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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도 가려우면 빗자루로 등 긁네

조선일보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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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장류 포유류로는 첫 사례
입에 문 막대기로 암소 '베로니카'가 몸을 긁고 있다. /Antonio J. Osuna Mascar

입에 문 막대기로 암소 '베로니카'가 몸을 긁고 있다. /Antonio J. Osuna Mascar


올해 열세 살이 된 암소 ‘베로니카’는 오스트리아의 한 유기농 농장에서 산다. 이곳 농장 주인 비트가르 비겔레씨는 베로니카를 반려동물로 키우고 있다. 베로니카는 초원을 느긋하게 거닐면서 하루를 보내고, 종종 몸이 가려울 땐 혀로 나무 빗자루를 휘감아 가려운 곳을 박박 긁을 줄도 안다. 이른바 ‘도구’를 사용하는 소인 것이다.

베로니카 등장에 과학계가 술렁이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 수의과대학교 앨리스 아우어스페르크 박사팀은 20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베로니카라는 암소가 나무 솔을 유연하게 도구로 사용하는 것을 실험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과학계에 따르면 이렇게 도구를 다목적으로 사용하는 비영장류 포유류 사례가 보고된 것은 처음이다.

연구팀은 한 영화 제작자가 보낸 영상에서 베로니카를 발견했다. 곧바로 주인에게 연락해 베로니카를 만났고, 베로니카의 행동이 우연인지 아닌지 보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이 약 70회에 걸쳐 베로니카 앞에 빗자루를 놓아두고 행동을 관찰한 결과, 베로니카가 총 76회나 이 빗자루를 혀로 감아 들어 올린 뒤, 몸 뒤쪽으로 조준해서 등을 긁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베로니카가 나무 빗자루의 솔 부분과 손잡이 부분을 각각 다른 용도로 썼다는 것이다. 등을 긁을 땐 주로 솔 부분을 썼지만, 복부처럼 살결이 연하고 민감한 부위를 긁을 땐 나무 손잡이를 밀거나 누르듯이 자극해서 썼다. 연구팀은 이를 두고 “‘유연한 도구 사용(flexible tool use)’의 사례”라고 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에 약 15억마리의 소가 있고, 인류는 적어도 1만 년 동안 소와 함께 살아왔다”면서 “우리가 그동안 소가 이렇게까지 지능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미처 해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자못 충격적”이라고 했다.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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