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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탄생 비밀, 풀릴까 [지금은 우주]

아이뉴스24 정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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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차가운 혜성에 뜨거운 규산염 있는 이유 알아내
지구로부터 1300광년 떨어진 뱀자리 성운의 EC 53(동그라미). [사진=NASA]

지구로부터 1300광년 떨어진 뱀자리 성운의 EC 53(동그라미). [사진=NASA]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인류는 아직 우주를 5%도 알지 못한다. 우리 태양계 형성 비밀조차 파악하지 못한 게 많다. 국내 연구팀이 태양계 형성 과정을 알아볼 수 있는 중요한 연구 성과를 내놓았다.

태양계 외곽의 차가운 혜성 등에 뜨거운 환경에서만 만들어지는 결정질 규산염이 존재한다. 우주과학자들은 이를 두고 그동안 여러 추측을 했다. 국내 연구팀이 왜 그런지를 입증하는 관측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발표해 눈길을 끈다.

이정은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별이 생성될 때 규산염이 결정화되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관측,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지구의 지각을 구성하고 있는 물질 중 약 90%를 차지하는 규산염은 지구형 행성과 혜성을 구성하는 핵심 성분이다.

규산염의 결정질 형태는 600℃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만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극도로 차가운 태양계 외곽의 혜성에서 결정질 규산염이 발견되면서 고온 환경에서 형성된 물질이 어떻게 태양계 외곽으로 이동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다.

그동안 전 세계 많은 연구자가 난류 혼합이나 대규모 물질 이동 등의 가설을 세워 추측하는 데에만 그쳤다. 규산염의 결정화와 이동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 관측되는 증거는 부족했다.

뱀자리 성운은 어린 별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사진=NASA]

뱀자리 성운은 어린 별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사진=NASA]



이정은 교수는 20여 년 동안 별이 태어나는 과정을 연구해왔다. 태아별의 폭발적 질량 유입이 혜성을 구성하는 성분의 화학적 상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변화를 정확히 관측할 수 있는 감도와 해상도를 가진 망원경은 그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2021년 12월 25일 미국 항공우주청(NASA)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론적 예측을 실제로 검증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춘 망원경이 확보됐다. 그동안 구상해 온 연구를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지구로부터 150만km 떨어진 곳에서 있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인류 최대의 적외선 망원경이다. 1990년 발사된 허블우주망원경 성능의 100배에 이른다. 적외선 망원경이어서 더 멀리,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관측 시간을 확보한 연구팀은 지구로부터 약 1300광년 떨어진 뱀자리 성운(별이 만들어지는 곳)에 있는 태아별 ‘EC 53’에 주목했다. EC 53은 약 18개월 주기로 밝기가 변화한다. 폭발기와 휴지기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천체이다.


EC 53의 휴지기와 폭발기에서 각각 관측을 이어 나갔다. 그 결과 폭발 단계에서만 결정질 광물의 스펙트럼이 검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규산염 결정화가 태아별에 가까운 뜨거운 원반 안쪽에서 실제로 일어남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원반 안쪽에서 생성된 결정질 규산염이 원반풍에 의해 차가운 외곽으로 운반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원반풍(Disk Wind)은 원시 행성계 원반의 안쪽 영역에서 가열되거나 자기장 작용으로 발생한다. 원반 표면을 따라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가스 흐름이다. 원반풍은 원반 내부에서 형성된 물질을 외곽 영역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별 형성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폭발적 질량 유입이 규산염을 실제로 결정화시키고 형성된 결정질 규산염이 원반 외곽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관측으로 처음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연구팀이 오랜 기간 연구하며 쌓아온 이론적 예측이 관측을 통해 증명돼 결실을 봤다. 결정질 규산염의 생성과 이동 원리를 밝혀낸 쾌거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이정은 교수를 비롯한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별탄생 그룹 멤버들. [사진=서울대]

이번 연구를 이끈 이정은 교수를 비롯한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별탄생 그룹 멤버들. [사진=서울대]



연구를 이끈 이정은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장기간에 걸쳐 축적된 경험이 과학적 발견으로 이어진 사례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후속 관측을 이어 나가 규산염 결정화와 물질 이동 과정의 보편성과 진화 단계에 따른 의존성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기초연구실)의 지원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 성과(논문명 : Accretion bursts crystallize silicates in a planet-forming disk)는 세계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22일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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