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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버냉키 출동한 연준 이사 재판, “독립성 깨지면 산산조각”

조선일보 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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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쿡 연준 이사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 변론
정치 성향 떠나 수사에 부정적 인식 내비쳐
파월 의장, 두 시간 동안 법정 지켜
리사 쿡(가운데) 연방준비제도 이사가 21일 워싱턴 DC 연방대법원에서 열린 변론에 참석했다./EPA 연합뉴스

리사 쿡(가운데) 연방준비제도 이사가 21일 워싱턴 DC 연방대법원에서 열린 변론에 참석했다./EPA 연합뉴스


미국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리사 쿡 이사의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와 관련한 공개 변론에서 미 연방대법원이 연방 정부 측 주장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쿡 이사를 해임하는 이유와 절차가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다. 정치로부터 연준의 독립성이 어느 정도까지 지켜질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이번 재판은 일단 연준 측이 승기를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현지 시각) 열린 재판에서 대법관들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쿡에 대해 제기한 주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연방대법원은 총 9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되며 이 중 6명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2시간가량 열린 재판에서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대부분 대법관은 연준의 독립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연이어 지적했다. 보수인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연준의 독립성을 약화하거나 심지어 산산조각 낼 수 있다”면서 “미래에 대통령들이 연준 관계자들을 자의적으로 해임하는 길을 열게 된다”고 했다.

트럼프 정부가 급하게 이 사건을 밀어붙이는 이유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있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임명한 보수 성향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은 “정부는 왜 이처럼 중대한 사건을 대법원이 서둘러 판단해야 한다고 하는 거냐”고 했고, 진보 성향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이 사안을 너무 빠르게 적절한 절차 없이 결정하면 연준의 독립성은 훼손된다”고 했다.

정부 측 변호인 존 사우어는 쿡이 2021년 주택담보대출 신청서에 대출 신청 목적을 잘못 기재했다고 주장하면서 “그런 부주의한 기재도 기소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유리한 금리를 얻기 위해 규정을 악용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반박했다.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1일 리사 쿡 연준 이사 재판에 참석했다./AFP 연합뉴스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1일 리사 쿡 연준 이사 재판에 참석했다./AFP 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연준 이사의 사기 혐의라는 단순한 형사 사건이 아닌, 연준의 독립성과 직결된 문제다. 쿡은 2022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했으며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8월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과는 달리 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하지 않는 과정에서 이 문제가 불거졌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쿡을 해임하겠다고 밝히면서 절차적 문제도 발생했다.

한편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벤 버냉키 전 의장, 마이클 바 연준 이사 등 전·현직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법정에 가득 들어찼다. 파월은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 파월은 워싱턴 DC 연방 검찰로부터 연준 청사 개보수 공사 관련 위증 혐의가 있다며 대배심 소환장을 받은 상황이다. 이 사건도 정부가 연준의 독립성을 침해하려 한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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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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