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시도에 유럽 국가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며 불거진 대서양 동맹 균열의 여파로 러시아 침공에 항전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급격히 식고 있다. 러시아는 이런 상황을 틈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21일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전날 공격용 드론 339대와 미사일 34발로 수도 키이우, 오데사 등 주요 도시를 타격했다. 영하 14도 혹한 속에 감행된 이번 공격으로 키이우에서는 5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주택 5635채의 난방이 끊겼으며, 상당 지역의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다. 국제 분쟁 감시 단체 ACLED와 서방 언론 집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러시아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민간인 최소 1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다음 달 러시아의 침공 4주년을 앞두고 주요 도시 난방에 필수인 에너지 시설과 주요 물류 인프라를 겨냥한 러시아의 공격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미국·러시아로부터 불리한 조건의 종전협상 수용을 지속적으로 요구받아온 우크라이나가 ‘무관심’이라는 더욱 엄혹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전날 공격용 드론 339대와 미사일 34발로 수도 키이우, 오데사 등 주요 도시를 타격했다. 영하 14도 혹한 속에 감행된 이번 공격으로 키이우에서는 5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주택 5635채의 난방이 끊겼으며, 상당 지역의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다. 국제 분쟁 감시 단체 ACLED와 서방 언론 집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러시아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민간인 최소 1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눈 속에서 포격전 지난 18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의 숲속에서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자주곡사포를 발사한 우크라이나군 제24 기계화여단 소속 병사가 귀를 막고 웅크리고 있다. 다음 달 개전 4주년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의 공방전이 격화되고 있다./EPA 연합뉴스 |
다음 달 러시아의 침공 4주년을 앞두고 주요 도시 난방에 필수인 에너지 시설과 주요 물류 인프라를 겨냥한 러시아의 공격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미국·러시아로부터 불리한 조건의 종전협상 수용을 지속적으로 요구받아온 우크라이나가 ‘무관심’이라는 더욱 엄혹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이 중재하는 러시아와의 종전협상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던 스위스 다보스포럼 참석을 전격 보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시도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면서 자국 문제가 뒷전으로 밀릴 것이 확실시되자 참석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는 이날 “미국과 안보 보장·번영(전후 경제 재건) 계획안이 서명 준비가 됐을 때만 다보스로 이동할 것”이라며 정부와 국민에 러시아 공습에 대해 신속히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지난달 트럼프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젤렌스키와 만날 때만 해도 종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당시 트럼프는 독자적으로 구상한 ‘28개 조항 평화안’을 제시하며 종전에 의욕을 보였다. 회동 직후 젤렌스키가 “평화안이 90%가량 완성됐다”고 말하며 상당 부분 진전이 있음을 시사했다. 젤렌스키가 미완으로 언급한 10%는 우크라이나가 타협하기 힘든 ‘영토’와 ‘주권’의 문제다.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영유권을 인정할지,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문제를 어떻게 할지 등 민감한 부분이다.
정전된 아파트와 긴급 구호 텐트 20일 러시아의 공습으로 정전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아파트 앞에 임시 텐트가 설치돼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
그럼에도 협상 내용이 구체화되면서 다보스포럼을 10% 문제를 해결할 돌파구로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그러나 지난 3일 트럼프의 지시로 진행된 미군의 군사작전으로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축출됐고, 미국이 편입을 공언한 그린란드가 미국과 유럽의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트럼프가 종전 협상에 주도권을 쥐려 하면서도 침공국 러시아를 두둔하면서 우크라이나를 못마땅해하는 모습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도 우크라이나에 더욱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는 지난 14일 로이터 인터뷰에서 “푸틴은 종전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는데 젤렌스키가 돼 있지 않아 전쟁이 끝나지 않고 있다”며 젤렌스키를 ‘종전의 걸림돌’로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연대해 온 유럽의 나토·유럽연합(EU) 진영도 당장 발등의 불이 된 그린란드 문제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우크라이나 문제를 제쳐두고 그린란드 발언의 진의를 묻는 문자 메시지를 트럼프에게 보내는 데 외교력을 쏟고 있다고 유럽 지역 언론들은 전했다. 그린란드와 마두로 이슈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국제 뉴스 헤드라인에서 지워버렸다는 것이다.
푸틴은 서방의 혼선과 무관심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고 있다. 종전 협상이 교착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국제 사회의 이목이 분산된 틈을 타 우크라이나에 집중 공세를 펼치고 있다. 자포리자 등 최전방에서는 러시아군이 점령 지역을 조금씩 확대하는 양상이다.
이번 러시아 공격으로 체르노빌 원전 인근 지역까지 일시 정전 피해를 입는 아찔한 상황도 전개됐다. 1986년 원전 폭발 사고가 났던 체르노빌 원전은 현재 모든 원자로 가동이 멈췄지만 핵연료·방사성 물질을 관리하기 위해 전력이 필요하다. 러시아가 겨울철 혹한을 무기로 삼아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를 꺾으려는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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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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