보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요즘처럼 개인정보에 민감한 시기에 ‘저 공인중개사인데 여기 보증금이 얼마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대답해주는 임차인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결국 공인중개사 업계에서는 “앞으로 다가구주택은 중개하지 말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다가구 세입자들은 전문 중개사의 중개를 거치지 않는 직거래로 내몰릴 위험이 커진다. 흔히 다가구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무주택자,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 주거 취약 계층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거 약자를 지키기 위한 이번 판결이 오히려 주거 약자들의 피해를 부추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공인중개사의 책임을 확대하기에 앞서 제도적 뒷받침이 우선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공인중개사들이 다가구주택의 임차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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