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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E 시대에도 원전 찾는 민심…AI·반도체 전력난에 '실용적 선택'

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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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성' 극복 어렵단 판단 작용…재생E 강국도 원전 확대

'배제' 아닌 '보완'…지역소멸 대응수단으로 해석하기도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 2호기 모습.ⓒ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 2호기 모습.ⓒ News1 윤일지 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재생에너지 확대가 전 세계적 '주류'가 된 시점에서 국민 10명 중 7명이 '신규 원전'을 원하는 이유는 경기 침체에 따른 에너지 요금 인상과 '미래 먹거리'인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을 위한 기반 마련, '원전 수출 강국'으로서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21일) 공개된 대국민 여론조사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신규 원전 요구가 충돌하는 선택지로 인식되기보다는, 서로 다른 정책 과제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재생에너지가 에너지 전환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도, 경기 둔화 국면에서 전력 요금과 공급 안정성에 대한 불안이 커지며 원전에 대한 심리적 수용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AI·반도체 잡으려면 원전 필수"…재생E 보완할 기저 전원 요구 커져

특히 AI·반도체 산업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업은 대규모 전력을 상시로 요구하는 산업 구조를 갖고 있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만으로는 안정적 대응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규 원전 요구를 재생에너지의 대체재라기보다, 기저 전원을 보완하려는 선택으로 보는 시각이 힘을 얻는 배경이다.

해외 흐름도 이와 맞닿아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유럽 일부 국가들은 태양광·풍력 확대와 함께 원전을 기저 전원으로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스웨덴은 2030년대 중반 가동을 목표로 5000MW 규모의 신규 원전 4기 또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는 이미 전체 전력의 상당 부분을 원전이 담당하는 가운데, 탄소중립 목표 달성 전략에도 원전을 포함하며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전력 공급의 안정성과 탄소 저감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복합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재생에너지 강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들에서도 원전이 '배제 대상'이 아니라 '보완 수단'으로 재평가하고 있는 흐름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이 오랜 기간 원전을 운영해 왔고, 원전 수출국이라는 점이 안전성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경기 침체와 에너지 비용 부담이 커지는 국면에서 '검증된 전원'에 대한 선호가 여론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신규 원전 논의는 지역 문제와도 연결된다. 예정지 반발이라는 부담이 존재하지만,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를 동반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지방 소멸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송전망 갈등과 지역 균형발전 논의가 맞물리며 원전 논의는 에너지 정책을 넘어 산업·지역 정책 전반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경남권 원전 확대 과정에서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등 관련 기관이 경주 등 동남권에 이전·집적되며 지역 내 상주 인력과 산업 기반이 형성됐다.


이재명 대통령 "원전은 실용의 영역"…정책 연속성·수출 전략 강조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런 맥락에서 원전 문제를 이념의 영역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 과정에서 송전망 추가 구축이 지역 갈등에 부딪히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신규 원전 역시 같은 부담을 안을 수 있다고 전제했다. 다만 AI·반도체·전기차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저 전력 확보 문제를 함께 놓고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미 확정된 국가 계획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뒤집는 것은 정책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점도 강조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규 원전이 포함된 만큼 정책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원전 산업 육성과 수출 전략 역시 이런 판단과 맞물려 있다.

다만 이번 설문조사가 만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점은 기후 위기의 주요 당사자인 아동·청소년 등 미래세대의 인식과 이해관계가 조사 결과에 반영되지 못했다는 한계로 남는다.


기후부가 전날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신규 원전 계획과 관련해 한국갤럽 조사에서 '추진돼야 한다'는 응답이 69.6%로 집계됐다. '중단돼야 한다'는 응답은 22.5%로 절반에 못 미쳤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추진 61.9%, 중단 30.8%로 나타나 조사기관별 차이는 있었지만 두 조사 모두 추진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향후 확대가 가장 필요한 발전원으로는 재생에너지가 1순위였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과 리얼미터가 각각 진행했다. 한국갤럽은 전화 조사 방식으로 전국 만 18세 이상 1519명을, 리얼미터는 자동응답시스템 방식으로 1505명을 조사했다. 조사 기간은 갤럽이 12~16일, 리얼미터가 14~16일이었다. 성별·연령별·지역별 인구 비례에 따른 표본 추출 방식이 적용됐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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