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를 촉발해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향후 자신의 재판에서 더욱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사건 1심 재판부가 12·3 비상계엄과 이에 따른 포고령 발령을 ‘내란행위’라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특정 재판부의 판단은 원칙적으로 해당 사건에만 적용될 뿐 다른 재판부 판단을 법적으로 구속하지 않는다. 하지만 비상계엄 관련 일련의 사안에 대한 각 재판부 판단 기준, 근거 등을 다른 재판부에서 참고할 수밖에 없을 뿐더러 향후 법원의 판단 내용이 최종심 단계에선 결국 수렴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번 첫 1심 선고가 비상계엄 선포 당사자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내란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이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는 다음 달로 예정된 상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3부(부장 이진관)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에게 21일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허위공문서 작성·대통령기록물법 위반·위증 혐의는 유죄,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와 일부 공소사실은 무죄로 판단했다.
한 전 총리는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전 윤 전 대통령에게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고, 국무위원들의 출석을 독촉해 비상계엄의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는 데 기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계엄 선포 이후에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이행 방안을 협의하고,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 후 해제 국무회의 소집을 지연시킨 혐의도 있다. 내란특검팀은 지난해 11월 결심 공판에서 한 전 총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었다.
이날 한 전 총리에 대한 1심 선고는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 법원의 첫 번째 판단이 나온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받는 혐의에 대한 양형을 따지기에 앞서 12·3 비상계엄 선포 당사자인 윤 전 대통령의 행위가 ‘내란 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짚었다.
재판부는 “윤석열과 김용현 등은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이에 근거해 포고령을 발령했는데, 그 포고령은 헌법과 법률에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않고 헌법에 의해 보장되는 의회 민주주의와 영장주의를 소멸시키고 헌법에 의해 금지되는 언론 출판에 대한 허가 검열을 시행해 헌법과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려는 목적, 즉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발령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또한 다수의 군 병력과 경찰 공무원을 동원해 국회, 중앙선관위 등을 점거 출입 통제하는 등 다수인을 결합해 위력을 행사하고 해악을 고지해 한 지역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이 있는 폭동을 일으켰다고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12·3 비상계엄 선포와 이에 근거해 위헌 위법한 포고령을 발령하고, 군 병력 및 경찰 공무원을 동원해 국회, 중앙선관위 등을 출입 통제하는 등의 행위는 형법 87조에서 정한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못 박았다.
아울러 “12·3 내란은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인 윤 전 대통령과 그 추종 세력에 의한 것으로서 성격상 위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하는데, 이러한 형태의 내란은 이른바 ‘친위 쿠테타’라고도 불린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에 대해 “12·3 내란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판단 아래 의무와 책임을 외면하고, 그 일원으로 가담하는 길을 선택했다”며 “내란의 진실을 밝히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기는커녕 사후 자신의 안위를 위해 비상계엄 문건을 은닉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계엄이 선포된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허위공문서를 작성했다가 폐기하고 위증에까지 이르렀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 주문까지 읽은 후 한 전 총리에 대한 법정구속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심문 절차를 진행했고, 약 4분 후 결국 법정구속 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한 전 총리는 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구속됐다.































































