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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AI 일대일로’ 노린다… 가성비 무기로 아프리카·중동·중남미 장악

조선일보 유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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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쇼크’ 1년]
<下> 개발도상국 시장 휩쓸어
아프리카 우간다 정부는 작년 10월 ‘해바라기’라는 이름의 자체 인공지능(AI) 모델을 출시했다. 우간다 정부와 비영리 단체(선버드 AI)가 중국 알리바바의 개방형(오픈소스) AI 모델인 큐원(Qwen)-3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40개 넘는 언어를 쓰는 우간다는 이 AI로 디지털 격차를 없애고, 농민이 지역 토착어로 농업 지도를 받게 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1월 ‘딥시크 쇼크’ 이후 1년 동안 중국 AI의 거침없는 확산은 세계 AI 지형을 남북으로 양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자본과 인프라가 풍부한 선진국인 글로벌 노스(Global North)는 미국의 고성능 폐쇄형 모델(챗GPT)을 쓰지만, 비용에 민감한 남미·아프리카 같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는 중국의 고효율 무료 모델(딥시크·큐원)을 표준으로 채택했다. 미국과 중국의 정치·경제 헤게모니 싸움이 AI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며 ‘AI 디바이드’ ‘AI 블록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안준모 고려대 교수는 “중국은 미국에 대항해 자신들의 AI를 세계 표준으로 만들려 한다”며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의 확장판인 ‘AI 일대일로’ 양상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박상훈

그래픽=박상훈


◇중국, 개방형 AI에서 미국 제쳐

개방형 AI인 오픈소스는 폐쇄형과 달리 AI 개발 설계도를 무료로 공개한다. 가격 이점뿐 아니라 전 세계 개발자들이 함께 오류를 수정하며 빠르게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자금과 인력을 들여 개발해 놓고 누구나 쓸 수 있게 공개하면 기업 입장에서 손해일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은 막대한 자금력과 칩 기술을 바탕으로 앞서가는 미국의 AI 패권에 맞서기 위해 오픈소스 방식을 택했고, 이를 통해 AI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미국이 GPU(그래픽처리장치) 수출을 통제하며 중국을 고립시키려 했지만, 중국은 소프트웨어 최적화로 반격에 성공하며 저개발 국가의 AI 인프라를 장악해 가는 것이다. MS는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사우스(남미·아프리카·동남아)의 AI 트래픽 중 60% 이상이 중국계 오픈소스 AI 모델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했다. 허깅페이스에 따르면 중국의 개방형 AI 모델 다운로드는 2024년 1월 100만건에서 올해 1월 8억1800만건으로 급증했다. 미국의 개방형 모델은 같은 기간 1100만건에서 6억100만건으로 증가하는 데 그쳐 중국에 뒤졌다. 작년 12월 기준 전 세계 개방형 AI의 62%가 중국 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미국(32%)의 2배 정도다.

중국의 개방형 모델은 성능 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전체 AI 모델 중 즈푸AI가 개발한 GLM-4.7(6위)과 딥시크의 V3.2(8위), 문샷AI의 키미K2씽킹(9위) 등 중국 개방형 AI가 상위권에 올랐다.

◇‘AI판 일대일로’ 노리는 중국

중국 AI 모델은 빠르게 저개발 국가에 침투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비싼 AI 칩 없이도 쓸 수 있도록 설계돼 AI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에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다. MS에 따르면 딥시크는 벨라루스(56%), 쿠바(49%), 러시아(43%)에서 절반 안팎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아프리카 주요 국가에서도 17~18%다. 벤처캐피털(VC) a16z는 “여전히 폐쇄형 모델이 70%로 압도하지만 중국 개방형 모델 증가세가 가파르다”며 “중국은 최대 AI 모델 개발·수출국 중 하나로 부상했다”고 했다.

중국은 무료 AI를 통해 저개발 국가의 데이터와 기술 주권을 장악하고 궁극적으로 글로벌 AI 생태계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딥시크는 무료 AI 챗봇 서비스를 아프리카에 제공하고, 화웨이는 딥시크 서비스와 자사 클라우드를 함께 판매하는 식이다. 케냐 나이로비에서 AI 스타트업을 창업한 시코 기타우 최고경영자(CEO)는 “앤스로픽의 클로드, 구글의 제미나이, 메타의 라마 등을 사용해 봤지만, 결국 비용이 문제였다”며 “딥시크의 저렴한 가격은 아프리카 젊은 사업가에게 매력적이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고객 확보, 소프트 파워 구축, 방대한 데이터 확보를 위한 중국의 장기 전략”이라고 했다. 리창 중국 총리는 지난해 7월 세계 AI 콘퍼런스에서 “전 세계 국가, 특히 개발도상국을 돕기 위해 중국의 기술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저개발 국가에 항만·고속도로·공항 등 핵심 인프라 건설 자금을 지원해 재정적으로 의존하게 만든 뒤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일대일로 전략과 비슷하다. AI 업계 관계자는 “중국 AI에 의존한 국가들은 데이터 주권을 잃게 되고, 편향된 데이터로 학습한 중국 AI 모델이 개발도상국의 국가 표준 지식이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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