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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계엄은 내란” 첫 판결, 후속 재판서 엄격한 법리 판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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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내란죄 중요 임무 종사 혐의로 1심 재판에서 23년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판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당시 계엄 선포가 헌법 질서를 파괴하려는 목적의 내란이었다며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 소집 등을 통해 내란에 기여했다고 판결했다. 계엄을 형법상 내란죄로 본 판결은 처음이다.

형법 87조는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일으킨 폭동’을 내란으로 보고 있다. 판사는 12·3 계엄 포고령을 헌법 질서를 소멸시키려는 목적에서 발령된 것으로 보고 ‘국헌 문란’의 목적을 인정했다. 또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와 선관위를 점거·출입 통제한 행위를 폭동으로 보았다. ‘위로부터의 내란’이라는 것이다. 이 판결은 다음 달 19일로 예정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1심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내란죄는 형법상 가장 무거운 죄목중 하나다. 이를 적용하려면 위헌·위법성을 넘어 한 지역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폭동과 헌법 기능을 소멸시키려는 확정적 목적이 엄격히 증명되어야 한다. 군의 국회 진입으로 국민에게 충격을 준 것은 사실이나 6시간 만에 끝난 계엄을 과거 12·12나 5·18처럼 유혈 사태를 동반한 사건과 같은 잣대로 심판하는 것이 법리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이 부분은 윤 전 대통령 내란 혐의 1심 판결과 한 전 총리 항소심 등 후속 재판을 통해 엄격히 가려져야 한다.

판사는 계엄 당일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를 통해 내란의 절차적 요건을 형식적으로나마 갖추도록 함으로써 내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판결했다. 계엄 당시 한 전 총리의 소극적인 행위에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계엄 가담으로까지 봐야하는지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한 전 총리에 대한 특검의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전 총리는 “계엄을 만류하기 위해 국무회의를 건의했다”고 했지만 판사는 인정하지 않았다. 심지어 특검이 구형한 징역 15년을 훨씬 뛰어넘는 23년형을 선고했다. 한 전 총리 등 당시 국무위원 거의 모두가 계엄에 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대통령의 지시를 받는 하급자 입장에서 어쩔 수 없이 끌려들어간 부분에 대해 너무 과도한 판결이 아닌지 항소심에서 가려야 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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