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저수지 살인 사건’ 재심 맡은 박준영 변호사. 경향신문 자료사진 |
저수지에 차량을 빠트려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이른바 ‘진도 저수지 살인 사건’ 재심 재판에서 당시 수사 검사가 피고인을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1부 심리로 열린 고 장모씨(66)에 대한 재심 결심공판에서 박준영 변호사는 “이미 사망한 장씨를 대신해 당시 수사 검사에게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장씨를 면회했을 때 수사 과정에서 검사에게 폭행당했다고 토로했다”며 “아래턱을 올려 치는 장면을 수없이 재현하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재심을 청구하며 당시 수사 검사에게 연락해 재판 과정에서 잘못을 바로잡는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끝내 사과나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최후변론에서 원심의 유죄 판단 근거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현장검증 결과 핸들을 조작하지 않아도 차량이 추락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하며 “장씨가 졸음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장씨가 사고 전 육체노동을 하고 저녁 식사를 한 뒤 감기약을 복용한 점도 근거로 들었다.
아울러 범행의 계획성 및 피해자가 차량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했다는 판단의 근거가 됐던 국과수 감정 결과에 대해서도 “재심 과정에서 오류임이 드러났다”며 “당시 감정을 맡았던 국과수 관계자가 법정에서 오류를 인정하거나 책임을 검사에게 전가했다”고 강조했다.
보험 가입과 관련해서는 “과거 화재·교통사고를 겪으며 보험의 필요성을 인식했을 뿐”이라며 “아내 명의뿐 아니라 본인 명의 보험도 다수 가입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직후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가 한 달여 만에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냈던 자녀도 이날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외가로부터 보험 이야기를 듣고 어머니의 한을 풀어야 한다는 압박을 느꼈다”며 “수사기관이 아버지를 범인으로 보고 있다는 단편적인 설명을 전해 듣고 진술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 사망보험금을 둘러싸고 외가와 친가 사이에 분쟁이 있었다는 사실도 나중에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검찰은 “장씨가 불화를 겪던 아내를 살해하기 위해 열악한 경제 사정에도 교통사고 보험에 다수 가입했다”며 “원심 판단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사정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에게서 수면제가 검출되지 않은 것은 기술적 한계에 불과하다. 피해자의 가슴엔 압박흔이 남아 있다”며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지난 2003년 7월 9일 오후 8시39분쯤 장씨가 몰던 1t 트럭은 전남 진도군 의신면 명금저수지(현 송정저수지) 경고표지판을 들이받고 물속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트럭에 타고 있던 장씨 아내 A씨(당시 45세)가 숨졌다.
장씨는 단순 사고임을 주장했지만, 검찰은 장 씨가 아내 앞으로 가입된 보험금을 노리고 고의사고를 낸 것으로 봤다. 장 씨는 대법원을 거쳐 지난 2005년 살인죄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법원은 수사기관의 위법수사를 인정하며 지난 2022년 9월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장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11일 오후 2시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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